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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권주자 심리분석 시리즈 ⑥·마지막회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청렴하고 인내심 강한 내향적 감정형, ‘냉철한 교활함’ 번뜩이는 현실감각 필요

  • 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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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김근태 의장은 시간만 나면 서민층의 터전을 찾았다. 국민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서다.

셋째, 여러 의견을 수용하려고 하다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 김근태는 자기 목소리를 못 낸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다. 승부수를 던져야 할 때를 결정하지 못해 망설일 때가 많았다. 토론을 너무 좋아하고, 결론을 내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디지털 시대의 대중 정치인으로는 처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와, 이근안이다!”

김근태가 대중 정치인으로 성공하려면 어떤 정치적 자산을 활용해야 할까. 김근태는 ‘고문’이란 단어를 연상케 한다. 고문을 이겨낸다는 것은 보통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대개는 고문을 견뎌낸 사람을 성격이 아주 강하고 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한 사람은 오히려 고문에 쉽게 무너진다. 고문을 이겨내는 것은 초인적인 인내심이다.

그는 민주화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로 군사정권에 맞서 투쟁했기 때문에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고문을 견뎌냈다. 노무현 대통령은 “김근태라는 이름 석 자는 신비로움과 경외의 대상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김근태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에 대한 부채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고 한다. 작가 조정래씨와 신화연구가 이윤기씨는 “우리가 고민만 하고 글만 쓰던 시절, 그는 온몸으로 지독한 고문을 당하며 시대의 아픔을 혼자 감내했다”며 “부채감 때문에 이제라도 그를 돕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작 김근태는 고문이 자신에게 주는 의미를 완전하게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억울한 것은 고문당한 경력 때문에 주변에서 강직하다 못해 ‘고집불통’으로 오해받는 겁니다.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상합니다. 어떤 이들은 저를 보면 고문이란 단어만 떠오르는가 봐요. 언젠가는 차에서 내리는데 저더러 ‘와, 이근안(유명한 고문 기술자)이다!’라고 하더군요.”

좋건 싫건 고문은 김근태의 정치적 자산이다. 그는 고문 때문에 국민에게 ‘초인적 존재’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문에 대한 심리적 갈등을 해소해야 한다. 누구나 극심한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는 것이 고문이다. 이 때문에 고문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호기심이란 형태로 나타난다.

김근태는 고문과 관련된 인권 문제에 관해 인터뷰를 하자거나 강의해달라고 하면 약간의 거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고문 자체를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 첫째 이유. 그리고 자신이 당한 고문에 대해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보려는 시각이 마음에 걸린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라고 했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고문을 끝까지 버텨내지 못하고 굴복했다는 수치감이다.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것은 내면의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았음을 뜻한다. 그는 아직 이근안을 마음속으로 용서하지 못한다. 그러나 이 같은 심리적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대중에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김근태가 당한 고통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강한 위력이 있다. 그에게는 이미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무대가 있다는 얘기다. 정치인에게 대중과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자산이다. 일반인은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일을 김근태는 해냈다는 사실. 이 때문에 국민은 그를 지도자로서 존경할 수 있다고 인정한다. 정치지도자는 대중을 이끌고 가야 한다. 대중에게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는 메시지를 던지고, 그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흡인력을 지녀야 한다.

한 기자가 김근태에게 “수시로 양심선언하고 위선의 정치를 폭로하며 도덕성을 강조하니까 때묻은 이들이 불편할 것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아뇨, 저도 깨끗하지 않습니다. 욕심도 많고 남들에게 책임도 전가하고, 후회도 하죠. 스스로 채찍질하며 휘청거리면서도 중심을 잡으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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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석 인천광역시 의료원장 mdjs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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