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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특강

골프처럼 익히는 영어 발성법

스윙하듯 혀 훈련하면 3개월 만에 ‘버터 발음’

  • 글: 박천보 소리언어연구원 대표 chunbp@empal.com

골프처럼 익히는 영어 발성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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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160~190단어 읽기

다음 단계에서는 1분에 160~190개 단어로 구성된 영어 문장을 읽어서 자연스럽게 입에서 영어의 연음이 나오게 연습한다. 영어 발음식 혀 훈련을 받는 사람은 모두 영어 문장을 소리내어 읽는 것이 아주 편하고 쉬워졌다는 반응을 보인다. 골프도 동작이 제대로 되면 스윙이 더 쉬워짐을 경험할 수 있다. 일단 공을 치는 데 힘이 덜 들어간다. 그리고 편하다. 그 결과 공도 똑바로 멀리 간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듯이 우리말을 발음하는 방식으로 영어를 읽으면 아무리 빨리 읽으려 해도 소용이 없다. 1분에 160~190개 영어 단어를 발음할 정도의 속도로 읽으면 영어 소리가 변한다. 연음이 되고 소리가 줄어들거나 생략되기도 하며 앞뒤 소리가 섞이기도 하는데, 혀 운동이 영어식으로 되면 이러한 연음현상이 그대로 나타난다.

원어민의 혀 동작을 따라 해보면 원어민의 소리를 똑같이 낼 수 있다. 이 소리를 갖고 자신의 귀를 자극하여 뇌에 저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듣기 훈련이다. 이렇게 빠른 소리를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혀의 기본 위치가 영어의 원어민과 같아야 한다.

골프에서 어드레스라는 용어가 있다. ‘타격을 위한 준비 자세’라고 사전에 나와 있는데, 공을 때릴 때의 자세를 미리 만들어야 짧은 순간 골프채가 공을 제대로 맞출 수 있다. 마찬가지로 혀 뒤쪽을 위로 올리고 혀 앞쪽을 아래로 내려야 영어 발음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기본자세가 된다(한국인은 쉬고 있을 때 혀 앞쪽을 윗잇몸 쪽으로 올리고 뒤쪽을 내린다). 이것은 영어 음성학 책에도 나오지 않은 아주 귀한 발견으로, ‘신동아’ 2000년 3월호에서 이문장 교수의 글을 통해 소개된 적이 있다.



다만 이 교수는 영국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영국 사람들이 자신의 발음을 잘 알아듣는지 살펴보고 정확한 발음과 비교할 수 있는 검증 기회를 갖고 있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모두 한국어식 발음으로 영어를 하다 보니 정확한 기본자세를 익히려 해도 검증받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그런데 소리언어연구원에서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제대로 된 발음을 검증할 수 있다. 따라서 숙달 훈련이 가능하다.

들은 소리는 인식하고 이해된 다음 저장, 즉 기억된다. 기억하는 방법 중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반복이다. 같은 말을 반복해서 말하거나 들으면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바뀐다. 사람의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혀지게 되어 있다. 영어에 대한 기억을 강화하려면 날마다 영어를 사용해야 한다. 소리내어 영어 읽기를 매일 계속하는 것이 잊어버리는 것을 막고 또 많은 기억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이다.

B씨는 내가 아는 한국인 중에 영어를 가장 잘한다. 통역대학원 졸업, 미국 법률회사 2년간 근무, 영어 강사 경력 10년, 토익 만점…. 그가 아는 단어는 10만개에 육박한다. 사실 이 정도라면 원어민보다 단어실력이 훨씬 낫다. 그런데도 그는 매일 2시간씩 영어책을 소리내어 읽는다. 영어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사흘만 영어책을 안 읽어도 영어 듣기의 감이 떨어진다고 한다. 충분히 수긍이 가는 영어 고수의 가르침이다.

감정을 넣어 발음하라

골프도 마찬가지다. 골프의 기량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매일 연습해야 한다. 골프 칠 때 쓰이는 근육들을 사용하지 않으면 사흘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사업하는 사람이 70대의 스코어를 기록하면 은행에서 대출을 꺼린다는 농담도 있다. 70대 스코어를 유지하려면 날마다 골프 연습을 해야 하니까 행여 사업에 소홀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우리가 우리말을 날마다 하고 살 듯 영어도 날마다 해야 잘할 수 있는데, 영어를 직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니라면 지키기 어렵다. 이럴 때에는 원어민의 혀 동작을 익힌 후 영어책을 날마다 소리내어 읽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감정을 자극하는 것이다. 풍부한 감정으로 각인된 말은 많이 반복하지 않더라도 장기 기억으로 쉽게 바뀐다. 심한 욕설을 들으면 기분이 나쁘고 이때 들은 욕설은 나쁜 감정과 더불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또한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아도 기억이 잘 된다. 발음이 잘 되면 화를 내거나, 놀라거나, 기쁠 때의 감정을 나타내는 억양이나 말투를 그 기분에 맞추어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말의 발성 방식으로 영어를 해서는 말하는 사람의 감정이 잘 표현되지 않을뿐더러 듣는 사람에게 그 감정이 잘 전달되지도 않는다.

말에 감정을 넣는 것이 발음 공부의 마지막 단계다. 우리의 영어 학습 환경은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반복연습을 할 수도 없고 감정을 자극받을 수조차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기억을 잘하기도 어렵다. 영어 문장은 물론 영화 대사를 많이 읽어 감정을 가미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 좋다.

영어 자막이 나오는 영화를 보고 그 대사가 지니는 감정을 느끼고 읽으면서 마치 배우가 된 것처럼 따라 해본다. 그렇게 하면 기억하기 쉽고 오래갈 뿐만 아니라 그 감정을 떠올리면 공부한 문장이 쉽게 입으로 나온다. 장기 기억은 문장을 모두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요지나 느낌만을 기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생활에서는 어떤 말을 반복적으로 할 때 특정한 상황을 느끼고 표현하는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니까 기억하기 쉽고 오래가지만, 한국인의 영어 공부는 단순히 읽거나 듣기만 하기 때문에 기억의 효과가 미미하다. 일반적인 영어회화 수업에서도 짧은 대화 속에서 중요 표현을 익힐 때 감정은 배제되는 경우가 많아, 배운 표현을 실제 상황에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편이다.

다행히 요즘 널리 보급된 컴퓨터를 통해 영화를 보고 대사마다 화면을 정지하면서 영화 대사를 읽는 연습을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익힌 영어는 쉽게 기억되고 오래갈 수 있다. 이 때 발음이 뒷받침돼야만 감정을 살리는 것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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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천보 소리언어연구원 대표 chunbp@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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