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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Ⅱ

‘미모 짱, 서비스 베스트’ 한국 스튜어디스의 경쟁력

“승객이 원하는 건 눈이 아니라 육감으로 읽어야죠”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사진: 김성남 기자

‘미모 짱, 서비스 베스트’ 한국 스튜어디스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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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여승무원이 이렇게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등 비행기 승무원을 전문적으로 길러내는 학과가 20여 개에 이르고, 승무원 양성학원이 넘쳐나며, ‘승무원 고시’란 말이 나올 만큼 우리나라에서 승무원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평균 입사 경쟁률은 70대 1에서 최고 100대 1. 그만큼 인재풀이 풍부하다는 뜻도 된다.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학년 박보영(21)양은 4년제 대학에 다니다 수능시험을 다시 치러 이 학교에 들어왔다. 현실과 유리된 듯한 학문을 배우고 취업이 안 돼 힘들어하는 선배들을 보며 회의도 느꼈지만, 그가 결단을 내린 데는 어린 시절부터 항공사 승무원에 품었던 꿈이 크게 작용했다. 여느 대학생들과는 다르게 깔끔한 정장 차림에 아이라인까지 그린 완벽한 화장과 쪽찐 머리를 한 그는 “나이 들어 보이죠?” 하며 특유의 ‘승무원표 스마일’을 짓는다.

“정장을 입으면 저도 모르게 걸음걸이와 자세가 달라져요. 그래서 우리 과 학생들은 이런 옷을 주로 입어요. 또 친구들끼리도 바른말을 쓰려고 노력하죠. ‘연필 줘’ 대신에 ‘미안하지만 연필 좀 줄 수 있겠니?’라고 하는 거죠. 식당에 들어갈 때 꼭 ‘안녕하십니까’ 하고 인사하고, 뭔가를 부탁할 때는 ‘죄송한데요…’로 시작해요. ‘감사합니다’는 입에 달고 살죠.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은 ‘내숭떠는 것 아니냐’고 면박을 주기도 하지만, 저는 승무원이 되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자세라고 생각해요. 2년간 이런 생활태도가 몸에 배도록 노력했습니다.”

박양은 “화를 내면 인상이 망가진다”고도 했다. 언젠가 친구와 싸우고 나서 거울을 봤더니 자신의 표정이 어둡고 일그러져 있더라는 것. 그래서 일부러라도 얼굴 찌푸릴 만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자주 웃으려 노력한다는 그는 실제로 이런 행동을 통해 성격도 많이 좋아지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도 깊어졌다고 했다.



6월8일,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교육훈련원. 여기저기서 “안녕하십니까!” 하는 하이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곱게 쪽찐 머리를 한 예비 승무원 80명이 마주치는 사람에게마다 환한 미소를 지으며 허리 숙여 인사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이들의 얼굴은 자신감과 책임감으로 넘쳐났다. 아시아나항공 캐빈커머스팀의 백순철 차장은 “갈수록 훌륭한 재원이 많이 들어온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용모와 인성이 당락 좌우

“전체 훈련생의 3분의 1이 해외 어학연수를 받았거나 해외에서 체류한 경험이 있어요. 토익 800점 이상의 고득점자와 일본어, 중국어 능통자도 꽤 있죠. 또 올해부턴 국내 승무원들과 외국인 승무원들을 함께 교육하기 때문에 대다수 강의가 영어로 진행됩니다. 제대로 알아들으려면 승무원들 스스로 영어 공부에 더욱 몰두해야죠.”

승무원이 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어 실력보다 용모와 인성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모두 키 162cm 이상, 시력은 안경 착용시 좌우 1.0, 미착용시 0.2 이상, 토익 성적 550점 이상이면 지원할 수 있다. 두 항공사의 인사 담당자들은 지원자의 용모가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미스코리아나 연예인 같은 개성 넘치는 미모가 아니라 승무원 이미지에 들어맞는 ‘깨끗하고 단아하며 호감을 주는 인상’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피부를 중요시한다고. 아시아나항공 캐빈서비스팀의 이수정 사무장은 “비행을 하다보면 시차가 자주 바뀌고 기압이 낮은 곳에 있기 때문에 신체 리듬이 깨져 피부가 거칠어지기 쉽다. 따라서 민감하지 않고 타고난 좋은 피부의 소유자를 뽑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릎이나 팔뚝 등 밖으로 드러나는 신체 부위에 상처나 흉터, 큰 점이 있어도 안 된다.

항공사 승무원은 유니폼을 입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마르고 곧은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세계적인 디자이너 페레가 만든 대한항공의 새 유니폼은 다소 서구적인 몸매에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유니폼 교체에 대비해 대한항공 승무원들 사이에 다이어트 열풍이 불었다고 한다.

비행기 200번 그리기

하지만 용모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서비스직을 감당할 만한 인성과 매너다. 대한항공 인재개발실 배석준 과장은 “면접 순서를 기다릴 때의 태도, 면접을 마치고 나가는 태도, 말씨와 행동, 남에 대한 배려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면접관 앞에서는 미소지으며 예의 바르게 말하지만 마치고 나갈 땐 험한 말을 하거나 자세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점들을 모두 체크하죠. 보통 1차 면접시험 때는 한 사람당 3∼5분을 할애하는데, 한 지원자는 준비한 게 많았나봐요. 무려 15분 동안 춤, 노래, 무용 등 준비한 것을 모두 보여줬죠. 물론 훌륭한 ‘무대’였지만 결과는 탈락이었죠. 자신이 돋보이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승무원으로서 기본 자질이 없는 것이니까요.”

최종 임원 면접을 마친 후에도 관문은 하나 더 남아 있다. 체력·신체검사 및 수영 테스트가 그것. 체력검사에서는 쥐는 힘과 근력, 허리유연성을 테스트한다. 기내 식음료 서비스 때 잔을 쥐거나 카트나 쟁반을 나르는 데 문제가 없는지를 보는 것. 또 오랫동안 서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승무원에겐 허리 건강도 무척 중요하다. 신체검사에서 빈혈이나 간질환, 청각장애, 비염이나 중이염 등이 있으면 안 된다. 두 검사에서 각각 응시생의 20% 가량이 탈락한다. 25m 코스 수영장을 왕복 수영하는 수영 테스트는 비행기가 해상에 비상착륙했을 때 승객구조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과 까다로운 과정을 뚫고 입사하면 3개월간 ‘신입교육’이라는 더 큰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크게 안전·서비스·외국어 교육으로 나뉘는 신입교육을 예비 승무원들은 ‘죽음의 코스’로 부른다. 아시아나항공 6년차 승무원인 정혜원(28)씨의 체험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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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사진: 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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