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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 인터뷰

마음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금희 아나운서

“촌스러움이 내 강점,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람만 보여요”

  • 김지영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kjy@donga.com

마음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금희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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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는 본래 말하는 직업이다. 그런데 그의 진행방식은 어떤 프로그램에서든 말하기보다 듣는 데 치중한다. 자신보다 출연자가 더 많이 얘기하도록 귀 기울이는 것, 그것은 그가 생각하는 MC의 기본 소양이자 어릴 때부터 몸에 밴 습관이다.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의 카운슬러 역할을 했어요. 친구들이 무슨 일로 찾아왔고, 제가 어떤 대답을 해줬는지는 구체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이상하게 친구들이 고민이 생기면 저한테 털어놓곤 했어요. 그래서 듣는 게 익숙해진 것 같아요.”

날카로운 질문으로 상대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인터뷰어는 강한 인상을 남기고, 때론 보는 이를 통쾌하게 만든다. 이 아나운서의 인터뷰 방식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 그러나 류승범 송일국 김주혁 같은, 인터뷰 안 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이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선뜻 출연해 무슨 얘기든 술술 풀어놓는 걸 보면 그가 탁월한 인터뷰어임은 분명하다.

-인터뷰이의 답변이 진실인지 아닌지 알아챌 수 있나요.

“인터뷰이가 거짓말하면 직감하죠. 하지만 대응하는 건 때에 따라 달라요. ‘파워인터뷰’인 경우 시시비비를 가려야죠. 특히 출연자가 공직에 있는 분일 경우는요. 하지만 라디오 프로그램 ‘가요산책’에 게스트로 출연한 연예인이 진실과 다른 얘기를 할 때, 그것이 사생활에 관한 것이라면 더 캐묻지 않아요. 그땐 거기까지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물론 더 파고들어가서 인터뷰어로서 개가를 올릴 수도 있겠지만 인간적인 신뢰가 훨씬 중요하거든요.”



‘이금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KBS ‘아침마당’이다. 1997년, 이 프로그램과 인연을 맺어 주말 진행을 하던 그는 1998년 6월부터 매일 아침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6월15일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 꼬박 8년이 됐다. 그 사이 남자 진행자는 이상벽에서 손범수로 바뀌었다.

-‘아침마당’엔 서민들, 주부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도 연탄을 갈아봤고, 형제 많은 집에서 아옹다옹하면서 자랐고, 어릴 적 한복이 정말 입고 싶었는데 3년 만에 겨우 한 벌 얻어 입었고…. 그런 경험이 도움이 많이 돼요. 처음 방송을 시작할 땐 결혼도 안한 내가 과연 주부들과 얘기가 통할까, 정말 겁이 났어요. 막상 부딪쳐보니 결국 사람 이야기예요. 그분들 처지에서 생각해보니 이해하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저도 결혼해서 남편이 친정 험담하면 기분 나쁘고, 시어머니가 남편 편만 들면 서운할 것 같거든요.”

-감정이입이 빠른가 봐요.

“영화를 봐도 5분이면 감정이입이 돼서 잘 웃고 잘 울고 그래요.”

-저도 그래요.

“남자들이 50대가 되면 드라마 보고 운대요.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남편과 같이 보시면 되겠어요(웃음).”

부부 문제 공론화한 ‘아침마당’

마음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금희 아나운서

이금희 아나운서가 8년째 진행하고 있는 KBS ‘아침마당’. 이 아나운서는 ‘아침마당’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고 한다.KBS 제공

-‘아침마당’이 15년이나 방송했다죠?

“15년 전만 하더라도 부부 문제를 방송에서 시시콜콜 얘기한다는 게 익숙하지 않았어요. 요즘 부부 문제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시청자들이 배심원이 되는 재현 드라마까지 생긴 건 ‘아침마당’의 영향이라고 생각해요. 부부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속으로만 끙끙 앓던 주부들이 ‘아침마당’을 보면서 나만 그렇다는 피해의식을 버리고, 또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는 그런 학습효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고요. 그런 것들이 부부관계를 비롯해 가정, 나아가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아침마당’이 “가부장적이고, 시청자 수준을 너무 낮게 본다”는 지적도 있어요.

“예전에는 그랬어요. 보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 적이 많았죠. 지금은 많이 달라졌어요. 주제도 그렇고, 출연자 연령대도 젊어졌고요. 꾸준히 보신 분들이라면 그런 변화를 느끼실 거예요.”

-그동안 호흡을 맞춘 이계진, 이상벽, 손범수 씨를 평가한다면.

“‘사랑의 리퀘스트’를 함께 진행한 이계진 선배님은 딸 같은 보조작가들에게도 절대 반말하지 않는 ‘매너 짱’이세요. 이상벽 선배님은 셔츠 등판이 다 젖을 정도로 치열하게 방송을 하시죠. 손범수씨는 누구에게나 정말 좋은 사람으로 다가가는 순수함이 있고요.”

-‘아침마당’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달았죠. 물론 그 전에도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은 늘 제 우선순위에서 밀려났죠. 심지어 아버지 칠순잔치 때도 중간에 방송하러 나왔어요. 늘 그런 식이었는데, ‘아침마당’을 진행하면서 ‘정말 잘 산다는 건 가족과 더불어 사는 것’이라는 걸 절감했죠. 그 뒤로는 휴가를 내면 그중 절반은 꼭 가족과 보내고, 두 달에 한 번씩은 가족과 1박2일 여행을 가고, 한 달에 두 번씩은 가족과 외식을 하고…. 의도적으로 애를 쓰죠. 또 결혼은 그냥 생활이 아니라 노력이구나, 내가 방송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결혼생활도 노력해야 잘 영위해 나갈 수 있겠구나, 그런 걸 배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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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동아일보 출판팀 기자 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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