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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국민의 자유와 권리 제한하는 결정… 승자는 없다

  • 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법학 conlaw@hufs.ac.kr

헌법재판소 신문법 판결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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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발전위원회의 성급함

우리 헌법 21조3항은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헌재는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를 “신문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하여”라고 해석했다. 따라서 다수의 신문이 존재하고 경쟁하도록 하기 위하여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정당성을 가지게 된다.

현대 법치주의 국가에서 국가의 개입은 법률로 이루어져야 하므로 다양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즉 신문시장에 여러 종류의 신문이 존재하고 경쟁하도록 하기 위하여 신문법을 제정하는 것은 허용된다. 여기까지 헌재의 설명은 원론적인 것으로 올바른 해석이다.

문제는 현재 신문시장에 다양성이 모자라는지와 만약 다양성이 부족하다면 이를 제고하기 위한 수단이 무엇인지를 찾는 데 있다. 우리나라처럼 신문이 너무 많아서 탈인 나라에서 신문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국가가 개입할 수 있을까 의문이다. 신문법 16조 자료신고 조항으로 되돌아가면, 자료신고라는 투명성 제고가 신문의 다양성을 제고하는 데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범인(凡人)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신문발전위원회나 신문유통원 조항에 대한 위헌 주장은 각하되었다. 헌법소원은 국민이 마지막으로 하는 구제수단이다. 보통의 경우 억울한 사정이 있으면 재판을 통해서 구제받으면 된다. 법률의 제정 같은 국가의 공권력 행사가 국민의 헌법상 권리를 직접 침해하고, 다른 구제수단이 없을 경우에만 헌법재판을 통하여 공권력 행사의 위헌성을 판단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신문법이 제정된 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가 헌법소원을 냈을 때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갖추지 못해 각하되리라고 판단한 헌법학자들이 있었다. 구체적인 권리침해의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 가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그것도 안 될 때 헌법소원을 내는 것이 통상의 방법이다. 다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법률조항은 그러한 조항이 있는 것 자체가 언론활동을 위축시키는 직접적인 권리침해가 발생하므로 헌법소원의 적법성 요건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었다.

헌재는 통상의 방식을 택했다. 적극적으로 위헌성을 판단하자는 일부 소수의견이 있었지만, 다수의견은 대부분의 신문법과 언론중재법 조항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내렸다. 신문발전위원회나 신문유통원과 관련된 조항이 각하 결정을 받은 이유도 마찬가지다.

현재로서는 신문사의 어떠한 권리가 침해되었는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신문발전위원회나 신문유통원이라는 조직을 두는 것 자체는 헌법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고 그 조직이 하는 일이 헌법에 위반될 수 있는데 그 일은 실제 벌어진 후 헌법소원을 낼 수 있을 뿐이다. 따라서 신문발전위원회가 신문발전기금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차별적인 집행을 하면 위헌성 시비가 재연될 수 있다. 헌재는 “신문발전위원회가 그 법률에서 부여한 권한을 현실적으로 행사했을 때 비로소 신문사업자인 청구인들에 대한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신문발전위원회는 헌재 결정이 있고 1주일이 되기도 전인 7월4일 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 사업자 12개사를 선정했다. 전국 일간신문으로는 신청한 6개사 중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지원사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결정은 적법절차의 원칙 및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헌재 결정의 기속력(羈束力)을 부정한 것이다.

이번 헌재 결정으로 신문지배적 사업자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한 조항이 위헌결정을 받아 무효가 되었는데, 3대 신문사 중에는 자사가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된다고 믿었거나 해당되지 않더라도 신청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 여부를 놓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싫어서 신청하지 않았을 수 있는데 신문발전위원회가 헌재 결정 후 1주일도 되지 않아 지원대상자를 선정한 것은 잘못이다. 위헌 결정으로 해당 조항이 무효가 된 만큼 새로 공고한 후 신청을 다시 받아야 했다.

”자기가 보기에 좋은 신문이 시장에서 선호되지 않으면, 자기 돈으로 사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면 된다. 그렇지 않고 국가의 돈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그 신문을 지원하라고 하는 것은 국민을 생각한 것이 아니다.”

헌재가 간과한 점

언론중재법의 언론중재위원회 조항은 조직규범이라는 이유로, 즉 조항 자체만으로는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다. 헌재는 “법률에 의하여 설립된 조직이나 기구가 구체적으로 이러한 권한을 행사할 때 비로소 기본권침해의 가능성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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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완 한국외국어대 교수·법학 conlaw@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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