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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기자가 만난 사람

만화가 허영만

“복어알 毒 찍어먹고, 소 몇 마리 토막 내가며 ‘식객(食客)’그렸죠”

  • 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사진 정경택 기자

만화가 허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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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화백이 잘 가는 단골집은 독자에게 맛집 정보로 가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제가 음식점을 잘 알고 있을 걸로 알아요. 심지어 큰아들도 ‘아버지 오늘 회사에서 회식이 있는데 어디가 좋은지 알려주세요’ 하고 물어요. 그러니 음식점을 많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여기저기 다녀보죠. 소개해주려면 많이 알아야 하니까. 별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식이 맛있으면 보물섬을 발견한 기분이 들거든요.”

메뉴 없는 음식점

-허 화백이 꼽는 베스트 파이브 식당을 알고 싶습니다. 독자한테 유용한 정보가 될 것 같아 묻는 겁니다.

“광화문에 ‘어부가’라고 있어요. 일식도 하고 한식도 하죠. 그 집 과메기가 맛있어요.”



필자도 몇 번 가본 적 있다. 포항에서 올라온 고래 고기수육도 판다.

“삼각지 ‘봉산집’ 차돌배기가 맛있어요.”

-혹시 오명철(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씨 한테 소개받지 않았나요?

“맞아요. 오 부국장하고 같이 갔어요.”

오 부국장은 문화부장 시절 ‘식객’을 동아일보 지면에 끌어들였다. 삼각지 차돌배기집은 필자가 먼저 알고 오 부국장에게 소개해준 집인데 허 화백까지 데려간 모양이다. 차돌배기는 보통 집과 같으나 달래무침과 어우러져 특유의 맛을 낸다.

“서초동 교대 앞에 ‘잡어와 묵은지’라는 집이 있어요. 횟집인데 회를 묵은지(김치)에 곁들여 먹어요. 그 집 자주 갑니다. 삼성동에서 여수 음식 하는 ‘삼해’라는 음식점도 단골집입니다. ‘샤르르 샤브샤브’라는 체인점도 괜찮아요. 광화문에도 있고 역삼동에도 있죠.”

허 화백은 최근에 흥미로운 음식점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소피스텔 호텔 길 건너에 ‘전원’이라는 조그만 음식점이 있어요. 그 집은 메뉴가 없고 그날그날 자기네들이 알아서 음식을 해줍니다. 그게 재미있잖아요. 전화해서 저녁때 예약 좀 하자고 했더니 ‘우리 집에 와봤냐’고 물어요. 그래서 ‘안 가봤는데 그전부터 가보고 싶었다’고 했죠. 그랬더니 ‘미안하지만 못 받겠다’는 거야. 황당하잖아요. ‘아니, 처음부터 단골인 사람이 어디 있냐, 왜 못 받는다는 거냐’고 따졌죠. ‘나중에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아서 잘 모르는 사람들은 안 받는다’는 거예요. ‘일단 점심 때 와서 한번 먹어보고 괜찮으면 예약을 하라’고 하대요. 점심이 1인당 2만원인데 괜찮더라고요. 저녁은 7만원, 10만원짜리가 있대요. 술값은 따로고요. 4인상이면 40만원이죠. 비싸니까 되게 궁금해요. 다음달 동아일보 원고료 나오면 한번 가보려고 해요.

실제로 음식점을 순례하다보면 신문 방송에 나온 집이라고 간판에 크게 써놓은 집도 있지만 매스컴을 피하는 집도 있어요. 그 이상 손님이 오면 받을 수 없어 단골손님들이 불평한다는 거지요.”

-손님이 늘었다고 음식점을 키우면 망한다는 이야기가 ‘식객’에 나오더군요.

“가게가 커지면 맛 단속을 못하는 거예요. 레시피(recipe·조리법)에 따라 재료의 양을 재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손 감각으로 주물럭거리며 음식을 만드는데 열 명 오던 것이 100명이 오면 감당을 못하죠. 그래서 망하는 겁니다.”

-부인께서 미식가 남편의 입맛을 맞추자면 꽤 힘들겠어요.

“내가 우리 집사람한테 맞췄습니다. 집사람은 고향이 경기도 여주입니다. 생선요리는 잘 몰랐죠. 같이 살면서 생선요리를 많이 접했어요. 우리집에서는 식구들이 유일하게 함께 모이는 아침 시간에 음식을 제대로 해먹어요. 점심은 나가서 먹고, 저녁은 각자 먹고 들어오니까, 온 가족이 함께하는 아침을 잘 먹어야 하루의 출발이 상쾌하죠. 둘째애(딸)가 우리 집처럼 아침을 근사하게 먹는 집은 없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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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택 동아일보 논설위원 hthwang@donga.com/사진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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