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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CEO’ 초대석 ⑩

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신·재생 에너지 늘려 CO2 배출 최소화, 수요관리로 연비 절감 가속화”

  • 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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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혁신 대표주자  한준호 한국전력 사장

한준호 사장은 “합리적인 수요관리를 통해 에너지를 절감하겠다”고 했다.

“기업은 지역주민의 신뢰를 얻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한전은 송변전 설비 건설사업을 착수하기에 앞서 주민 의견 수렴을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지역 NGO, 시민단체, 학자, 언론인, 관계기관 등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녹색환경자문위원회’를 운영해 송변전 건설사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듣는 거죠.

아울러 송변전 시설을 시공하면서 환경에 만전을 기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철탑을 건설할 때는 수목 벌채가 필요없는 공법을 사용하죠.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친화형 저광택 송전철탑을 세우고요. 이뿐만 아니라 산양, 반달곰과 같은 야생동물의 서식지를 보전하기 위해 송전선로 경과지를 변경하고 있습니다.

주거지역 안에 건설되는 변전소를 위해서 산·학·연 협동으로 60dB 이하의 저소음 변압기를 개발 중입니다. 변전소가 기피시설로 인식되지 않도록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한전은 방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규모가 98조3100억원으로 공기업 중 1위다. 전국에 세워진 720만개의 전봇대와 전선도 모두 한전 소유다. 전봇대와 전선은 PCBs(폴리염화비닐)라는 독성물질을 소량 포함하고 있어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한전은 지난해 10월 환경부 장관, 환경단체 대표, 6개 발전회사 사장과 PCBs 근절을 위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아울러 폐기물 재활용과 녹색구매에도 관심이 크다.

“PCBs 배출량을 제한하는 환경부의 기준은 외국의 것보다 훨씬 까다롭습니다. 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요(웃음). 우리는 엄격히 따르고 있지요.



송배전 사업과정에서 발생하는 폐(廢) 콘크리트 전주, 폐송전탑, 전선류 등의 폐기물은 도로기층재, 철강원료 등으로 재활용합니다. 지난해 발생한 폐기물 가운데 재활용된 양이 26만8694t입니다. 또한 전기절연유와 고동(Cu)전선을 재가공해 사용하는데, 재활용을 통한 구매비용 절감액이 연평균 50억원에 이릅니다.”

11월30일 한전은 중국에서 열리는 유엔 글로벌 콤팩트 서미트에 한국 기업 최초로 초청됐다. 유엔 글로벌 콤팩트란 1999년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기업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과 관련, 4대 분야(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10대 원칙을 제기하고, 세계 경제지도자들에게 자발적인 동참을 유도한 협약. 한전은 올해 8월 세계 2000여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 이 협약에 뜻을 같이했다.

에너지 분야 1인자

한준호 사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에너지 전문가. 공직생활 34년 중 만 20년을 에너지 관련 분야에서 일했다. 1971년 교통부 행정사무관으로 시작해 상공부 행정사무관 시절, 당시 장예준 동력자원부 장관의 권유로 1978년 동력자원부 석유정책과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동력자원부 자원개발국장, 석유가스국장, 통상산업부 자원정책실장으로 근무한 한국 에너지 정책의 산 증인이다.

“1977년 제2차 오일쇼크가 터지면서 박정희 대통령이 에너지 담당 부처를 만들라고 지시했어요. 그렇게 해서 이듬해 동력자원부가 탄생했죠. 박 대통령은 ‘새 부처가 힘을 얻기 위해선 거물급 장관이 필요하다’며 장예준 당시 상공부 장관을 신임 동력자원부 장관으로 임명했습니다.

저는 1977년 상공부에서 장 장관의 비서관을 맡고 있었죠. 장 장관은 제가 공직생활하면서 가장 존경한 인물입니다. 그분이 ‘내가 동력자원부로 가는데 자네가 함께 가주면 좋겠다’고 제안하는데 어떻게 거절하겠습니까. 그렇게 인연을 맺은 에너지 업무가 제 평생의 업이 됐네요.”

그는 동력자원부 석유정책과장으로 있던 1980년 인도네시아 파시르 탄전 개발을 주도했다. 당시 감사원과 정치권은 마두라 유전 개발의 실패를 들어 이 사업의 투자를 반대했다. 그러나 현장을 수차례 답사하며 얻은 신념으로 그는 해외자원 개발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연간 1700만t의 유연탄을 생산하는 파시르 탄전은 한국의 ‘에너지 보고’가 됐다. 한 사장은 “한전도 파시르 탄전에서 생산되는 유연탄을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결자해지(結者解之) 아니겠느냐”며 환히 웃는다.

34대 1의 경쟁을 뚫고 공모를 통해 사장으로 취임한 그는 공기업 한전에 혁신의 기풍을 뿌리내렸다. 자산 규모와 직원수(2만5000명)가 재벌기업과 맞먹어 ‘공룡’에 비유돼온 한전에 변화는 필수 과제였다. 조직의 유연성을 강화하고 내부의 파벌과 패거리 문화를 청산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다.

“인사가 만사 아닙니까. 인사제도의 혁신은 유연한 조직을 만드는 첫걸음입니다. 그래서 1직급 보직인사 때 직군(職群)을 없앴어요. 조직간 벽을 허물어 화합을 유도하기 위해서였죠. 뿐만 아니라 올해엔 최초로 인사자료를 모두 공개했어요. 또한 사장에게 집중된 인사권한을 1직급인 각 지역사업소장에게 넘겼습니다. 직원의 얼굴도 모르고 어떻게 인사를 단행하겠습니까. 지역사업소장은 30여 년간 한전에 근무해온 사람인 만큼 인사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재임기간 중 절대 인사청탁을 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어요. 나한테 부탁해서 잘된 사람은 하나도 없을 겁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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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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