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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노트북을 열다

‘파크뷰 게이트’ 닮아가는 ‘행담도 사업’

의혹의 주역들은 백만장자가 된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파크뷰 게이트’ 닮아가는 ‘행담도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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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콘, 김재복 도대체 누구이길래…”

감사원 감사 등에 따르면 도공이 이케이아이 자회사 채권 8300만달러에 보증을 서준 것은 불공정 계약이고, 정보통신부측과 교원공제회가 이케이아이 채권을 모두 사준 것은 자체 규정에 따라 정해진 투자한도를 초과한 것이다. 8300만달러의 채권을 발행한 이케이아이B.V.는 자본금이 1억원도 안 되는 회사였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 등 정권 핵심들이 업무영역을 넘어서면서까지 행담도 사업이 잘 되도록 도와줬다.

이러한 정권 차원의 위반, 편법, 비호가 바로 이콘사와 김재복씨에게 엄청난 이익을 안겨주는 결과로 수렴되는 것이다. 싱가포르의 이콘사는 1975년 설립된 엔지니어링·건설 전문 회사이고, 김재복씨도 싱가포르에서 활동한 사업가로 알려져 있다. 이콘사와 김씨의 행운이 여러 우연과 겹쳐져 이뤄진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이콘사와 김재복씨는 도대체 누구이길래…’라는 의문이 들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이다.

일부 언론은 “김재복씨가 국가정보원의 계약직 직원이라는 얘기가 있다”고 보도했다. 한 TV뉴스는 “검찰 수사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고위 관리가 김씨와 경남기업을 연결해준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1999년의 싱가포르가 한국 정권의 비밀 활동이 이뤄진 무대였다는 점은 사실이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비밀회의가 열렸으며 대북 비밀 송금이 이뤄진 곳이다.

1999년 도공에 제출된 사업제안서엔 이콘의 회사명이 현대건설보다 앞에 나와 있다. 현대건설은 미미한 액수를 투자했으며 얼마 뒤 사업에서 손을 뗐다. 이런 정황을 보면 사실 행담도 사업은 이콘이 제안했고 현대건설은 구색용이었으며 도공이 지원한 격이다.



1999년 한국에 인맥이나 인연이 전혀 없는 이콘이 서울도 아닌 지방에서, 한국 정부의 긴밀한 협조가 있어야 성사될 수 있는 사업에, 1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고, 그 결과 공기업인 도공의 전폭적 양보와 한국 정부기관의 편법 지원을 얻어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콘이 투자한 100억원은 정말 이콘의 자체 자금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이콘의 이름을 빌려 ‘외자유치’인 것처럼 해서 투자한 것일까.

권력형 비리의 결말, ‘해피엔딩’

2002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분당 ‘파크뷰 게이트’. 사업시행자인 홍 모 회장이 정·관계에 돈을 뿌려 편법, 불법으로 분당 정자지구 용도변경을 이끌어낸 뒤 주상복합아파트 ‘파크뷰’ 건축허가를 받았으며 유력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 이 아파트를 특혜 분양한 사건이다.

홍 회장의 구속으로 이 사건은 일단락됐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요즘 어떻게 지낼까. 홍 회장은 출소한 뒤 파크뷰 아파트 완공으로 수백억~1000억원을 벌었다.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은 고위 정치인, 관료, 사정기관 간부, 대학교수, 기자들은 분양 당시 대다수 사람들이 예상한 대로 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평당 2000만원’의 이익을 보고 있다.

많은 사람은 비리사건 주인공의 구속을 그 사건의 ‘종결점’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그것은 발단-전개-위기-결말에서 ‘위기’ 단계일 뿐이다. 종착지는 그 뒤에 있다. ‘정권 차원’에서 뒤를 봐주는 권력형 비리사건은-세상이 반드시 정의롭게 돌아가는 것은 아니므로-비리의 주인공들에게 엄청난 부를 안겨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게 되어 있다.

신동아 2005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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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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