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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 논술

‘인생은 아름다워’

아버지의 숭고한 거짓말, 그리고 삶의 아이러니

  • 윤문원 이지딥 논술연구소장 mwyoon21@hanmail.net

‘인생은 아름다워’

3/7
‘예시 답안’

사람들은 관습에 따라 기계적으로 살아가는 일상생활에서 삶의 불가해함과 부조리함조차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현대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닥치면서 삶이 무의미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진다. 이러한 삶의 허무와 부조리를 인식한다는 것은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기본 조건일 수 있다.

인간이 삶의 부조리를 느끼는 까닭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생각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예측할 수도, 알 수도 없는 우연에 의해 자신의 삶과 자신이 믿고 있던 가치가 흔들릴 때 사람은 인생이 무의미하다고 느낀다. 카뮈의 소설, ‘시지프의 신화’가 보여주는 것처럼 애써서 산꼭대기까지 밀어 올린 바위가 다시 굴러떨어지는 상황에서 삶의 허망함을, 그러면서도 다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하는 운명에서 삶의 부조리를 느낀다. 이처럼 인간이 자신의 삶을 영위하면서 자신의 의도나 바람대로 되지 않고 자신이 힘들게 노력한 것이 결국 물거품이 될 때 삶의 허무함과 부조리를 마주하게 된다.

삶의 무의미함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우선 삶의 부조리를 당당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상적이고 현실적인 삶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부조리를 인간이 지닌 한계로 인식하고 주어진 상황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인간은 부조리에 절망하여 삶을 포기하거나 주어진 현실을 회피하거나 무조건 견디며 살아가서도 안 된다. 부조리함이 인간만이 느끼는 삶의 실존적 조건이라면, 회피하지 않고 맞서는 태도야말로 ‘인간다움’의 전형이다.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고 했다. 인간은 사유할 수 있기에 삶의 부조리를 느낄 수 있으나, 갈대처럼 나약하기에 때로는 그 부조리한 상황을 용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말이다. 삶의 부조리를 깨닫는 데에는 삶에 대한 진지한 사색이 전제된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사색은 매우 의미 있는 정신 활동이다. 그러나 삶의 무의미함에 대한 생각이 지나쳐 삶 자체를 거부하는 것은 허무주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삶에 대한 낙관적 사고와 자기 성찰적 사색을 지속하는 노력으로 그러한 허무주의를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삶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탈피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 긍정적 자세로 삶을 영위해야 할 것이다.



*관련 기출문제*

※다음 제시문은 루쉰(魯迅)의 ‘아Q정전(阿Q正傳)’에서 발췌한 것이다. 주인공의 사고와 행동에서 드러나는 모순을 기술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지향해야 할 역사적 존재로서의 진실한 삶이 어떠한 것인가에 대해 논술하시오. 1400자(±40자) (서강대 1999 정시)

제시문

(가) 아Q가 마음속으로 생각한 것을 나중에 하나하나 다 입 밖으로 말했기 때문에 아Q를 놀리던 사람들은 거의 다 그에게 일종의 정신적인 승리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는 그의 노란 변발을 잡아챌 때마다 사람들이 먼저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아Q, 이건 자식이 아비를 때리는 게 아니라 사람이 짐승을 때리는 거다 네 입으로 말해봐. 사람이 짐승을 때린다고!”

아Q는 두 손으로 자신의 변발 밑동을 움켜잡고 머리를 비틀면서 말했다.

“벌레를 때린다. 됐지? 나는 벌레 같은 놈이다. … 이제 놔줘!”

벌레가 되었어도 건달들은 아Q를 놓아주지 않았다. 전과 똑같이 가까운 아무데나 그의 머리를 대여섯 번 소리나게 짓찧었고, 그런 뒤에야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갔다. 그들은 이번에는 아Q도 꼼짝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십초도 지나지 않아 아Q도 만족해하며 의기양양하게 돌아갔다. 그는 자기가 자기 경멸을 잘하는 제일인자라고 생각했다. ‘자기 경멸’이라는 말을 빼고 나면 남는 것은 ‘제일인자’다. 장원(壯元)도 ‘제일인자’가 아닌가?

“네까짓 것들이 뭐가 잘났냐!?”

아Q는 이처럼 여러 가지 묘법을 써서 적을 극복한 뒤에는 유쾌하게 술집으로 달려가 술을 몇 잔 마시고 또 다른 사람들과 한바탕 시시덕거리고 한바탕 입씨름을 하여 또 승리를 얻고, 유쾌하게 사당으로 돌아와 머리를 거꾸로 처박고 잠이 들었다. 돈이 생기면 그는 야바위 노름을 하러 갔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땅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데, 아Q는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그 속으로 끼어들었다. 목소리는 그가 제일 컸다.

“청룡(靑龍)에 사백!”

“자~ 열어요~ 얏!”

물주가 상자 뚜껑을 열고서 역시 얼굴에 땀을 뻘뻘 흘리며 노래를 읊어댔다.

“천문(天門)이군요. 각(角)은 텄고요, 인(人)이랑 천당(穿堂)은 아무도 안 걸었고요! 아Q 돈은 가져오고요!”

“천당에 백 백오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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