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추적

‘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효과 부풀린 사기, 과학적 근거 없다”VS“가능성 언급한 것, 효과 주장한 적 없다”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3/6
‘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해양심층수의 다목적 이용 방법.

-해양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질소나 인, 규소(Si) 등 무기영양염이 풍부해 식물성, 동물성 플랑크톤을 배양하는 데도 좋다고 한다. 해조류를 배양하고 이를 이용해 양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정한다. 플랑크톤으로 미역 같은 해조류를 양식하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다시마나 미역은 다른 지역에서도 많이 생산된다. 굳이 동해에서 생산할 필요가 있을까? 심층수에 영양염이 풍부하다고 하는데, 영양염은 비료를 말한다. 시중의 질산비료를 써도 해조류 양식이 가능하다.”

-수압 20기압 이하에서 오랜 기간 숙성된 해수여서 식품 첨가제나 화장수, 화장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과학적 근거가 없다.”

-다양한 필수 미량원소가 균형 있게 용존돼 희소금속이나 에너지원을 추출할 수 있고, 기능성 음용수나 의료 또는 약용수로 활용될 수 있다는 설명은 어떻게 보나.



“우라늄 같은 것을 추출할 수는 있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게 문제지만. 의료 및 약용수 얘기는 근거가 없다. 첨가제를 넣으면 모를까.”

이 교수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심층수는 그저 ‘염분을 제거한 바닷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전문가들은 심층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해양화학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또 다른 교수를 만났다(이들 전문가는 모두 익명을 요구했다. “정부가 하는 일에 반대 목소리를 내면 정부 발주 연구용역을 따내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했다).

-심층수가 몸에 좋을 수 있다고 보나.

“다른 물과 똑같다. 몇백년 전에 만들어졌으니 막연히 몸에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환상이다. 필터로 소금과 이온을 걸러낸 것인데 특별히 좋을 게 뭐가 있겠나. 일본에서 사업적으로 성공했다고 하지만 효과는 검증되지 않았다. 잡지 같은 데서 몸에 좋다는 얘기는 나왔어도 학계에서 심층수의 효과를 증명한 논문은 아직 보지 못했다.”

그는 “정부가 나서서 국민의 세금을 수익사업에 투자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사업적 목적이라면 기업에 맡겨놓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심층수 개발에 공익적 목적이 있는지 묻고 싶다는 것.

다른 대학 전문가들도 비슷한 견해를 드러냈다. ‘해양학계 대부’로 알려진 한 교수의 의견도 대동소이했다. 이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기업이 상업적인 목적으로 심층수를 개발한다면 몰라도 정부와 신망 있는 연구원이 나서서 심층수의 효과를 광고하는 듯한 자세에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심층수에 관해 수백편의 기사를 검색해봤지만 효과를 부정하는 기사는 한 편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학계에선 이미 심층수의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아직 확인된 것은 없다”

해양수산부가 해양심층수를 MT (Marine Technology, 해양과학기술) 분야 중 처음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분명 근거가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수백억원을 들여 연구센터를 짓고 전국의 대학과 연구소에 연구 과제를 위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로부터 위탁 과제를 받아 연구한 대학과 기업 연구소는 어떤 결론을 내렸을까. 고성군 연구센터의 심층수 홍보관에 들어가 보면 위탁과제를 수행한 연구소 이름과 실험 내용이 전시돼 있다. 이들 중 몇 곳과 접촉해봤다.

심층수를 이용해 발효음료의 생산 가능성을 연구한 경북과학대. 심층수연구센터의 지원으로 2년간 연구에 참여한 대학 관계자는 “아직 연구 성과로 내놓을 정도는 아니지만 가능성을 읽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 기간이 짧아 성과가 미미했냐고 묻자 “연구비 지원이 많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고 했다. 심층수를 활용해 발효음료를 만드는 것과 표층수나 지하수를 활용해 만드는 것의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임상 실험을 못해 차별성이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3/6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목록 닫기

‘영험한 물’? 해양심층수 실체 논란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