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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인터뷰

‘국민검사’ 안대희 서울고검장

“강정구 교수 구속에 찬성하지 않는 검사도 많다”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국민검사’ 안대희 서울고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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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고위직을 지낸 어떤 분은 인격수사론을 펴면서 “수사성과보다 더 중요한 건 인권이다. 인권은 정의보다 훨씬 더 보편적인 가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 분은 변호사를 하면서 검찰 수사의 문제점과 인권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하더군요.

“이제껏 인권을 무시하면서 수사한 적은 없습니다. 고검장 취임사에서도 밝혔는데, 인권은 더 없이 중요한 가치지만 그것을 이유로 정의실현을 하는 수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2005년 1월 김승규 당시 법무부 장관이 ‘신동아’ 인터뷰에서 했던 얘기입니다.

“그 분의 신념이죠.”

안 고검장은 사표 제출을 결심한 적이 세 번 있다고 털어놓았다. 두 번은 인사 문제, 한 번은 수사 문제 때문이었다고 한다. 자세한 사연은 밝히지 않았다.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그는 부산에서 중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전학, 숭문중·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다. 중고교 시절에 대해 묻자 “어릴 때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집안사정인가 싶었는데, ‘문화적 충격’ 때문이었다고 한다.

“중2 때 서울로 올라와 숭문중을 다녔는데, 거기선 친구들과 친하게 지냈어요. 배운 점도 많았고. 그런데 경기고에 들어가서는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좋게 말하면 세련되고 합리적인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개인주의적인 것인데…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소문난 잉꼬부부

학교 다닐 때 그는 자신의 표현대로라면 “키도 작고 별 볼일 없는 가냘픈 학생”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혼자 지내길 좋아했다. 운동도 특별히 한 게 없고 그저 공부를 좀 잘했을 뿐이라고 한다. 남들을 압도할 만큼 잘한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뿌듯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책을 많이 읽었다는 사실. 기억나는 책을 묻자 헤세의 ‘나르시스와 골드문트’, 스탕달의 ‘적과 흑’, 카뮈의 ‘페스트’ 등 명작소설을 꼽았다. 또 ‘대망’을 비롯한 일본 소설과 ‘삼국지’ ‘열국지’ 등 동양 고전도 섭렵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여학생이 없었냐고 묻자 “없었다고 할 수 없지…” 하면서 말끝을 흐렸다. 그러고는 “이제 그만”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상투적인 명분으로 간신히 그를 주저앉혔다.

정의감 못지않게 그의 남다른 점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은 부부애다. 소문난 ‘잉꼬부부’로 통한다. ‘아내에게 사랑받는 비결’을 묻자, 경상도 사내 아니랄까봐 “잘해주는 거지” 한마디 하고 만다.

-어떻게 잘해주는데요.

“자상하게. 다 품성이지 뭐. 부부간에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요즘도 많이 돌아다니고 외식 자주 합니까.

“그럼요. 홍대 앞에 자주 가죠.”

최근 부부가 함께 본 영화는, 십자군과 이슬람군의 예루살렘 공방전을 다룬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이다.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내 극장에서 봤다는데, 그는 좋았던 반면 부인 김수연(42)씨는 재미없어 했다고 한다. 재미있게 본 이유가 기자가 예상한 대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나오잖아요. 예루살렘 성벽을 지키는 사람들의 희생정신이 돋보이죠. 또 아랍측이 약속을 지켜 성벽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내보내는 모습도 감동적이고요.”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이 모든 걸 깨끗이 버리고 대장장이로 되돌아가잖아요.

“그것도 멋있고.”

-그 모습에서 뭔가 동일체 의식을 느꼈습니까.

“아, 그것까지는 못 느꼈어요, 허허허. 어차피 그렇게 살고 있는데 뭐. 그걸 뭐 그렇게 강조해요. 자연히 갈 때가 되면 가지.”

“눈물샘이 약해서”

-혹시 눈물을 흘렸나요.

“흘렸던 것 같기도 하고.”

-평상시 감동적인 장면을 보면 눈물을 흘리는 편입니까.

“조금 그런 편입니다. 눈물샘이 약해서. 펑펑 우는 건 아니고 찡한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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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김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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