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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판치는 27조원대 ‘어둠의 시장’ 성인오락실

하루 1000만원 버는 업주는‘면세 대상’, 고객은 전세금 날리고 가정 파탄

  • 박은경 자유기고가 siren52@hanmail.net

불법 판치는 27조원대 ‘어둠의 시장’ 성인오락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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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면합의에는 바지사장이 구속될 경우 실제 업주가 변호사 비용을 대는 등 뒤를 봐주고 위로금 조로 수천만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속돼도 동일 전과 누범이 아닌 경우 집행유예 선고를 받는 게 대부분이고, 구속기간도 한두 달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구속을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것.

바지사장은 보통 200만~300만원의 월급을 받고 고용되는데, 오락실과 관련한 전과(前科)가 없어야 한다. 전과가 있으면 가중처벌되고 오락실에 대한 행정처분이 영업정지나 취소 등으로 무거워져 실제 업주에게 피해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지사장은 일정한 직업이 없는 30대 전후 남자가 대부분이며 업주와 친분이 있는 경우가 많다.

오락실을 둘러싼 불법 실태는 다양하다. 도박사행(환전), 기기 개·변조, 등급미필, 경품취급위반, 무등록이 그것. 경찰청 집계에 따르면 2005년 1월부터 9월까지 불법행위로 경찰에 단속된 경우는 6260건에 달한다. 5402개 오락실이 행정처분을 받았고 73명이 구속됐다. 유형별 단속건수 중 ‘기타’ 항목을 제외한 5개 항목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것이 경품취급기준위반(1759건)이다.

경품취급위반은 문광부의 ‘경품취급기준’을 근거로 단속되는데 오락실의 사행성 문제가 심각해지자 문광부는 2005년 1월 경품취급기준을 개정해 규제를 강화했다. 그 내용은 사행성 간주 게임물의 경품제공 금지, 경품권 인증제 도입, 사행성을 조장하는 점수 보관행위 및 현금거래(보관 점수에 대한) 등.

사행성 간주 게임물의 범위는 1회 게임시간이 4초 미만인 게임물, 1시간당 총 이용금액이 9만원을 초과하는 게임물, 잭폿 누적점수·최고당첨액·경품누적점수 등이 경품한도액(1게임당 2만원)을 초과하는 게임물이다. 이 경우 오락실에서 게임은 제공할 수 있지만 경품은 줄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가령 화투, 카드, 슬롯머신, 파친코 외에 ‘오락성은 거의 없고 도박에만 이용될 우려가 있는 릴식, 띠식, 짜맞추기식 등의 게임물을 지나치게 모사한 게임물’은 사행성 간주 게임물 범주에 포함된다.



하지만 업계 사람들은 “문광부 기준을 지키는 오락실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고 실정을 전한다. 문광부가 지난 9월 작성한 ‘건전 게임문화조성 강화대책’ 보고서에 따르면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불법 경품제공게임)에 따른 피해가 늘고 있고, 사행성이 높은 성인용 경품 게임류가 아케이드 게임의 약 80%를 차지한다. 또한 불법 개·변조와 경품취급기준위반 등 불법행위가 증가하면서 부당이득도 늘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은 경품취급기준이 강화되기 전에 등급분류를 받은 사행성 게임물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국의 오락실을 점령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당수 오락실은 등급분류를 무시하고 과도한 베팅과 고배당이 가능하도록 기기를 불법 개·변조해 손님 몰이에 나서고 있다.

불법영업의 현장

서울 강남 테헤란로의 한 오락실에서 필자는 단 10분 만에 3만원을 잃었다. 시간 단위로 계산하면 1시간에 9만원이 아니라 18만원이 든다는 얘기다. ‘1게임당 4초, 1시간 9만원’ 규정을 적용해 계산하면 1게임당 100원이 돼야 적법하다. 규정상 사행성 간주 게임물의 게임당 이용금액은 실제로 100원이다. 그런데 실제로는 게임당 250원이 소요됐다.

오락실에 비치된 수십대의 오락기는 대부분이 사행성 문제로 지탄을 받아온 예시·연타 게임물이었다. 눈 깜박할 사이 3만원을 잃고 어안이 벙벙해져 있을 때 몇 자리 건너에서 요란한 축하음악과 함께 잭폿이 터졌다. 종업원이 다가와 오락기를 열고 상품권 박스에 설치된 버튼을 눌러 5000원권 상품권 24장을 뽑아 손님에게 줬다.

등급분류를 받은 오락기를 열어 상품권을 임의로 배출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심의를 통과한 오락기에 내장된 상품권 박스는 상품권 배출 버튼이 없어야 한다. 대신 1회에 5000원권 상품권 4장만이 자동 배출되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시·연타 게임물은 특정 상징물이 나타나면 다음 게임부터 법정 최고 당첨금인 2만원이 연속해서 터지는 것을 말한다.

수원지검 정옥자 검사는 “요즘 유행 중인 ‘황금성’ ‘바다이야기’ ‘오션파라다이스’ 같은 게임물은 1회마다 상품권 4장이 배출되면 화면이 초기화되어 겉으로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오락기 본체 속 컴퓨터에 메모리 기능이 내장돼 있기 때문에 사행성을 조장한다. 이 기능에 의해 당첨금이 200만~300만원에 이를 때까지 상품권이 4매씩 약 100~150회에 걸쳐 연속적으로 배출된다”고 했다.

종전의 슬롯머신처럼 1회 최고 당첨금에 해당하는 상품권을 일시적으로 배출하면 사행행위로 단속이 되므로 이를 피하기 위해 교묘한 수법을 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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