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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뉴요커 워너비’들

‘온스타일’ 채널에 열광, 청담동 멀티숍서 ‘뉴욕 쇼핑’, 주말엔 브런치 카페로

  • 글: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한국의 ‘뉴요커 워너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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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뉴요커 워너비’들

서울 청담동의 멀티숍들.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브랜드를 포함해 뉴욕의 최신 유행 상품들이 진열돼 있다. 왼쪽 사진은 뷔페식으로 꾸민 브런치 카페.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선 호텔에 가야만 브런치를 즐길 수 있었는데, 최근 들어 강남 일대에 브런치 카페가 점점 늘고 있어요. 호텔은 가격도 부담스럽고 교통도 불편해 저는 주로 강남에 있는 카페를 이용하죠. 브런치를 좋아하는 친구가 점점 늘어나면서 서로 좋은 곳을 소개하기도 해요.”

“왜 브런치를 좋아하냐”고 묻자, 그는 한마디로 “여유 있어 좋다”고 대답한다.

“늦게 일어나도 여유 있게 아침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고, 또 사람들을 일찍 만나니까 오후 시간을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어 좋아요. 그뿐 아니라 브런치 메뉴들은 위(胃)에도, 주머니 사정에도 부담이 안 돼요. 주말 오전에 친구들을 만나면 커피숍 가서 커피 마시고, 배가 출출하다 싶으면 케이크 한 조각 먹고, 그러고 나서 또 점심을 먹으니까 브런치를 먹는 것보다 두 배는 돈이 더 들죠.”

그는 주말이 아닌 평일 오전에는 회사 근처의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커피 빈’에서 브런치를 즐긴다. 오전 11시까지는 베이글이나 샌드위치 같은 브런치 메뉴가 5000원 정도의 가격에 제공된다.

대표적인 브런치 메뉴로는 오믈렛과 팬케이크, 샌드위치, 베이컨, 소시지, 스크램블 에그, 달걀 프라이, 와플,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따위가 있다. 가볍지도 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브런치 메뉴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좋아한다. 강남의 브런치 카페는 이외에도 지중해식, 일식, 뷔페 같은 다양한 메뉴를 내놓고 있다.



브런치가 알려지면서 그게 뭔지 궁금해 브런치 카페를 찾는 이도 적지 않다. 강남의 한 브런치 레스토랑에서 만난 이모(26·여)씨도 그런 경우다.

“여기저기서 얘기를 들었는데, 도대체 브런치 메뉴가 어떤 것인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대학원 동기들과 함께 온 거예요. 그런데 다들 잘 왔다고 해요. 분위기도 좋고, 무엇보다 여유로워서 좋아요. 우리가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자주 브런치를 즐길 거예요.”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에 있는 브런치 레스토랑 ‘텔 미 어바웃 잇(tell me about it)’을 운영하는 정태영(남· 45)씨는 “요즘은 주말에 교외로 나가는 사람보다 시내에 남는 사람이 더 많다”며 “그들이 실컷 얘기하면서 음식을 즐길 수 있게끔 브런치 메뉴를 마련했다”고 말한다. 요즘은 예약을 하고 오지 않으면 보통 1∼2시간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브런치를 즐기는 사람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한다.

“주로 젊은 여성이 많고, 주 5일제 근무가 확대 실시된 이후 가족 단위 손님도 부쩍 늘었어요. 특히 주말에 교회를 다녀오는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요. 대체로 서너 명씩 짝을 지어 찾아오는데, 이는 브런치의 중심이 음식이 아니라 대화와 만남이기 때문입니다.”

전세계의 금융시장을 주무르고 문화와 예술, 패션과 유행을 선도하는 뉴요커에 대한 동경은 그들의 스타일을 모방하는 ‘뉴요커 워너비’를 낳았다. 하지만 뉴요커처럼 옷을 입고, 뉴요커처럼 브런치를 먹으며, 뉴요커처럼 모던한 스타일의 집에서 산다고 해서 한국에 사는 한국인이 뉴요커가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많은 이가 뉴요커의 삶을 좇으려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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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백경선 자유기고가 sudaquee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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