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 지사의 통일경제특구 계획은 일본 언론에도 비중 있게 보도됐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대북 제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큰 성과가 있을까요.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대북협력과 남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대미 관계 등 전통적인 우방과 협조 체제를 공고히 해야 합니다.”
최근 열린우리당에선 고건 전 총리와 연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손 지사는 고 전 총리에 대해 “실체가 없다”며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범(汎)여권 후보 중엔 고건 전 총리가 여론조사에선 독주하고 있는데요.
“이 정부가 워낙 일을 잘못하고 불안정하니까 민심이 찢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고건 전 총리가 행정가로서 무난하다’는, 이런 의식이 여론조사에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손 지사의 답변이 끝나 다른 질문을 두어 마디 꺼내고 있을 때였다. 손 지사는 말을 잠시 막고 고 전 총리에 대해 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지금 고 전 총리에 대한 지지는 반사심리의 반영일 뿐이어서 확고한 것은 아니라고 봐요. 이는 비전 있는 대안에 대한 지지와는 다른 겁니다.”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나는 지금 고 전 총리가 (국민을 이끌) 무엇을 갖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고 전 총리가 좋다고 하는데, 고 전 총리는 그 실체가 없지 않습니까.”
-열린우리당과 고건 전 총리의 연대설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지방선거 혹은 대선에서 이런 구도가 성립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파급효과가 어느 정도일 것이라고 전망합니까.
“선거를 앞둔 정략적 연대는 성공하지 못합니다. 국민도 다 알아요. 그러나 지방선거 후가 문제입니다. 이대로 가면 지방선거 후 반(反)한나라당 연대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것을 가볍게 봐서는 안 됩니다.”
-당에 어떤 것을 주문하고 싶은가요.
“한나라당은 당장 혁신에 나서야 하는데 그런 역동성이 느껴지지 않아 걱정입니다. 한나라당의 혁신은 ‘타락한 자의 정당’ ‘가진 자의 정당’ ‘낡은 생각의 정당’ ‘특정지역의 정당’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데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자신에게 스스로 가혹한 도덕적 잣대를 대야 합니다.”
한나라당 혁신에 나서겠다
-그렇다면 향후 당내 소장파와 함께 활동할 생각이 있습니까.
“최근 소장파, 중도파 의원들이 당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다행입니다. 나는 이런 움직임의 결과가 한나라당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내가 한나라당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일에 앞장 설 것입니다. 내가 한나라당 ‘빅3’라고 불리는 것은 지지율이 아닌, 시대의 대표성 때문이라고 봅니다. 대선을 2년여나 남겨놓고 지지율 운운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지난 두 차례 대선에서 우리 후보의 평소 지지율이 낮아서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손학규 지사는 최근 “정부는 양극화를 해소하겠다고 떠들지만 마음의 양극화만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 지사는 “말로만 양극화 해소를 외칠 땐 분노가 치밀어오른다”고도 했다. 그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일자리 창출을 통한 양극화 해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