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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⑤

친환경 ‘파이넥스’ 공법 개발한 강창오 포스코 사장

“‘최적가능기술’로 유해물질 배출 0% 도전”

  • 글: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친환경 ‘파이넥스’ 공법 개발한 강창오 포스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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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친환경정책에는 강 사장의 아이디어가 곳곳에 숨어 있다. 그가 포항제철소장으로 재직하던 1999년 도입한 ‘클린 앤드 그린(Clean & Green)’ 운동은 전사 차원으로 확대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클린 앤드 그린’ 운동에 대해 좀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포스코에 재직한 30년간 가장 보람 있는 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포항제철소는 초기부터 ‘공원 속 제철소’ 건설을 목표로 공해방지시설 투자와 녹지조성에 역점을 두어 왔습니다. 그러나 단계적으로 설비가 확장되면서 환경보호에 대한 시대의 요구는 더욱 높아졌죠. 1998년 포항제철소장으로 처음 부임할 때 여러 분이 ‘환경 문제가 제철소 운영의 가장 큰 난관이 될 것’이라 충고했어요. 포항시가 점차 팽창하면서 형산강을 사이에 두고 제철소와 포항시가 거의 맞닿게 된 데다, 1970년대에 지어진 포항제철소의 일부 설비도 노후했기 때문이죠.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저 제철소 280만평의 상공에 부유하는 가시(可視) 먼지와 매연부터 잡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집진 설비를 대폭 보강하고 조업방법을 개선해 가시 분진을 대폭 줄이는 한편, 공장 곳곳에 들어선 주차장과 시설물을 모두 철거한 뒤 잔디를 깔고 166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 결과 18.9%에 불과하던 공장 녹지율이 24.5%로 늘어났어요.”

포항제철소 입구에 우뚝 선 지상 75m 높이의 종합환경감시센터 역시 ‘클린 앤드 그린’ 운동의 일환으로 설립됐다. 구내 철도 차량을 통제하던 이 타워는 1999년 원격 감시카메라를 갖춘 최첨단 디지털 환경센터로 탈바꿈했다. 제철소 내 크고 작은 500여 개 굴뚝마다 설치된 대당 2억원짜리 자동오염물질 측정기가 30분 간격으로 이곳에 자료를 전송한다.



비산먼지·가시오염·악취 저감을 위한 다양한 환경개선 작업이 진행되면서 제철소는 푸른 하늘을 되찾았다. 제선(쇳물 만들기) 공장에서 내뿜는 시커먼 연기도, 제강(강철 만들기) 공장에서 분출하는 새빨간 연기도 제철소 상공에서 더는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강 사장이 포스코의 환경경영에 남긴 가장 큰 업적은 ‘파이넥스’ 공법 도입이다. 그가 일본 근무를 마치고 포항제철소장으로 돌아온 1998년에는 파이넥스 개발 중단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포스코 연구진이 기초조사를 끝낸 상황에서 800억원을 투자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어서였다.

2년간 경영진을 설득하다

하지만 그의 견해는 달랐다. 국내 1위에 결코 안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흥 철강국으로 부상한 중국이나 최고 철강기술을 보유한 일본과 벌이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신기술 도입이 필수라고 판단했다. 미국과 유럽 등지를 오가며 각계 전문가를 만나고 자료를 수집해 2년에 걸쳐 경영진을 설득했다.

그 결과 2001년 1월 세계 최초로 연산 6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를 착공할 수 있었고 이후 연구소장으로 자리를 옮겨 파이넥스 기술개발에 전념했다. 2003년 포스코의 사장이 된 이후에는 최고기술 책임자(CTO)를 겸임했다. 서울에 사무실을 두고, 1주일에 반은 포항으로 내려가 연구진과 치열한 토론을 벌이며 기술개발에 몰두했다. 지난해 6월17일 포항제철소에서 열린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설비 착공식에 참가한 강 사장의 얼굴은 벅찬 감회로 가득했다고 한다.

-파이넥스 공법은 환경개선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까.

“200년 역사를 이어온 기존의 용광로 공법은 철광석과 유연탄을 사전에 가공해서 소결광과 코크스로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어요. 이 과정에서 황산화물(SOx)과 질소산화물(NOx), 분진 같은 오염물질의 발생량이 많거든요.

그러나 파이넥스 공법은 용광로 공법에서 환경오염물질의 대부분을 배출하는 코크스공정과 소결공정이 아예 생략돼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어요. 가격이 싼 분광석과 일반탄을 사용하므로 제조원가도 용광로 공정보다 크게 낮출 수 있습니다.

파이넥스 공법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그 투자비가 결코 아깝지 않아요. 파이넥스 공법은 원료 제한을 대폭 해소해 고급 석탄과 철광석의 고갈에 대비하고 환경규제 강화가 예상되는 미래의 경영환경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혁신적인 제철기술이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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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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