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도 옷이지만 절정을 이룬 남산의 단풍을 함께 즐기고 싶어 사람들을 초대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그들도 아름다워지리라 믿으며.
그가 만든 옷들은 고급스럽고 우아하면서도 귀엽고 낭만적인 디테일이 돋보인다. 중년 여성에게서 귀엽다는 느낌을 불러오는 옷. 여자는, 아니 사람은 죽을 때까지 아름다워야 할 의무가 있다는 그의 생각에서 비롯된다. 어느 광고 카피에서 ‘여자가 살아 있는 한 로맨스는 영원하다’고 했던가.
“남녀노소 불문하고 사람은 아름다워야지요. 자연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반면, 사람에겐 그 아름다움을 볼 줄 알고, 스스로 아름답게 가꿀 줄 아는 지혜가 있어요. 자신의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 가꾸는 게 신이 사람에게 준 숙제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것이다. 이목구비는 예쁜데 전혀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사람. 예쁘게 생긴 얼굴은 아닌데, 호감을 주는 인상. 차림새는 누추한데, 그 행동이 아름다운 사람…. 싱그러운 젊음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아주 잠깐이다. 대부분의 아름다움은 노력의 산물이라 더 값지다.
“얼굴에 그 사람의 삶이 다 담겨요. 흔히 내면의 미(美)라고 하는데, 그건 숨어 있지 않아요. 얼굴에 다 드러나죠. 어느 정도의 나이가 되면 자신의 얼굴에 책임져야 한다는 말, 그래서 나온 거죠. 결국 아름다워지려면 외모뿐 아니라 삶을 아름답게 가꿔야 해요. 어떻게 하면 삶을 아름답게 가꾸느냐는 사람이 죽을 때까지 안고 가야 할 숙제죠. 어느 순간 놓쳐도 되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늘 생각하고, 또 생각하죠. 좋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