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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의 酒黨千里 마지막회

아침이슬 머금은 전통 와인, 무주 머루주

와인 사대주의자들아, 부디 와서 맛보라!

  • 허시명 여행작가, 전통술 품평가 soolstory@empal.com

아침이슬 머금은 전통 와인, 무주 머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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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슬 머금은 전통 와인, 무주 머루주

1 와인살균 냉각기. 산성와인은 완벽한 와인 생산설비를 갖췄다.<!--DC type=br DC-->2 머루를 따는 동네 아주머니들. 보통 9월 초순부터 하순까지 머루를 수확한다.<!--DC type=br DC-->3 개관을 앞둔 산성와인의 통나무집 시음장.

무주군청의 아낌없는 투자

2003년에는 무주에 칠연양조와 샤또무주라는 와인 공장 2개가 더 생겼다. 둘 다 직접 머루를 재배하면서 와인을 만드는 곳이다. 칠연양조 대표 주성규씨는 덕유양조 초창기 멤버다. 덕유양조 이씨로부터 독립한 셈. 주씨는 당초 머루농사를 병행하다가 최근 양조장 일이 바빠지면서 농사는 중단하고 머루를 머루농가에서 수매해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무주에서 머루를 가장 많이 수매한 곳은 산성와인 제조장이다. 총 170만t을 수매했다. 올해도 170만t을 수매할 예정이니, 무주지역 머루 생산량 400만t(추정치) 절반 가까이를 수매하는 셈이다. 이처럼 막대한 양을 수매하는 산성와인은 무주군청이 머루 소비를 촉진하고 농가 소득을 증진하기 위해 만든 공장이다.

무주군청이 41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설립한 산성와인은 올해 7월 첫 상품을 내면서 정식 출범했다. 운영자는 공개모집을 통해 무주 산림조합으로 결정됐다. 무주 산림조합은 계약기간 5년 가운데 3년간은 조건 없이 운영하고 그 뒤 2년은 사용료를 지급하기로 무주군청과 약정했다.

산성와인은 중부고속도로 무주 나들목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의 거리에 있다. 적상산 서쪽 서창마을에 자리잡은 공장 뒤편으로 적상산의 치맛자락 같은 암벽이 둘러쳐 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면 통나무로 지은 예쁜 전시장 건물이 있고, 그 위쪽으로 와인설비가 들어서 있는 건물이 보인다. 시설은 흠잡을 데가 없다. 여과시설에서 살균시설까지, 2만5000ℓ짜리 발효통이 여럿 있고 증류기 시설까지 갖추고 있다.



지금까지 지방 관청에서 특산품을 가공처리하기 위해 41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한 예가 없다. 실로 과감한 투자이고, 아낌없는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덕분에 산림조합은 3년 동안 금융비나 투자비를 생각하지 않고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조건도 좋다.

산림조합의 권영철 조합장은 “훌륭한 양조 여건을 갖췄다. 이런 여건에서 성공 모델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한국에서 어떤 양조장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산성와인의 주질(酒質)을 초기에 잡아준 이는 두산에서 마주앙을 만들던 이순주씨다. 독일에서 와인을 배운, 이론과 현장경험을 두루 갖춘 와인업계의 원로다. 하지만 지금은 이씨 대신 산림조합의 상임이사인 김대웅씨가 주질을 관리하고 있다.

이제 산성와인은 걸음마 단계다. 산성와인의 미래가 무주 머루농가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술맛 좋고 정직하게 술을 빚는다는 소문이 팔도강산에 퍼졌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생긴다.

무엇보다 무주구천동 계곡이든, 적상산 단풍이든, 무주리조트 스키장이든 무주를 찾는 이들이 반드시 들르고 싶은 관광코스가 되어, 양조장 견학하고 머루주 한잔 맛보고 술 한 병씩 사들고 갈 수 있는 곳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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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시명 여행작가, 전통술 품평가 soolstory@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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