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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층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네 번째 부인’의 진실

“언론에 난 사진은 다른 사람, 진짜 김옥은 바로 이 여자”

  • 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권력층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네 번째 부인’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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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층 탈북자들이 전하는 ‘김정일 네 번째 부인’의 진실

7월23일 ‘연합뉴스’가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김옥이라고 보도한 사진. 2000년 10월 조명록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과 접견했을 당시 동행한 김옥이 회담장 테이블에 앉은 모습을 찍은 것이라는 설명이었다.(좌) 같은 날 MBC가 이때 방송용 카메라에 포착됐다며 공개한 자료 화면.(우)

학교를 졸업한 후인 1985년에는 갓 창립된 왕재산경음악단에 선발됐다. 왕재산경음악단은 보천보경음악단과 함께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악단으로, 매년 한 차례씩 각 학교를 돌며 인물이나 실력이 빼어난 여학생들을 신입단원으로 선발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녀가 왕재산경음악단에서 피아노를 담당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으나,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으로 졸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단 왕재산경음악단에 선발된 것이 1985년이라면, 대학을 졸업했다고 하기에는 나이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음악단에서 활동하던 그녀가 김 위원장의 눈에 든 것은 1980년대 후반으로 전해졌다. 미모에 유난히 활달한 성격을 겸비한 그녀는, 다른 사람들은 감히 입을 열기조차 두려워하는 김 위원장 앞에서도 붙임성 있게 자기 의사를 표현해 호감을 샀다는 것이다. 한 탈북 인사가 전하는 일화다.

“음악에 조예가 있는 김 위원장은 경음악단이 파티에서 연주를 하면 중간에 끊고 ‘이 곡은 이렇게 바꿔보면 어떤가’ 하고 곡을 고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참석자들이 모두 바꾼 게 훨씬 낫다며 극찬하는 것은 물어보나마나다. 이런 일을 두고 ‘타고난 영감으로 음악적 지도를…’ 운운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옥은 달랐다. 아무래도 곡을 바꾸려면 피아노 연주자가 가장 먼저 따라가줘야 하는데, 바뀐 음악에 대해 ‘이건 이래서 악곡구성에 안 맞는다’고 입바른 소리를 했다는 것이다. 위원장은 그런 당돌한 김옥에 놀랐고, 그래서 끌렸다. 어쩌면 김옥은 그렇게 하는 것이 위원장 눈에 드는 길임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후 김 위원장은 김옥을 자신의 주변에서 일하게 했고, 현지시찰 때 데리고 나가기도 했다. ‘우리의 지도자’에 실린 사진은 바로 이 무렵에 촬영된 것으로 보인다. 후지모토씨는 저서에서 사진 속의 여인이 누구나 달게 돼 있는 김일성 배지를 달지 않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때 이미 그 정도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은 듯 하다는 뜻이다. 사진집이 발간된 1992년까지는 그녀가 지금처럼 ‘유명인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공식 사진집의 구석에 실린 사진이 무심결에 공개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녀가 중앙당의 비서나 부장급 최고위 간부들조차 ‘옥이 동지’라고 부를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의 일이다. 북한에서 ‘동지’는 상급자에게 쓰는 말이다. 하급자나 동급자에게는 ‘동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김옥은 김 위원장과는 20년 넘게 나이 차이가 나지만 걸핏하면 반말을 하고 거리낌없이 신경질을 부릴 정도로 친밀한 관계였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그럴 때마다 ‘귀여운 모습’을 감상하듯 웃으며 즐거워했다는 것. 평양의 최고권력자들이 그녀에게 경칭을 쓰는 이유는 물론 김 위원장과의 이런 관계 때문일 것이다.



후지모토씨가 전하는 일화는 더욱 구체적이다. 김옥을 처음 본 것은 1987년 무렵 김 위원장의 초대소에서였는데, 고영희의 지정석에 그녀가 앉아 프랑스제 고급식기에 담긴 음식을 먹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후 그녀는 고영희가 참석하지 않는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간장약을 챙겨주는 등 아내 노릇을 하는 것 같았다고 한다. 가끔 식사자리에서 김 위원장을 위해 피아노를 연주하던 그녀는 김영숙, 성혜림, 고영희 등 ‘선배’들과는 달리 글래머는 아니지만 애교가 많은 스타일이었다고 후지모토씨는 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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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일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hamo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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