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 사람의 삶

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새천년은 ‘뉴트로’의 시대, ‘근원 미소’ 가득한 ‘제로 세계’가 온다”

  •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3/7
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철학자 박재우는 ‘삼원의 세계’를 비롯, 여러 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진작부터 음양론에 빠져 있는 그는 새롭게 만난 호모, 헤테로, 뉴트로 3원 개념으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현상의 본질을 모조리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3원 원리로 해석되지 않는 학문체계가 없었다. 3원 원리를 그는 줄기차게 기존 학문적 성과에다 대입해봤다. 신학, 천문학, 물리학, 의학, 생물학, 사회학,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전 분야에 3원 원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세상 신비의 대부분을 풀어낸 기분이었다. 당연히 그걸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나서고 떠들어대는 것은 뉴트로적 모습이 아니었다. 인간 또한 호모적 인간과 헤테로적 인간과 뉴트로적 인간으로 나눠볼 수 있고 가장 성숙한 모습은 당연히 뉴트로 속에 구현돼 있었다. 뉴트로는 제 안에 호모와 헤테로를 이미 품고 있어 어떤 극단도 이해하지 못할 게 없었다.

열두 달 만에 태어난 아이

그는 1942년생,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얘기를 물어도 그는 자꾸 화제를 피한다. 공부를 잘하지도 않았고 관심도 없었노라 한다. 늘 학과 아닌 다른 일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 뭐든 눈앞에 보이는 물건을 놓고 그것의 근본을 파고들어 생각을 거듭하는 것이 취미였다. 나선형으로 생각을 빙빙 돌려 결국 맨 밑바닥까지 내려가야 직성이 풀렸다. 그 밑바닥에는 환하게 대답이 기다리고 있기 일쑤였다. 그는 자신의 탄생에 관한 신화적인 얘기를 들려준다. 믿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아리송하지만 어떻든 그의 얘기는 이렇다.

“열 달이 넘고 열두 달이 가까워도 내가 태어나지 않더랍니다. 아버지는 공무원이셨지만 불경 공부를 깊이 하셨어요. 가까이 지내는 스님께 물었더니 전주 완산 아래 가면 어떠 어떻게 생긴 집이 있으니 거기 가면 몸을 풀 거라고 해서 만삭인 어머니를 그리로 옮겼답니다. 어머니는 거기서 열두 달을 꽉 채워 날 낳았다지요.”



아버지는 겉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일종의 신통력을 가진 분이셨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꾸중을 하시려고 해 도망가려고 하면 몸을 기울인 상태에서 발이 떼어지질 않아요. 아버지 입에서 ‘인제 가봐라’ 소리가 나와야 그제야 발이 떼졌어요. 그런 경험이 몇 번 있는데 참 이상하다, 하고 말았어요. 이제 와보니 아버지도 뉴트로적 인간이어서 제로 세계에 맘대로 드나드신 분 같아요.”

전주고를 나와 서울대에 진학한다. 평소 공부를 잘하지 않았지만 필요할 때 집중하면 원하는 성적이 나오곤 했다. 다른 과목은 그저 그랬지만 유독 그가 관심을 가진 과목은 기하학이었다. 선생님이 칠판에 도형을 그리기만 하면 답이 환하게 보였다.

철학과를 제2지망으로 쓰고 제1지망은 뭘 할까 고심하다 사람들에게 널리 봉사할 수 있을 듯한 사회복지학과를 택한다. 사회복지학과에 다니던 대학 시절도 이전과 똑같았다. 학교에선 있는 듯 없는 듯하고 혼자 뭔가를 곰곰 궁리하는데 시간을 바쳤다. 감기몸살을 자주 앓던 당시에 신기한 경험을 했다. 심한 감기몸살로 앓아누워 있던 중 중요한 모임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거기 꼭 참석하고 싶었다.

모임 전날 자신의 몸 주위를 자그만 입자들이 잔뜩 에워싸고 있는 걸 느꼈다. 정답고 우호적인 입자들이었다. 그 입자들은 각 생명체에 배속돼 있으면서 제 몫의 생명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놈들이라는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장난삼아 주문을 외웠다.

“내가 숨을 세 번 쉬는 동안 너희가 내 몸속으로 들어와서 감기 바이러스를 다 끌고 나가렴.”

그러고 숨을 깊게 쉬었더니 실제로 그 자그만 입자들이 몸속에 들어왔다 나가면서 엄청난 수의 감기 바이러스를 끌고 나가는 게 보였다. 세 번째 숨에 그 자그만 입자가 풀죽은 모습의 감기 바이러스를 몇 마리 끌고 나가면서 ‘이 놈이 마지막입니다’ 했다. 그러고는 주변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물론 감기가 씻은 듯이 나았다. 하도 신기해 친구에게 똑같은 입자치료법을 실험해봤다. 친구도 같은 방법으로 감기를 퇴치하는 데 성공하는 것이었다(그는 나중 그 입자를 M입자(Mind 혹은 Mental 또는 Miracle)로 명명하고 M입자의 실재를 증명하기 위한 생명체 구조 연구를 계속한다).

뉴트로적 인간과의 조우

대학 졸업 후엔 세브란스병원에 취직한다. 사회복지 상담역이었다. 그러나 현장은 그의 이상과는 맞지 않았다. 별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는 생래적으로 추상에 몰두하는 사람. ‘황제내경’을 읽으며 동양의학에 몰입하기 시작한 것이 이 무렵이었다. 1976년엔 사회복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미국에 초대된다. 오하이오 주(州) 콜럼버스 시(市)의 장애자를 위한 재활기관에서 일했다. 일과 후엔 홀리데이인 호텔의 주방에서 접시닦이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그때 잊을 수 없는 인간 유형을 만난다.

3/7
김서령 칼럼니스트 psyche325@hanmail.net
연재

이사람의 삶

더보기
목록 닫기

삼원론 철학자 박재우

댓글 창 닫기

2019/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