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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육군 인권개선위원장 백군기중장

“아들 군대 보낸 부모님, 이젠 안심하세요”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육군 인권개선위원장 백군기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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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타, 가혹행위 현저히 줄어

-인권개선위원회 창설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습니까.

“최근 국가인권위원회가 예비역과 현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군대 내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구타 및 가혹행위와 언어폭력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임을 알 수 있어요. 구타당한 비율이 예비역은 51.9%인 데 비해 현역은 6%로 나타났습니다. 또 예비역의 62.5%, 현역의 9.6%가 가혹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어요. 기본권을 해치는 악습이 여전히 남아 있긴 하지만, 현저히 개선됐음을 보여주는 통계입니다.”

지난해 육군에선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두 자리 숫자인 98명으로 줄었다고 한다. 이 중 52%가 자살인데, 바깥사회와 달리 군에선 자살률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한다(표1, 표2 참조).

-반대로 기대만큼 성과가 나지 않거나 부작용 또는 역효과가 나타나는 부분이 있다면.



“역효과가 심각하게 나타난 부분은 아직 없어요. 다만 일부 병사들이 기본권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악용해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갖고 행동함으로써 초급간부들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우려스럽긴 합니다. 병영생활 행동강령에 따르면 분대장을 빼고는 선임병은 후임병에 대해 간섭할 수 없어요. 따라서 병사 상호간 위계질서가 훼손돼 기본적인 병영질서가 흐트러질 개연성도 없지 않아요.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은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부작용일 뿐 기본권 보장 풍토가 완전히 자리잡으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걸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군 교도소의 재소자 처우도 크게 개선됐다고 하는데,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요.

“먼저 제도개선 면에선, 국방전산망을 이용한 수용자 화상면회 시스템 구축을 꼽을 수 있어요. 부모가 교도소(경기도 장호원 소재)에 가지 않고도 각 지역에 있는 헌병부대에서 화상을 통해 면회하는 제도지요. 또 모범 수형자에 대한 가석방 제도를 확대, 시행하고 있습니다. 운용·처우 면에선 사식(私食)과 물품 반입을 허용하고 민간 조리원을 채용함으로써 급식 질 향상을 꾀한 것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입니다. 또 매년 정기적으로 수용자의 부모를 초청하는 행사를 열고 있으며, 민간 교도소인 여주교도소와 자매결연을 해 교정 정보를 공유하는 등 수형자의 인권과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발생한 노충국씨 사망사건은 군 의료체계의 후진성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다. 군에서 위궤양 판정을 받은 노씨는 전역 후 2주 만에 위암 판정을 받았고 3개월 투병 끝에 숨졌다. 인권개선위원회의 정책과제 중엔 의료체계 개선도 포함돼 있다.

대표적인 것이 원격진료 시스템 조기 구축. 군병원과 멀리 떨어진 격오지 부대의 경우 군의관이 화상을 통해 진료하는 방식이다. 현재 6사단에서 시험운용하고 있다. 또한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의무장비를 보강하고 외부에서 우수 의료 인력을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무엇보다 부모들이 솔깃할 만한 것은 현역병 건강검진제도 도입. 전역을 앞둔 현역병을 대상으로 종합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이 문제예요. 제 개인적인 희망입니다만, 민간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불가능한 일만도 아닐 듯싶은데….”

-인권 강조로 군 기강과 전투력이 약해질지 모른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요.

“인권 보호는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행위에 대한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투력에는 유형적인 것뿐 아니라 무형적인 것도 있습니다. 무형 전투력은 바로 장병의 기본권이 보장될 때 극대화된다고 봐요. 군 기강 문제도 마찬가지예요. 겉으로 드러나는 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내면의 충성심과 자발적인 의지의 발현이 더욱 중요한 거죠. 예를 들어 평상시 100% 명중률을 자랑하는 특등사수도 적과 교전시 의지가 부족하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실탄만 낭비하게 됩니다. 반면 비록 명중률 30%에 그치는 사수라도 내적인 군기와 의지가 강하면 적은 실탄으로 적을 제압할 수 있는 것이죠.”

내적인 군기가 더 중요

그는 군 교육과 훈련방식도 시대의 변화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세대 병사들은 개인주의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긍지를 가지면 능동적이고 창의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즉 어떤 임무를 부여할 때 해야 할 일을 잘 알려주고 인격적으로 지도하면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는 뛰어난 자질을 갖고 있어요. 연평해전이 좋은 예입니다. 만약 신세대 병사들을 과거와 같이 무조건 강요하는 방식으로 다루려 한다면 우리 군은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될 겁니다. 따라서 현재 군에서 추구하는 장병 기본권 보장은 군 기강과 전투력을 배가하는 최선의 방법이자 시대적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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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정경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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