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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사찰검증 핵심 쟁점

IAEA 특별사찰 최소 3~4년, 폐기 절차·비용 놓고 한미 이견 빚을 듯

  • 강정민 평화협력원 연구위원, 핵공학 박사 jmkang55@hotmail.com

북핵 사찰검증 핵심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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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자체적으로 핵실험을 했다는 징후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지만, 성능이 입증되지 않았다 해도 작동이 가능한 기폭장치와 5~6kg의 플루토늄이 있으면 최소한 TNT 1000t 이상 폭발규모의 핵폭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따라서 핵실험 여부가 핵 보유 여부를 판단하는 결정적인 증거는 아니다. 앞서 설명한 헥커 박사는 북한이 현재 조잡한 형태의 핵무기를 최소한 2~3기 생산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북한 핵 활동의 현황은 각각의 항목이 6자회담 실무회의 테이블에 올라와 격론의 대상이 될 것이다. 각각의 대상을 구체적인 사찰을 통해 검증하기 위해 어떠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지 왼쪽 표에 정리했다(이 가운데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무기 프로그램은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를 가정하고 작성한 것이다). 이렇듯 사찰 및 폐기의 대상이 분명해지면 이를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수단이 논의될 것이고, 실무회의에서 각국의 검증능력을 고려해 구체적인 사찰방법과 절차, 시기를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HEU 프로그램 검증의 어려움

이러한 구체적인 사찰방법에 대한 논의 또한 앞서 설명한 북한 핵 활동의 네 가지 항목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전의 외국사례를 감안할 때 이들 사안은 IAEA 특별사찰의 형태로 다루어질 공산이 크다. 우선 플루토늄 프로그램의 경우 IAEA 특별사찰의 형태로 진행된다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전제 아래 3~4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구체적으로는 IAEA가 북한과 핵 사찰 검증범위를 협의하는 데 수개월, 사찰을 위한 특수장비를 제조하고 설치하는 데 1년 내외, 검증을 위한 핵 사찰 수행에 2~3년 내외, 최종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북한의 실제 핵 사찰 수행기간을 최소 2~3년으로 잡은 것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한 핵 사찰의 전례에 근거를 두고 있다. 남아공의 핵개발은 독일 기술이 바탕이 됐기 때문에 관련기록의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데 비해 북한의 경우 자체 기술로 핵개발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더욱 만만치 않다. 더욱이 북한 핵개발을 검증하려면 최소한 10년 이전의 기록까지 확보해 검토해야 한다. 따라서 남아공에 대한 사찰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경우 시설의 규모가 워낙 작은데다 탐지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한 높은 수준의 검증이 이루어질 수 없다. 같은 이유로 북한에 실제로 핵무기가 존재하는지, 핵무기 생산을 위한 프로그램이 어느 단계까지 진척되었는지 검증하는 작업 또한 예상소요시간을 설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단히 까다롭다.

분명한 것은 구체적인 사찰 절차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측이 검증의 신뢰도를 높이는 다양한 장치를 요구하리라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것이 기존의 IAEA 안전조치(핵사찰)보다 강화된, 미신고 핵 활동을 탐지하는 것이 주요 목적인 ‘추가의정서(additional protocol)’에 북한이 서명해야 한다는 요구다. 북한이 추가의정서에 서명하면 IAEA는 핵 물질 미사용 미신고 핵연료주기시설, 즉 IAEA에 신고되지 않은 우라늄 광산, 우라늄 전환시설, 우라늄 농축시설, 핵연료 제조시설, 재처리시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저장시설 등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고 의혹 시설 내외의 시료를 채취해 핵 물질 생산 여부를 확인하는 환경시료를 채취할 수 있다.

이는 기존의 핵사찰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높은 수준의 검증이므로 신뢰도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 2004년 10월 전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한국원자력연구소의 IAEA 미신고 핵 물질 실험 파동에서 목격했듯, 추가의정서의 환경시료 채취는 과거 수십년 전의 미미한 핵 물질 실험까지 밝혀낼 정도로 정밀하다. 사찰과정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 사이의 첫 번째 대립은 이 추가의정서 서명 여부를 두고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가의정서의 맹점

2005년 9월28일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는 워싱턴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현안 설명회에서 “북한은 자진해서 HEU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핵사찰에 협조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기존에 IAEA에 신고하지 않은 핵시설을 포함해 모든 핵 프로그램을 성실히 자진 공개하는 초기 신고보고서를 북한이 작성할 경우 검증의 신뢰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북한이 이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앞으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두 번째 대립점이다.

이러한 쟁점을 거쳐 북한이 추가의정서에 서명하고 초기 신고보고서를 성실히 작성한다고 해서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검증에 ‘완벽’을 기하려면 그 정도로는 안 된다는 게 국제사회의 판단이기 때문이다.

우선 추가의정서는 핵물질이나 핵연료주기 관련시설에 대해서만 사찰을 허용한다. 예를 들어 북한이 핵 실험장으로 사용할 부지를 이미 마련해 준비해왔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실제로 핵실험이 이뤄지기 직전까지는 이 부지에 핵물질을 반입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북한이 추가의정서에 서명한다고 해도 핵 실험장 부지에 대한 사찰은 허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른바 추가의정서의 맹점이다. 지난 11월 열린 카네기 핵비확산회의에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도 이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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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민 평화협력원 연구위원, 핵공학 박사 jmkang55@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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