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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발암·독성 경고 봇물… 한국인 검출량, 미국인 33배

  • 양재호 대구가톨릭의대 교수·약리학

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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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프라이팬 코팅재 ‘PFOA’ 비상!

각종 일회용품들에는 PFOA가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역학조사는 연구에 참여한 대상자와 관련 질병의 수가 적어 인체에 미치는 영향과 PFOA 노출의 인과관계를 설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존스홉킨스대 병원의 발표처럼 신생아 대부분의 제대혈에서 PFOA가 발견됐다면 비록 노출량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PFOA가 성장기 두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정상적인 작용을 방해해 신경독성의 원인을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

필자를 비롯한 여러 과학자는 관련 자료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PFOA의 인체 유해성을 입증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한다. PFOA에 대해 공개적으로 자문을 의뢰받은 미국 과학자문위원회 위원들 대부분이 ‘PFOA는 인체 발암 가능 물질(likely to be carcinogenic to humans)’이라는 의견을 낸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 다수 위원이 이런 의견을 낸 것은 동물실험 결과 PFOA가 실제 여러 부위에서 암을 일으켰고 PPAR- 수용체를 매개로 하는 작용기전이 동물에서 명확히 알려져 있으며, ‘인체에 대한 작용기전이 불확실할 경우 동물의 작용 기전이 인체에도 작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미국 환경보호국(USEPA)의 ‘암 판단 지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위원들의 이런 판단은 최근 스톡홀름 협약 등에서 국제조약의 기본정신으로 채택한 ‘사전예방원칙’과 일치하며 앞으로 새로운 발암물질의 독성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정립될 전망이다. 따라서 PFOA의 인체 유해성에 대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구체적인 규제방안이 곧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층이 많이 쓰는 일상용품’

2004년 4월 필자는 미국 뉴욕주립대와 공동으로 대구 외곽 병원의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중 남녀 각 25명씩을 무작위로 추출해 혈중 PFOA 농도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다. 평균 농도가 여성 88ppb, 남성 36ppb로 미국·일본·유럽·인도·남미 국가 등 9개국 중에서 수치가 가장 높았다. 미국과 일본에 비해서는 각각 33배, 20배나 높았다. 특히 두 명의 여성은 각각 105ppb, 256ppb를 나타내 일반인을 대상으로 측정한 수치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는 이들이 PFOA에 노출될 만한 특정한 오염원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케 했다. 일반인의 혈중 PFOA 농도가 특히 높게 나타남으로써 PFOA의 노출원(源) 및 노출경로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인구집단이 확인된 셈이다. 전세계적으로 PFOA 검출 사실은 보고되고 있으나, 무엇이 오염원이며 어떤 경로를 통해 인체에 축적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과연 이들은 어떤 경로로 PFOA에 노출된 것일까. 당시 실험 대상자들은 PFOA 관련 제조업체 인근 주민이나 관련 산업 종사자도 아니어서 작업장에서 노출됐다기보다는 일상생활에서 PFOA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높다. 세정제, 샴푸, 화장품과 같은 일상용품이나 PFOA와 관련된 여러 가지 일회용품 사용이 혈중 PFOA 농도를 높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이옥신과 같은 대부분의 환경오염물질은 인체에 지속적으로 축적돼 연령층이 높을수록 체내 농도가 높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이 연구에서는 오히려 젊은 층에서 PFOA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는 PFOA가 오랜 기간을 두고 체내에 축적됐다기보다는 비교적 짧은 시간에 이에 노출됐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 주변에서 젊은 층이 비교적 많이 노출될 수 있는 어떤 오염원이나 생활 패턴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 음식 용기로 종이를 많이 사용하는 인도에서는 이를 과불소화합물의 인체 축적 원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일회용 음식용기를 자주 쓰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크다.

수입된 많은 양의 과불소고분자 물질은 어떤 형태로든 환경에 노출되고 먹이사슬 내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추론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미시간 주립대의 조사결과 시화호 부근에서 측정한 PFOA의 수치는 홍콩이나 중국 상하이 앞바다에서 측정한 것보다 무려 60배나 높았다. 이 조사보고서는 “이러한 수치는 이동하는 철새의 생태계를 교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는 PFOA에 의한 환경오염이 먹이사슬을 타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체내에까지 축적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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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호 대구가톨릭의대 교수·약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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