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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 문근영 시드니에서 털어놓은 ‘여인 선언’

“스무 살, 이젠 사랑도 하고 아파도 할 거예요”

  • 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lipsyd@hanmail.net

‘국민 여동생’ 문근영 시드니에서 털어놓은 ‘여인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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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영혼의 닻을 내리다

호주에는 할리우드에 진출해 성공한 배우가 많다.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만 10명 가까이 될 정도다. 멜 깁슨, 러셀 크로, 제프리 러시, 니콜 키드먼, 주디 데이비스, 케이트 브란체, 나오미 왓츠 등은 모두 아카데미 주연상을 받은 호주 출신의 배우들이다. TV 미니시리즈 ‘가시나무새’의 여주인공 메기 역을 맡았던 레이첼 워드도 호주 출신이다. 그는 호주에 사는 게 좋아서 할리우드 진출을 포기한 국민배우로, 모더니즘 계열의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레이첼 워드는 자선기관 ‘월드비전’의 주요멤버로 30년 이상 꾸준하게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호주의 유명 인사들은 그가 주관하는 자선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니콜 키드먼이 “레이첼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는 호주 사람은 없다”고 단언할 정도로 신망이 두터운 배우다.

문근영은 수업 중에 대학생활에 대해 얘기하면서 “2학년에 올라갈 때 전공을 정하는데, 성적만 된다면 국문학과에 갈 계획”이라고 했다. 국문과에 가려는 것은 고등학교 국어시간에 배운 시조에 감명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3줄짜리의 짧은 시조에 아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게 놀랍고, 시조를 읽고 외우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는 것.

그 얘기를 들으면서 문득 ‘자선의 천사’로 소문난 문근영이 국문학을 공부해 시인이 되면 레이첼 워드와 똑같아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를 쓰면서 자선활동을 열심히 하는 국민배우 말이다. 그에게 “시인이 되고 싶지 않으냐?”고 묻자 환하게 웃으면서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시인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요. 하지만 제겐 연기가 더 중요해요. 아무리 좋은 것이 있을지라도 연기생활에 방해가 되면 가차없이 내칠 겁니다.”

연기에 대한 그의 애정과 집착은 상상을 초월했다. “연기하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면서 “더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부하고 다양한 체험을 통한 내공쌓기에 내 열정을 다 바칠 것”이라는 말을 확신에 찬 어조로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는 “‘배우’라는 단어는 끊임없이 ‘배우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며 “배움이야말로 모든 배우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했다. 연기를 위해서 그 어떤 것도 포기할 각오가 되어 있고 더 좋은 연기를 위해서 끊임없이 배우겠다고 다짐하는 그를 보면서 ‘영화에 영혼의 닻을 내린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향기 지닌 ‘똑순이’

누군가가 문근영을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배우”라고 말했다. 그건 단지 외모가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 특유의 청순미와 내면에서 풍겨나오는 ‘사람의 향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호주 여행에 동행한 외할머니 신애덕 여사를 만나보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들었다. 문근영이 “저의 매니저이십니다”라고 소개한 70세가 넘어 보이는 할머니와 1시간 정도 대화를 나눴다. 문근영은 수업시간에도 외할머니에 대해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제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칭찬받을 만한 구석이 있다면 그건 100% 외할머니 덕택”이라고 말한 문근영은 “부모님 두 분 다 공무원이셔서 외할머니 밑에서 자랐고 지금도 함께 살면서 보살핌을 받고 있으니 내 말이 조금도 과장이 아니라”고 했다.

12세의 문근영은 TV드라마 ‘가을동화’로 최우수 신인상을 받으면서 “이 상을 저의 매니저이신 외할머니께 바친다”고 수상소감을 마무리할 정도로 외할머니에 대한 존경심과 고마운 마음이 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밖에 없다”며 촬영장 청소도 마다하지 않는 외할머니이니 왜 그렇지 않겠는가.

반면에 신애덕 여사는 문근영의 타고난 착한 심성을 침이 마를 정도로 칭찬했다. 신 여사는 “근영이가 꼬맹이일 때부터 작품이 끝나면 스태프들에게 일일이 편지를 썼다”고 회상했다.

하루 종일 문근영의 수업을 참관하고 인터뷰하면서 받은 인상은 영락없는 ‘똑순이’였다. 똑똑하다는 뜻과 똑 부러진다는 의미의 두 가지 ‘똑순이.’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어떤 여학생이 “언니는 어쩌면 그렇게 말을 잘하느냐?”고 묻자 문근영은 ‘똑순이’답게 답변했다.

“말을 잘한다기보다 대체로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표현하는 편이에요. 그런데 자기 생각을 잘 담아내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합니다. 저는 천성적으로 책 읽기를 좋아해서 늘 책을 끼고 자랐어요. 소리 내서 읽기도 하고 동화나 소설은 마치 연기하듯이 낭송하다보면 발성연습도 되고 지식도 축적됩니다. 무엇보다 생각이 깊어져 의사를 적절하게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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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필립 在호주 시인 phillipsy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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