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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취재

한국의 해커들

“마음만 먹으면 모든 정부기관 뚫는다”

  • 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한국의 해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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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풍토가 해킹을 범죄로만 여기고 해커를 키우는 여건이 형성돼 있지 않다 보니 실력 있는 해커가 자꾸 줄고 있습니다. 진정한 해커라면 새로운 보안 시스템의 취약점을 찾아 공격할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런 실력자가 국내에선 50명 안팎이에요. 반면 미국이나 중국 등 해커 강국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공격코드를 만들어내 외국 정부기관의 전산망까지 침투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세계적인 해커와 겨룰 만한 해커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예요. 우리나라 해커는 주로 웹 해킹을 해요. 웹 해킹의 긍극적인 목표는 DB를 빼내는 거죠. 정보보안 전문가들도 웹 해킹만 상대했기 때문에 외국 해커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격해올 경우 싸워 이길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최근 일부 국가기관에서 일어난 해킹사고도 대부분 외국 해커들의 소행입니다.”

한국정보보호교육센터는 2001년 안철수연구소, 코코넷, 고려대 정보보호기술연구센터, 성균관대 정보보호인증기술연구센터 등이 주축이 돼 설립된 국내 유일의 해커양성기관이다. 6개월 교육과정에 수업료는 500만원. 기수당 평균 20명씩 13기까지 졸업생이 배출됐다. 기업들의 보안전문가 수요가 늘어난 덕분인지 최근엔 수강인원의 2∼3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린다고 한다.

해커 얘기는 결코 ‘그들만의 얘기’가 아니다. 해킹은 앞으로 일상생활에서 빈번히 일어날 범죄 중 하나이고 그 파괴력은 도청에 비할 바가 아니다. 취재과정에 만난 해커들은 “해킹을 막기 위해서는 습관을 바꿔야 한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해킹 범죄자, 혹은 해커가 시스템 관리자에게 접근하는 지름길이 뭔지 아세요? 습관입니다. 웹관리자들은 ‘admin’이니 ‘sysop’이니 하는 알려진 아이디를 많이 사용해요. 비밀번호로는 ‘1234’ ‘0987’ 등 나열식 숫자를 애용하죠. 신용카드의 비밀번호를 정할 때 전화번호와 생년월일부터 떠올리는 것과 같은 이치죠. 또 많은 사람이 컴퓨터에 앉으면 처음에 e메일부터 확인하고 게임을 하든지 문서작업을 합니다. 인간의 습관을 분석해 추적하면 답이 나와요.”

소름이 오싹 돋는 이런 얘기도 들려줬다.



“유비쿼터스 시대엔 손 하나 까딱 않고 살인이 이뤄질 수 있어요. 미래형 주택을 상상해보세요. 정보통신 환경이 완벽하게 구축되잖아요.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집 정보망에 접속해 모든 시설에 작동명령을 내릴 수 있는데, 이것이 악용된다고 상상해보세요. 해킹해 아파트 정보망으로 들어가면 못할 게 없어요. 시간 맞춰 가스 밸브를 열어놓거나 보일러를 작동하는 건 아주 손쉬운 일이잖아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서도 습관을 바꿀 필요가 있어요. 일정한 귀가시각을 불규칙하게 바꾼다던가, 집에 들어가서 누르는 스위치 순서를 바꾼다던가….”

신동아 200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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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 신동아 객원기자 donga458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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