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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 시인의 시드니 통신

호주 조기유학 百態

도박, 매춘… 벼랑에 선 ‘나홀로 유학族’, ‘24시간 매니저’로 뛰는 ‘기러기 엄마’들

  • 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호주 조기유학 百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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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연이의 유학 실패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소들이 작용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이유는 가디언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유학을 주선한 유학원의 소개로 가디언을 정했지만, 호주 당국이 가디언 조건을 강화하기 전까지는 가디언의 전화번호만 겨우 알고 있었다. 게다가 사춘기에 접어든 소녀를 부모의 통제권 밖으로 내몰았으니 한마디로 수연이는 ‘준비 안 된 유학’을 경험한 것이다.

필자와 함께 수연이를 배웅한 A목사는 샌드위치로 아침식사를 때운 다음, 학생 두 명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입국장 앞에 서 있었다. 수연이가 떠난 날 도착하는 조기유학생 조인성(가명·14)·인숙(가명·11) 남매를 마중하기 위해서다.

인터넷을 통해서 남매를 알게 됐다는 A목사는 잘 알고 지내는 호주인의 집으로 그들을 데려다줬다. 전직 교사 출신이라는 린 보스(51)는 여러 차례 한국유학생을 돌본 사람답게 처음 만나는 조군 남매를 편안하게 맞아줬다.

인성·인숙 남매는 영어를 제법 잘했다. 호주 원어민 영어교사에게 2년 동안 영어를 배웠다는 남매는 “6개월 후에 시드니로 올 예정인 엄마와 합류할 때까지 린과 함께 지낼 예정”이라고 했다. 두 아이가 짐을 푸는 동안 A목사는 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조기유학을 온 학생들은 통상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영어학원에 다니면서 영어를 배우지만, 조군 남매처럼 웬만큼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들은 바로 학교에 들어간다. 다만 학교에서 운영하는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클래스에 들어가 학과수업을 영어로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영어를 익힐 때까지 특별 지도를 받는다.



린은 남매의 가디언이 될 예정이다. 가디언은 유학생의 부모를 대신해 학생들을 돌보고 보호할 의무를 진다. 물론 유학생 보호자로서의 결정권도 위임받는다.

어떤 가디언을 만나냐에 따라 유학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가디언이 적극적으로 유학생의 학업성적을 체크하고 방과 후 생활을 지도해주지 않으면 나이 어린 학생들은 십중팔구 무절제한 생활에 빠지기 때문이다.”

호주 조기유학 百態

NSW 교육청에서 커뮤니티 공보관을 맡고 있는 한국 동포 안기화씨.

NSW 교육청의 무료 통역서비스

조기유학생의 실태와 성공적인 지도 방향을 알아보기 위해 뉴사우스웨일스(NSW)주 교육청에서 커뮤니티 공보관을 맡고 있는 한인 동포 안기화(52)씨를 만났다. 그를 기다리면서 ‘유학생들의 메카’로 통하는 스트라스필드 광장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시드니 서부와 북부로 나가는 관문인 스트라스필드는 시내와 가깝고 시드니 전역과 연결되는 전철이 다녀 한국 유학생이 많이 거주한다.

그곳엔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품점, 식당, 미용실, 서점, PC방은 물론이고 만화방과 노래방까지 있다. 그러다 보니 호주 사정에 어두운 유학생들이 단계적인 적응을 위해서 한번쯤 거쳐가는 곳이 됐다.

젊은이가 많이 모이면 소란스러운 일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한때는 한국 유학생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심심치 않게 벌어졌다. 오죽하면 전에 없던 파출소가 다 생겼을까. 광장 바로 옆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한인에게 요즘의 사정을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스트라스필드는 한국 상황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다. 한국이 흥청거리고, 해외유학의 질서가 잡히기 전까지는 이곳에도 질서가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한국의 경제사정이 나쁘다 보니 마구잡이식 유학은 거의 사라졌고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학생들이 호주로 건너온다. 그 때문인지 유학생 관련 사건, 사고도 현격하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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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ipsy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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