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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심층 리포트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우리가 노무현 때문에 못사는 건 아니지만 부뚜막에 얼라 앉혀놓은 것 같아서…”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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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촬영되는 영화는 많아도 부산에서 제작되는 영화는 한 편도 없는 게 오늘날 부산 영화계가 안고 있는 고민이다. 그러다 보니 부산에서 영화를 배운 학생들이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인력유출이 반복된다. 김 교수는 “부산시가 영화제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에만 몰두했지, 정작 부산 영화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를 소홀히 했다”고 아쉬워했다.

“미국에서 할리우드 제작 시스템과 선댄스 제작 시스템이 공존하듯이 한국 영화가 발전하려면 충무로 영화와 부산 영화가 공존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부산 영화를 제작하고 유통할 시스템을 갖춰야 합니다. 영화제작이 없는 영화제는 사라지거나 계속해서 땅만 빌려주는 노릇에 그치고 말 것입니다.”

꿈틀대는 부산 경제

부산 사람들은 무뚝뚝하다. 마음에 있어도 표현을 안 한다. 서울에서 살다 남편 직장 때문에 1년 전 부산으로 내려왔다는 안소희(34)씨는 이런 부산 사람들을 접하면서 처음엔 당황했다고 한다. 싹싹한 서울 사람과 달리 웬만큼 친해져도 ‘어데 가능교?’ ‘왔능교?’ 하는 퉁명스러운 인사가 고작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의식은 확실히 떨어져요. 서울에선 패밀리레스토랑 직원들이 테이블 앞에 무릎 꿇고 상냥하게 주문받는 게 당연한데, 여기는 하는 사람도 익숙지 않고 받는 사람도 ‘이게 뭔 지랄이냐’고 할 정도로 거북스러워해요. 그게 어떤 면에서는 순박해 보이기도 해요.”



대신 집단의식과 패거리 문화는 강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손님과 상인이 싸움이 붙으면 남의 일처럼 모른 척하는 서울과 달리 상인들이 다 한편이 된다는 것. 다른 지역에 비해 지역신문이 강세인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다고 한다. 부산의 지역신문은 가판대에서 중앙일간지보다 2배 이상 팔린다. ‘부산일보’나 ‘국제신문’을 보면서 중앙일간지를 보는 경우는 있어도 중앙일간지만 보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안씨에게 “부산이 살 만한 곳이냐”고 묻자 잠시 머뭇거렸다.

“부산은 산을 등에 업고, 바다를 가슴에 안고 있어요. 게다가 낙동강이 있어 모르는 사람들은 전원도시 같겠다고 하지만, 시가지 녹지율이 7.3%에 불과해요. 도심에 공원다운 근린공원이 없어요.”

그래서 부산 사람들은 하야리아 미군부대를 공원화하는 데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 부산 최대의 평지공원이 조성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인구 360만이 넘는 대도시에 동물원이 하나도 없고, 백화점다운 백화점이 4개뿐이라고 하면 서울사람들은 깜짝 놀란다는 것.

“하천만 해도 그래요. 서면 근처를 지나다 보면 종종 악취가 날 때가 있어요. 동천에서 나는 냄새인데 많이 나아진 게 그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옛날엔 ‘똥천’이라고 불렀다니 상상이 가죠.”

난개발도 심각한 문제라고 한다. 바다가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 우후죽순으로 아파트가 들어선다. 무분별한 개발로 짜증스러울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그는 부산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했다. 투박하면서도 속정을 주고, 한번 의기투합하면 불같이 일어나는 부산 사람들의 매력을 알기 시작했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긴 슬럼프를 마치고 다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준비하는 부산의 역동성을 실감하고 있다는 것.

그러고 보면 부산 사람들은 바다를 닮았다. 바다는 파도가 없이 잔잔할 때에도 썩지 않는다. 그리고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거센 파도가 출렁인다. 부산의 경제도, 정치도 바다처럼 다시 출렁거리기를 기대한다.

[부산시장 후보 릴레이 인터뷰] 김석준 민주노동당 후보

“부산을 서민의 ‘행복특별시’로 만들겠다”
釜山, 소비와 보수만 남은 도시… 개방성, 역동성 살려낼까?
-부산은 어떤 문제점을 안고 있나.
“부산만큼 살기 좋은 곳도 없다. 게다가 세계 5위의 무역항이다. 그런데도 시민 소득은 전국평균에도 못미친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정치권, 기업인들이 지역살림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1960∼70년대에는 서울보다도 살기 좋았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동력이고 관문이었다. 그런데 1980년대부터 침체하기 시작했다. 시대변화에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1990년대 이후 김영삼씨와 한나라당 정치세력이 부산을 배타적으로 독점하면서 기득권 유지에 급급, 지역사회 발전을 등한시했다. 보수적 지배세력의 이해관계로 인해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결국 시민의 삶만 열악해졌다. 이젠 판갈이가 이뤄져야 한다.”

-민노당에 대한 지지도가 낮다. 사표(死票) 방지 심리도 걸림돌이 될 것 같다.
“정치 지형의 변화는 짧은 시간에 갑자기 이뤄지지 않는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2004년 지방선거 때 민노당은 구청장 후보 하나 없이 나 혼자 출마했다. 처음에 1%의 지지율로 시작해 결국 17%의 득표율을 올렸다. 이번엔 그 이상을 얻을 자신이 있다. 그동안 국회에 민노당이 진출했고, 민노당에 대한 인식이 더 좋아졌다. 또한 부산지구당 역량도 커져 이번 선거엔 70여 명의 후보가 출마한다.사표 심리는, 변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힘센 사람에게 기대보려는 데서 비롯된다. 이번 선거기간에 우리의 활동을 보면서 시민들의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우리가 새로운 대안임을 확인시키겠다.”

-이번 선거에서 민노당의 목표는.
“민노당이 진보적 대안 야당임을 확인시키는 것이다. 시장은 2등이 목표고, 시의회는 독자적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최소 의석수인 5석 이상을 당선시키는 것이다. 기초의회 역시 구·군마다 1명 이상 당선이 목표다. 그래서 진보적 의정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겠다.”

-시장이 된다면 부산을 어떻게 바꿀 생각인가.
“부산 시민의 삶의 질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출산율이 전국 최하위다. 젊은이들이 빠져나가 고령화가 가장 많이 진행된 도시가 됐다. 부산이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돼야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보육시설과 교육 분야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 젊은이가 돌아와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을 살려야 하는데, 그러려면 기술경쟁력이 있어야 한다. 부산의 대학에서 교육을 받은 고급인력이 부산 기업에 취업하면 지원금을 주는 제도를 도입해 취업도 돕고 기업도 돕는 정책을 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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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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