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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위기에 빠진 유럽연합의 미래

‘사망선고’ 받은 EU 헌법, 그러나 EU 통합은 ‘…ing’

  • 안병억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정치학과 박사과정(유럽통합 전공) anpye@hanmail.net

위기에 빠진 유럽연합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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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끈한 독·불 관계

영국은 올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이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지난 6월말 유럽의회에서 의장국의 주요 의제를 발표하며 “EU가 지도력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이 의장국을 맡아 위기에 빠진 EU를 구해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하지만 난제가 산적해 있다.

중기예산안 합의를 위해서는 독일의 처신이 매우 중요하다. 독일은 현재 EU에 가장 많은 예산을 내놓는 국가다. 그런데 최근에는 독일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EU에 지불하는 예산액을 줄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U 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데 영국과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이 영국과 손을 잡고 프랑스를 압박하기는 쉽지 않다.

프랑스와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통합의 중추적 구실을 해오면서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왔다. 독일은 프랑스의 도움으로 유럽통합에 적극 참가함으로써 주권을 되찾고 국제무대에서 신뢰할 만한 국가로 다시 부상했다. 유럽을 통해 나치의 잔재를 씻고 새로운 국가로 거듭났다. 반면 프랑스는 유럽통합이라는 틀에서 독일의 잠재적인 위협을 제어하고, 통합과정에서 중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식민지를 잃고 중위권으로 전락한 국가의 위신을 만회할 수 있었다.

1990년대 초 냉전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냉전시기에 형성된 독일과 프랑스의 이렇듯 끈끈한 동맹관계가 이완되고 붕괴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지난 2003년 슈뢰더 총리가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면서, 반미전선의 선봉에 선 프랑스와 결속이 더 강화됐다.



한편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EU 헌법안이 부결되자 영국은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국민투표 계획을 유보했다. 이에 대해 일부 국가가 비난했지만, 영국 나름의 현실인식에 따른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프랑스에서는 2007년에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는데, 이미 중임한 시라크 대통령이 출마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 국민에게 한번 거부된 헌법안을 여론이 확실히 바뀌지 않는 한 다시 국민투표에 회부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따라서 EU 헌법안이 프랑스에서만큼은 이미 사장됐다고 봐도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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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억 영국 케임브리지대 국제정치학과 박사과정(유럽통합 전공) anpy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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