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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高 6회 홈페이지에 비친 ‘40後男’의 자화상

“안녕 사오정, 굿바이 오륙도… 얘들아, 우리는 ‘구구팔팔’ 이여!”

  • 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goodjob48@hanmail.net

전라高 6회 홈페이지에 비친 ‘40後男’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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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高 6회 홈페이지에 비친 ‘40後男’의 자화상

29년전 까까머리 고교생은 이제 한 가정의 가장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어깨가 무겁다.

아무튼, 그는 마눌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정도로 일상사를 드러내는데, 사실 그게 우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누구라도 공감하는 게 아닐까. 일상에서 맛보는 작은 기쁨이나 환희를 말하는가 하면(7/5 바이오리듬 따봉), 김장김치(11/11 어느 가족의 오케스트라), 오랜 친구와의 갈등(10/9 친구야), 형제 등 대가족의 불화(12/11 형 쿨하게 삽시다), 불량주부 남편의 고충(1/20 남편의 바가지), 고령사회의 부모봉양 문제(9/4 고향에 갔더란다), 아내와의 무수한 성격다툼(2/15 배가 배밖으로 나온 남편), 아이들과의 대화 두절(7/16 여차하면 파업한다), 가장으로서의 경제력 상실에 대한 두려움(4/4 친구야 고맙다), 구직의 어려움(4/5 일어선다), 노후 문제 등 앞날에 대한 걱정(12/25 나는 어떡하라고?), 내밀한 섹스 스토리(6/20, 너의 부부관계가 궁금한 걸), 바람피운 이야기 등이 담겨 있다. 책을 읽자, 종이편지를 쓰자, 일기를 쓰자며 우격다짐을 놓기도 한다. 죽을 때까지 직업을 ‘학생’으로 하자며 뒤늦게 학구열을 자극하기도 한다(11/7 나는 학생이다).

우연의 일치로 그의 ‘자유인 일기’는 108회로 막을 내렸다(4/24 역사속으로). 그 친구는 “남세스럽다”고 겸연쩍어하는 글이지만 원고지 3000장을 웃돈다고 한다. 에세이집 같은 단행본으로 책 3권의 분량이다. 이 글은 어느 출판사 대표의 눈에 띄어 조만간 책으로 묶여 나온다고 한다. 무조건 축하할 일이다. 요즘에는 이런 사소설 같은 글쓰기가 트렌드라며 잘하면 출판 ‘대박’이 날지도 모르겠다고 너스레까지 떨어대 우리를 기쁘게 한다.

그러나 전라고 멤버는 모두 아마추어다. 아마추어면 어떤가. 진솔한 속내만이 감동을 줄 수 있다. 무명의 글 편편에는 ‘40후남’의 눈물과 고독이 어려 있다. 할일이 있다는 것과 없다는 것의 엄청난 차이를 깨달으며 ‘백수의 월요병’을 이야기한다. 지나간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은 후회와 아름다운 추억 그리고 앞으로의 마음다짐도 있다.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더 아름답지 않은가. 아마가 없으면 프로가 어찌 있을 것인가.

어느 친구는 “너 같은 동문이 있어 우리 학교가 자랑스럽다”고까지 칭찬을 해댔다(?). 그는 우리들의 자화상이나 다름없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



부정적인 면도 약간은 있지만, 인터넷 세상은 좋은 것이다. 문자메시지도 보낼 줄 알아야 하고 휴대전화 컬러링 바꾸는 법도 배워야 한다. 전혀 주눅들거나 망설일 필요는 없다. 흐름에 몸을 맡기고 치명적인 질병이 달라붙지 않는 한, 우리는 부지런히 세상을 따라가고 배워야 한다. 시간은 너무 없고 할일은 한강만큼 많다.

홈피는 우리가 살아가는 마당이다. 어찌 그 마당에서 놀고 뛰고 얘기하고 즐기지 않겠는가. 이만큼 사람 사는 정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데가 어디 있는가. ‘사오정’은 가라. ‘오륙도’가 웬말이냐. 우리는 ‘구구팔팔(99세까지 팔팔하게 살자는 최근 유행하는 건배 구호)’이다. 의학이 발달하여 이제 100살까지 사는 친구도 많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바람은 또 끊임없이 불 것이다. 그만큼 열심히 살아봐야 할 일이다.



앞으로도 전라고생의 끈끈한 우정과 전라여고생과의 진한 애정은 이 홈피를 통하여 오래도록 이어질 것이다. 송대관의 노래가 한 바퀴 다 돌았는지 다시 ‘네박자’로 이어진다. ‘니가 기쁠 때 내가 슬플 때 누구나 부르는 노래… 어차피 쿵짝이라네 쿵짝쿵짝 쿵짜자 쿵짝 네 박자 속에….’

전라고 6회 만세! 전라여고 6회 만세! 40후남 만세! 대한민국 만세!

신동아 200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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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록 성균관대 홍보전문위원 goodjob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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