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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의 ‘딥 인사이드’

3년 전 중국 동북공정의 실체 최초 폭로한 ‘신동아’의 현장 취재

광개토태왕비 앞에는 發福 비는 잔돈만 수북이…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3년 전 중국 동북공정의 실체 최초 폭로한 ‘신동아’의 현장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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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중국 동북공정의 실체 최초 폭로한 ‘신동아’의 현장 취재

중국 환인현 미창구촌에 있는 가짜 주몽묘. ‘장군묘’라는 표시가 있는데도 중국 측은 주몽의 묘라고 설명한다(왼쪽).<br>중국 집안에 있는 장군총. 주몽의 두 번째 묘이자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곳으로 추정된다(가운데).<br>고구려의 세 번째 수도인 평양에 있는 주몽의 묘. 1993년 북한은 이 무덤을 대대적으로 개수했다(오른쪽).

가짜 주몽묘

오녀산성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쯤 달리면 환인만주족자치현 아하향(雅河鄕) 미창구촌(米倉溝村)이 나온다. 옆에 혼강이 흐르는 이곳에는 높이 8m, 둘레 150m쯤 되는 흙무덤이 있는데 중국측은 이 무덤을 ‘주몽의 묘’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무덤은 주몽의 무덤이 될 수 없다는 것이 국내 학자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이 무덤은 모든 부장품이 도굴된 상태에서 발견됐는데 환인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연꽃 등이 그려진 벽화가 발견된 곳으로 유명하다.

연꽃은 불교와 관련이 깊은 꽃인데, 고구려는 17대 소수림왕 때인 372년 전진(前秦)으로부터 불교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근 400여 년 전에 붕어한 주몽의 묘에 연꽃을 그려 넣을 이유가 없다. 환인 지역에는 상고성자(上古城子·지명) 등 여러 곳에 고구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무덤들이 있는데, 하나같이 강가에 있던 돌을 쌓아 만든 석총(石塚·돌무지무덤)이다.

장례는 매우 엄격한 행사이기 때문에 매장 풍습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강가의 돌로 ‘돌무지무덤’을 쌓는 전통은 집안으로 도읍을 옮긴 다음에도 계속된다. 후기로 가면서 육면체로 자른 큰 돌로 기단을 만들어 그 위에 흙을 올리는 ‘돌기단 흙무덤’을 만들고, 이어 석실을 만들고 그 위에 흙을 덮는 ‘봉토돌방무덤(土塚)’으로 변모해갔다.



미창구촌 무덤은 석실을 만들고 흙을 덮은 봉토돌방무덤이다. 이러한 무덤은 불교를 받아들인 고구려 후기에 많이 발견되므로 고구려 1대왕인 주몽의 무덤이 될 수가 없다.

현지인들은 이 무덤을 ‘장군묘’라고 불러왔다는데 유네스코에 등록을 하면서 중국은 이 무덤을 주몽의 무덤으로 바꿔 설명하고 있다. 중국은 왜 이러한 역사 왜곡을 한 것일까. 이유는 결론을 내려놓고 역사를 짜 맞추었기 때문이다.

환인이 고구려 최초의 수도였다면 이곳에는 주몽의 무덤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이 발견되지 않자 중국은 이곳에서 가장 큰 무덤을 주몽 무덤으로 정해버린 것이다. 그래야 한국 관광객이 찾아오고, 고구려가 중국 역사의 일부라고 주장할 수 있다.

답사팀을 이끈 동국대의 윤명철 교수는 이 무덤의 정체를 “졸본이 고구려 최초 도읍지였다면 고구려는 수도를 국내성이나 평양으로 옮긴 다음에도 이곳을 왕족으로 하여금 통치하게 했을 가능성이 높다. 고구려는 광개토태왕 때부터 주변국과의 관계가 안정됐다. 광개토는 왕이 아니라 황제와 유사한 태왕(太王)으로 불렸다. 수도에 태왕이 있고 지방에는 왕이 있는 중국식 봉건제와 비슷한 통치를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무덤은 고구려 발상지인 이곳을 맡아 다스렸던 지방 왕이나 왕족을 위해 만든 고구려 중기 이후의 무덤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주몽은 ‘고구려’ 국명 안 썼다

고구려를 비롯한 한민족은 태양과 함께 조상을 숭배한 전통을 갖고 있다.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는 속담이 있는 것을 보면, 조상신 숭배는 중요한 일이었음에 분명하다. 기독교가 들어오기 전, 먼 곳으로 이주하는 우리 조상은 신주나 위패를 반드시 들고 갔다. 무덤은 갖고 갈 수 없으니 조상 혼령을 모신 신주를 대신 들고 간 것이다. 국가가 도읍지를 바꿀 때도 이 원칙은 통용되었을 것으로 보인다(국가를 운영하다 수도를 바꾼 나라는 고구려와 백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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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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