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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이슬람 대립 이후 떠오르는 ‘제3의 축’

삼극체제에서 親美만으론 위험,중립적 실리 외교노선 찾아라!

  • 조명진 EU 집행이사회 안보전문역 myeongchin.cho@gmail.com

기독교-이슬람 대립 이후 떠오르는 ‘제3의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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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중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공조한다고 천명한 뒤 자국령인 체첸과 티베트에 대한 군사적 진압에 나섰다. 독립운동이든, 자치권 투쟁이든 상관없이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딱지를 붙이면 어떤 군사적 진압도 정당화할 수 있는 현실이다. 러시아는 2004년 북(北)오세티아 인질 사건 이후 체첸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 티베트나 신장(新疆)성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중국도 이들에 대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할 게 분명하다.

미국, 러시아, 중국은 공통적으로 이슬람 세력을 골칫거리로 여긴다. 외형상으로는 세 나라가 이슬람 세력을 상대로 공동전선을 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 일방주의적 패권구도에 불만을 가진 나라들과 외교관계를 재정립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인정하지 않는 팔레스타인의 하마스정권을 가장 먼저 초청한 나라가 러시아인 점은 러시아가 제3세력 속에 하나의 축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양대 종교세력의 충돌

최근 유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의 갈등은 2004년 11월에 처음 표출됐다. 네덜란드의 반 고흐 감독이 이슬람의 여성차별을 비판하는 ‘굴종(Submission)’이란 제목의 텔레비전 영화를 제작했다가 괴한에게 살해당한 것. 이 살인범은 고흐 감독의 가슴에 ‘서구의 이교도’에 대항해 궐기할 것을 촉구하는 격문을 꽂아놓았다.

그로부터 1년 뒤인 2005년 11월에 프랑스 파리 북동쪽 교외에서 10대 이슬람 소년 2명이 변전소에서 감전사했다. 이슬람 이민 2, 3세들은 이들이 경찰의 추적을 피해 도망가다가 변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의 과잉 추격에 항의하는 데모를 벌였다. 가난과 실업, 갖가지 차별에 대한 이슬람 이민자의 분노가 일시에 폭발한 사건으로 프랑스 이민정책 실패가 문명의 충돌로 비화된 것이다.



최근 벌어진 덴마크 신문 만평 사건도 문명충돌이 무력충돌로 확대될 위기로 번지고 있다. 이슬람 세력은 폭탄 터번을 두른 마호메트를 그린 한 컷 만화를 신문에 게재한 모든 국가를 적대시하고 있다. 이에 CNN 등 미국 언론은 문제의 풍자만화를 소개하지 않는 극도의 조심성을 보였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민심이 반미로 돌아설 경우 벌어질 걷잡을 수 없는 사태를 두려워한 것이다. 덴마크 만평 사태는 결국 ‘테러와의 전쟁’에 적색경보를 울리게 했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 네오콘의 대응이다. 미국 안보·외교의 핵심세력인 네오콘의 상당수가 유대인이다. 이라크전쟁의 본질은 이스라엘에 대한 잠재적 위협 인물인 후세인을 제거하기 위함이었다. 하물며 이란이 이스라엘을 말살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EU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핵개발을 추진하는 작금의 상황을 워싱턴의 네오콘은 좌시하지 않는다. 특히 럼스펠드 장관의 이란 담당관인 해럴드 로드가 유대인이어서 향후 대(對)이란 문제에 이스라엘의 국익을 반영한 정책 결정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이런 사실을 반영하듯 2년 안에 미국이 이란 공격을 목표로 구체적인 작전을 수립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미국의 대(對)이란 군사공격에 대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이란 공격시 예상되는 사하브 3, 4호와 러시아제 X-55 미사일을 이용한 보복은 물론이려니와 이란에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팔레스타인까지 이어지는 ‘초승달 벨트’의 시아파 세력이 연합공세를 펼칠 가능성 때문이다.

이슬람 국가들의 통합 움직임이 가시화된 건 아니지만, 테러와의 전쟁과 서구사회의 이슬람문화 모욕 사건들은 이슬람권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되었다. 이슬람교와 기독교가 공존하는 인도네시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세력이 교회에 불을 지르고, 그 보복으로 기독교 세력이 이슬람 사원을 공격하는 형태로 갈등이 이미 표면화된 상황을 볼 때, 이슬람 세계를 통합할 지도자나 집단지도체제가 등장한다면 이슬람 세력과 기독교 세력 간에 ‘제2의 십자군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슬람 세계의 통합 가능성

이슬람 세력의 통합은 세 가지 경우의 가능성이 있다. 첫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반미로 돌아서는 시점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끌 새로운 아랍민족주의 지도자가 등장하는 것이다. 중동지역에서 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에 가장 큰 위협은 아랍민족주의다. 아랍민족주의는 시리아, 이라크, 그리고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뚜렷한 이데올로기로 남아 있다.

아랍민족주의와 대항하기 위해 미국은 일부 아랍 국가의 보수적 이슬람 운동을 지원했다. 1970년대 말 이란혁명이 일어나고, 호전적인 이슬람 시아파가 등장하자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를 지원해 시아파와 대립하는 수니파를 육성했다. 냉전체제하에서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이 소련의 지원을 받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를 공격하도록 이슬람 보수 혁명세력을 부추긴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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