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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소송 5건, 언론중재위 제소 16건! ‘대통령의 訟事 ’ 실상

노 대통령, 개인 명의 송사에 정부 예산 사용 논란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민사소송 5건, 언론중재위 제소 16건! ‘대통령의 訟事 ’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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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예산으로 하라고요?

“그렇죠. 대통령님뿐만 아니라 청와대의 수석비서관, 비서관, 행정관에 대해서도 개인적 일이 아닌 비서실 내에서 직무와 관련된 사안에 대한 언론보도 대응에 청와대 예산을 지원하는 것으로 방침이 정해져 있습니다.”

-언론중재위에서 조선일보가 이의를 제기하자 같은 만평에 대해 대통령은 조선일보를 상대로 두 건의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청와대 방침에 따르면 이 소송비용도 청와대 예산으로 충당되는 것입니까.

“그렇습니다.”

정부 일각 “유사한 전례 없어서…”



그러나 대통령이 제기한 언론중재나 민사소송에 국가예산이 사용된다는 점에 대해 일부 정부 부처 관계자는 “유사한 전례를 알지 못해 뭐라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검사)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소송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원고가 ‘대한민국’인 경우에 국가 예산으로 소송비용이 지원된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원고가 공무원 개인 명의인 경우 정부가 소송 비용을 대주지는 않는다. 공무원 개인이 제기하는 소송의 비용은 본인이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게 ‘노 대통령의 소송비용은 청와대 예산으로 충당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요구받자 “정부 각 부처의 ‘기관운영비’는 쓰임새가 넓기 때문에 그런 항목에서 지원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부처 예산으로 소속 공무원의 민사소송 비용을 대주는 일은 매우 흔치 않아서 뭐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도 “공무원의 민사소송에 국가예산이 지원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생각을 안해봤다. ‘정부업무 조력자’에 대해 예산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규정을 근거로 삼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딱 떨어지게 답변하지 못했다.

국회 및 법학계는 대통령의 민사소송에 국가 예산이 지원되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논의해볼 사안”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회 예산정책처 행정예산분석팀 관계자는 “신청인과 원고가 ‘대통령 노무현’ 혹은 ‘노무현’으로 되어 있는 언론중재위 조정 신청과 민사소송은 개인의 소송일 뿐이다. 공무원이 제기하는 소송에 국가예산이 지원된 전례가 없다. 검토가 필요한 논쟁적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외대 김우룡 교수는 “대통령이 국가 예산을 사용해 언론사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통령이 언론보도에 사사건건 제소하거나 고소하는 것은 언론사의 권력 감시 기능을 크게 저하시키는 ‘위축효과(chilling effect)’를 유발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대학교 박선영 법학부 교수는 2004년 ‘언론관련 판례로 살펴본 표현의 자유의 범위와 한계’라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박 교수는 노 대통령이 조선일보 만평에 대해 언론중재위에 제출한 정정보도청구 신청서를 검토한 뒤 “대통령 본인 명의로, 본인의 명예회복을 목적으로 제소한 것이므로 변호사 비용은 대통령이 사비로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 교수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신청서를 살펴보건대 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이 거짓말한 것 아니냐’는 만평이 대통령의 사회적 가치 평가를 저하시켰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에 따라 실추된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려는 권리구제의 수단으로 정정보도 청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신청서의 명의도 ‘대통령 노무현’으로 개인의 이름으로 되어 있고, 이어진 민사소송의 원고 명의도 ‘노무현’이어서 개인 자격이다. 소송의 ‘주체’와 ‘목적’에 있어 공무원 개인이 자신의 명예회복을 목적으로 제소한 것으로 봐야 한다. 통상적 민사소송과 다를 바 없다. 따라서 이 경우 변호사 비용은 국가 예산이 아닌 대통령 본인이 충당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대통령이 본인의 ‘자연인 이름’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개인’이 아닌 ‘국가기관’으로 인정받기는 어렵다.”

“비판수임 의무” “대통령 책임 아니다”

‘대통령의 공적인 직무와 관련된 것이고, 허위 만평으로 국정에 지장을 초래했으므로 국가예산이 송사에 지원된다’는 논리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했다. 이어진 그의 설명이다.

“그 논리가 성립되려면 우선 만평 내용이 사실관계에서 완전히 거짓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이 기자간담회에서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얘기를 한 것은 사실이고, 만평은 그 말을 부정적으로 비꼰 일종의 ‘의견표명’ 정도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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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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