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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전직 월간조선 기자의 大해부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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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는 관보에 ‘마산만에서 어패류 채취를 금지한다’는 수산청 고시가 실린 것을 보고, 오염 때문에 이러한 조치를 내렸을 것으로 판단했다. 마감 시간이 임박했기에 더 이상의 확인을 포기하고 ‘바다 오염으로 마산만에서의 어패류 채취가 금지됐다’는 기사를 송고했다. 보도가 나가자 깜짝 놀란 수산청이 거꾸로 그 보도가 사실임을 확인해주었다.

‘救國의 논객’vs‘안보상업주의자’ 조갑제의 비밀

조갑제씨는 작은 수첩을 가지고 다니며 흥미있는 것을 들으면 바로 메모한다. 조씨의 메모수첩.

확인사살 당한 조갑제

1979년은 뒤숭숭한 해였다. 10월 중순 마산과 부산에서 유신을 종식하라는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자(부마항쟁), 박정희 정부가 이 지역에 위수령을 발동했다(10월20일). 그리고 1주일이 채 안 된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총을 맞고 절명하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졌다. 12월12일에는 10·26사태 수사를 담당하던 전두환 보안사령관(합동수사본부장)이 정승화 육군 참모총장을 체포함으로써 신군부의 등장을 예고했다.

해가 바뀐 1980년 4월21일, 강원도 사북에서 광부들이 대규모 스트라이크를 일으켰다(사북사태). 5월이 되자 서울의 각 대학에서는 10·26 직후 발령된 비상계엄을 철폐하라고 외치는 ‘서울의 봄’ 시위가 일어났다. 대규모 시위대는 서울역에 집결해 광화문으로 진출을 시도했는데, 이 과정에서 전경이 버스에 치여 사망하는 등 양상이 매우 복잡해졌다.

정부는 5월17일 비상계엄을 확대해 시위를 누르려 했다. 그런데 바로 다음날 광주에서 계엄군과 시위대가 맞붙으면서 초대형 유혈사태가 벌어졌다.



조갑제는 혼자 광주로 들어갔다. 이때의 상황에 대해 조씨는 “회사에는 병가(病暇)를 내고 광주에 들어갔다”고만 말한다. 친구 정순태씨는 이 일에 대해 “조갑제는 아프지도 않은데 병가를 냈다. 그리고 혼자 광주로 들어갔다”고 좀더 상세히 설명했다.

당시 광주에서는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사람을 학살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조씨는 지금도 강한 경상도 사투리를 쓴다. 그는 “비상계엄이 확대되었고, 경상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광주에 들어갔다. 그러나 광주에서 경상도 사람이라고 해서 봉변을 당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에서는 최맹호(崔孟浩) 기자 등이, 조선일보에서는 조남준(趙南俊) 기자 등이 광주로 내려가 현지 주재 기자와 함께 취재를 했다. 그는 광주에서 우연히 본사 취재반과 만나 같이 취재를 했다. 그리고 부산으로 가는 시외버스 파우치 편에 기사를 본사로 송고했다.

병가를 낸 조 기자가 그냥 광주로 갔다 왔으면 모를까 기사를 보냈으니, 사회부장(현재 부산 모대학 교수)의 처지가 매우 곤란해졌다. ‘광주 무단 취재’가 동티가 돼 그는 의원해임 형식으로 또다시 해직되었다.

세상은 흉흉해져 갔다. 신군부는 그해 8월 전국 언론사에 문제 기자를 쫓아내라는 지시를 내렸다.

정순태씨도 해직기자 명단에 포함되었다. 그는 “그때 해직대상자 방이 붙었는데 그 방에 이미 해직된 조갑제의 이름도 들어 있었다. 회사는 이미 해직된 조갑제를 확인사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국제신문도 오래가지 못했다. 전두환(全斗煥) 소장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는 ‘1도(道)1사(社)’ 원칙을 만들어 난립한 지방지를 정리했다. 1980년 11월25일 국제신문은 지령 10992호를 끝으로 그보다 부수가 적은 ‘부산일보’에 통합되었다. 국제신문은 전두환 정권이 끝난 다음인 1989년 2월1일 복간했으나 과거의 영광은 되찾지 못하고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위연은 제갈공명 사후(死後) 그를 배신했다가 마대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제갈공명은 위연의 목덜미에 거꾸로 솟은 뼈를 보고 반골(反骨)임을 짐작하고 미리 마대를 그의 심복으로 심어 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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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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