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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연구

차기 일본 총리 물망, 아베 신조 관방장관

근친혼 불사하는 순혈 우익가문 귀공자, 한·중에 ‘비호감’, 脫亞入歐 고수할 듯

  •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일본정치 khyang@mail.skhu.ac.kr

차기 일본 총리 물망, 아베 신조 관방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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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아베의 ‘적대적 공생’

앞서 언급했듯 아베의 정치적 성장에 날개를 달아준 것은 다름 아닌 북한이다. 그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 미사일 발사에 강경 대응했는데, 이것이 일본 유권자의 정서에 먹혀들었다. 2001년 12월 일본 해상보안청 함정이 일본 영해에서 북한 괴선박을 격침시켰을 때, 2002년 북한을 방문해 납치 문제에 대한 김정일 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을 때, 2003년 피랍 일본인이 일본에 일시 귀국한 뒤 일본이 북한과의 약속을 파기하면서 북한에 돌려보내지 않았을 때 아베는 과감하고 일관되게 대북 강경 자세를 보여 여론의 지지를 얻었다.

일본 지방도시 곳곳엔 주인을 잃고 버려진 신발 한 짝 위에 큼직하게 ‘일본은 피랍자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새겨진 대형 포스터가 나붙어 있다. 아베와 일본 국민을 정서적으로 묶어준, 그의 승승장구 배경이다.

현직 총리의 강력한 지원은 아베가 출세할 수 있었던 또 다른 배경이다. 아직 젊은 나이여서 총리 자리에 부담을 느끼는 아베에게 고이즈미 수상은 노골적으로 자민당 총재선거에 입후보하라고 설득했다. 내각제인 일본에선 집권 여당인 자민당의 총재에 당선되면 자동적으로 내각의 총리가 된다.

자민당 내 유명한 한국통인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참의원은 아베의 열렬한 지지자다. 그는 모리 전 총리의 자제 발언에도 굴하지 않고 아베 띄우기에 열을 내고 있다. 최근에는 ‘왜 지금 아베 신조인가’라는 책을 냈을 정도다.



야마모토는 ‘구조개혁’은 불가피한 시대적 조류이며, 고이즈미의 구조개혁을 계승할 적임자는 아베라고 주장한다. 아베의 정책수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비판에 대해선 아베가 결단력과 담력의 정치력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외무성이 북한 문제에 대해 우유부단한 태도를 취할 때 아베는 몇 차례나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아베의 높은 국민적 지지도는 그가 총리가 되어야 할 큰 이유 중 하나로 거론된다. 고이즈미의 개혁이 가능했던 것은 임기 내 6할대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기 때문이라는 것. 우정(郵政) 개혁, 불량채권 처리, 부활하는 일본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신산업정책 추진,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연금 및 사회보장 개혁, 미일동맹 강화를 비롯한 일본의 동북아 외교정책 수립,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강경 대처는 국민적 지지를 업은 강력한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러한 정책이 거꾸로 국민적 지지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는 논리다.

자민당 총재 선출(9월) 직후인 오는 10월 오사카(大阪)와 가나가와(神奈川)현에서 중의원 보궐선거, 내년 7월에는 참의원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자민당으로선 선거에서 이기자면 ‘아베 총리’의 높은 대중적 인기가 필요하며, 더욱이 야당인 민주당의 ‘선거 귀재’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와 맞붙을 만한 자민당 간판 얼굴로는 아베 외엔 대안이 없다는 게 야마모토의 주장이다.

50대 초반 총리의 등장 가능성은 일본의 변화된 환경이 낳은 예고된 산물이다. 1990년대 내내 장기 불황과 정치 불신이라는 ‘제도 피로’에 빠진 일본정치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었다. 찬밥 신세인 야당으로 전락한 적도 있는 자민당에 선거에서의 승리가 연공서열식 정치문화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됐다. 이런 가운데 자민당 총재선거 방식이 403명의 현직 자민당 국회의원 위주 원내투표가 아닌 일반 당원 참가방식으로 변경됐다. 1차투표자인 당원들의 표심에 2차투표자인 국회의원들이 동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대중적 인기가 있는 정치인에게 유리한 제도다.

‘관저정치’ 속 ‘관방장관’

아베의 부상(浮上) 이후 관방장관은 총리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 코스로 인식되기도 한다. 관방장관은 일본 정부의 주요 정책을 기획 및 홍보하는 내각 내 요직. 관방장관은 본인 홍보에도 안성맞춤이다. 매일같이 TV에 등장하는 관방장관 출신(후쿠다 야스오, 아베 신조)이 총리 후보로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아베도 매일 두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정국 현안에 대한 정부 방침을 브리핑하면서 일본 국민에게 매우 친숙한 인물이 되었으며 대중정치가로 성장했다.

관방장관은 한국으로 치면 대통령비서실장, 국무총리, 청와대 대변인, 국정홍보처장 등을 합쳐놓은 자리라는 평가도 있다. 일본의 온갖 내정과 외교 문제에 종합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그 결과를 본인이 직접 대내외에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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