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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②

이명박 서울시장

외향화한 ‘내향적 사고형’… 책임감, 도전의식 강하지만 독선 빠지기 쉬워

  • 김종석 인천의료원 신경정신과장 mdjskim@naver.com

이명박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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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복할 수는 없다”

이명박에게는 호전적인 기질이 있다. 도전의식이 강하다. 대학시절 6·3한일회담반대운동을 주도한 이명박은 졸업 후 ‘내란선동죄’ 경력 때문에 취직할 수가 없었다. 몇 군데 입사시험을 치렀지만 2차 서류전형이나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졌다. 그러던 어느 날, 신문 한구석에서 ‘해외 건설현장에서 일할 역군 모집’이라는 작은 광고를 보았다.

건설회사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지만, 답답한 현실을 벗어나 해외로 나갈 수 있다는 말에 감전된 듯 이끌렸다. 현대건설에 입사원서를 낸 뒤 1차 필기시험은 합격했는데, 문제는 면접이었다. ‘인사부장 면담요(要)’라는 불길한 전보가 날아들더니, 이어 만난 인사부장은 아니나다를까 학생운동 전력(前歷)을 걱정했다. 이명박은 정면으로 부딪쳐 보기로 작정했다.

집에 돌아가 편지를 썼다. 수신인은 대통령 박정희. 먼저 자신의 전력을 밝히고 학생운동의 순수성과 충정을 토로한 뒤 사회진출을 막는 당국의 처사를 비판했다. 며칠 뒤 청와대 민정담당비서관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고, 국영기업체 취업이나 해외유학을 권유했다. 정부가 내미는 당근을 덥석 잡는 것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았다. 이명박은 “한 개인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길을 국가가 가로막는다면 국가는 그 개인에게 영원한 빚을 지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 한마디로 그는 ‘아무 짓도 안 하고 일만 하는 조건’으로 현대건설에 입사할 수 있었다.

이명박은 어려운 상황에도 굴복하지 않는다. 한국 건설사상 최초의 해외공사인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말단 경리사원으로 일할 때 일이다. 현장에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태국 인부들과 한국 인부들의 갈등이 고조되던 어느 날 저녁, 사무실에서 밀린 장부를 정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태국인 경리가 “미스터 리, 빨리 도망가!” 하고 소리쳤다. 한국 인부들이 난동을 일으켰다. 서울에서 장비 기능공을 모집했는데, 인천지역 폭력배가 대거 뽑혀온 것이었다. 인부들은 사무실을 포위했다. 한 인부가 단도를 책상 위에 내려꽂으며 협박했다.

“좋게 말할 때 금고 열쇠 내놔.”

“못 내놓겠다.”

“죽고 싶냐.”

정말 칼을 휘두를 기세였다. 이명박은 벽에 등을 갖다대고 금고를 막아섰다. 단도가 목 왼편으로 꽂혔다. 이명박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번엔 오른편으로 단도가 날아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가 왼쪽으로 돌아갔다.

‘이러다 죽는구나!’ 싶어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금고를 가슴에 끌어안았다. “야, 뭉개버려” 하는 외침과 동시에 발길질이 시작됐다. 온몸에 불이 났지만 힘을 다해 금고를 끌어안았다. 한참 후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말단사원 이명박의 무용담은 신화로 증폭됐고 그는 말 그대로 영웅이 되었다. 그런데 당시 금고 안에는 잔돈 몇 푼 밖에 없었다. 금고 열쇠를 내준다고 해서 누가 뭐라 할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목숨을 걸고 대항한 것은 천성적으로 굴복당하기 싫어하는 그의 성향 때문이다.

추진력, 융통성 갖춘 이상주의자

서울시장으로서 이명박은 추진력을 갖춘 이상주의자다. 청계천 복원 공사가 대표적인 예다. 이밖에도 그는 서울숲 조성, 서울광장 및 숭례문광장 개장, 대중교통체계 개편 등을 통해 서울을 인간중심의 문화도시로 만들려고 했다. 이러한 정책이 관철된 것은 끈기 있고 집념이 강한 그의 성격에 기인한 바가 크다.

2004년 7월 개편 시행된 대중교통체계는 초기엔 혼선이 빚어져 교통대란이 일어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됐다. 이명박은 서울시민에게 사과했고, 실무자들은 진퇴양난에 빠졌다. 그러나 이명박은 포기하지 않고 교통체계를 개편 시행한 첫날부터 두 달 동안 일요일도 예외없이 매일 저녁 9시 교통상황실에서 2시간씩 대책회의를 하면서 문제점을 꾸준히 보완해 나갔다. 그 결과 처음엔 다소 불편했지만 차츰 교통 소통 속도가 빨라져 대중교통체계 개편은 성공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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