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삼성전자, LG전자, 국세청도 불법복제… 이러다간 벤처기업 다 망한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3/4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덱스트 업로드’ 프로그램을 불법복제한 기업·관공서·교육기관의 리스트.

-언제 불법복제 현장을 발견했습니까.

“출시할 때부터죠. 초기엔 제품을 파는 데 주력했지, 단속하는 데 힘을 쏟을 여유가 없었어요. 우리처럼 작은 회사로선 역부족이에요. 빤히 알면서도 가슴앓이만 했습니다. 돈으로 따지면 100억원 정도 됩니다. 이 돈이 꾸준히 회수됐다면 더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회사도 성장하고 외국에도 진출했겠죠. 그것까지 감안하면 1000억원도 넘는 기회손실을 봤다고 봅니다.”

-어떻게 불법복제 현장을 파악하고 있습니까.

“개발자들 사이에 얘기가 전해지기도 하고, 포털사이트에서 이용자끼리 파일을 주고받는 현장도 목격합니다. 또 실시간으로 회사 컴퓨터에 우리 제품이 복제되는 상황이 올라오니까, 대부분 어디서 어떤 서버로 복제되는지 알 수 있어요. 따라서 불법복제한 업체는 발뺌할 수가 없습니다.”

IDC 단속하면 불법사례 줄줄이 나온다



-항의는 하지 않았습니까.

“내용증명도 보내고, 직접 전화를 걸기도 합니다. 해보면 기가 막힙니다. 당연히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몰랐다고 발뺌을 합니다. 또 대부분 정확하게 뭘 잘못했는지, 어떤 증거로 그러는지 내용을 다시 보내달라고 해요. 우리가 어느 선까지 파악했는지 탐색해보는 거겠죠. 그래서 증거를 들이대면 이젠 값을 깎아달라고 흥정합니다. 명백하게 잘못해놓고도 이러니 오히려 우리가 황당할 때가 있어요. 처벌규정이 미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5000만원 이하 벌금에 3년 이하 징역인데, 실제로는 아주 적은 액수의 벌금을 내거나, 합의하고 끝냅니다. 법대로 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우리처럼 수만번의 불법복제가 자행되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처지에선 법대로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저작권협회에서 가끔 단속을 하는데,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밝혀내진 못해요. 단속하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복제가 이뤄지고 있으니 막질 못하는 거죠.”

-‘덱스트 업로드’ 같은 서버용 소프트웨어는 단속의 사각지대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맞아요. 이유는 이렇습니다.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자체 서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IDC(Internet Data Center·인터넷 업체가 서버와 네트워크를 빌려 쓰는 곳이라 ‘서버호텔’로도 부른다)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에 그렇죠. 그런데 IDC에 단속의 손길이 미치질 않아요. 단속에 들어갔다가 서버가 멈춰 해당 기업에 피해를 줄 우려가 있어서 그렇다는 겁니다. 또한 IDC가 대기업인데, ‘고객 보호’를 내세워 단속을 막는 로비력이 있어서 그렇다고 봅니다. 그래서 IDC를 단속한 예가 거의 없어요. 거기엔 서버가 몇 만대씩 있기 때문에 한 번만 조사해봐도 수많은 불법복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모르거나 무시하거나

-IDC의 우려대로 단속하다가 서버가 멈추면 해당 기업으로선 손해가 막심할 텐데요.

“단속하면서 서버를 건드리거나 멈춘다는 걱정은 말이 안 돼요. 단속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CD 한 장만 넣어도 불법복제한 목록과 금액까지 다 떠요. 단속 나가지 않고 경고만 해도 효과가 클 겁니다.”

-실제로 기업에서 모르고 불법을 저지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고가의 프로그램도 아니고, 수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라면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럴 수 있어요. 개발자가 다른 업체에서 일할 때 사용하던 것을 갖고 와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경영진에선 이런 소프트웨어가 있는지조차 모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업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는 기업의 소중한 재산이에요. 어떤 비즈니스를 하든지 소프트웨어는 필요합니다. 직접 만져볼 수는 없지만, 고객을 관리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명확한 유형자산이에요. 그런데도 자기가 경영하는 회사에 어떤 자산이 있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관리하지 않는다면 그건 경영자의 책임입니다. 개발자도 회사 직원인데, 사장이 몰랐다는 변명은 통할 수 없어요.”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었을 텐데요.

“몇 번 시도했어요. IDC에 가서 서버용 제품을 단속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저작권협회에도 항의했어요. 그럼 자기네도 주기적으로 단속을 나간다고 합니다.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겠죠. 경찰, 검찰, 체신청 등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기관이 함께 조사하러 나가야 하는데,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지 않는지, 적극적으로 하는 것 같지 않아요.”

3/4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목록 닫기

소프트웨어 개발업자 홍영준의 직격 고발

댓글 창 닫기

2022/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