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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릭의 Outsider’s Insight

‘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 타릭 후세인 경제 칼럼니스트 tariq@diamond-dilemma.com

‘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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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가장, 아빠 주부’ 늘어야 한국경제가 큰다

아이와 함께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고 있는 주부들. 이들은 직장에 다시 다니길 원한다.

임신수당, 휴직수당, 탁아수당…

한 연구에 따르면 아이를 갖게 된 여성의 75%는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다고 한다. 이는 고용주나 사회가 일할 수 있는 환경만 허락한다면 일을 계속하고 싶어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여성은 일과 육아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 일부 여성은 일을 택하고, 일부는 육아를 선택해 전업주부로 살아간다. 둘 다 택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그러나 전업주부로 남든 ‘워킹맘’이 되든 어디까지나 이 결정은 순전히 본인과 가족의 결정이어야 한다. 이제 결론은 명백하다. 한국은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와 선택을 제공해야 한다. 어머니로서, 직업인으로서, 전문가로서 그리고 일하는 엄마로서의 기회와 선택 말이다.

정부는 여성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책임을 맡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보육 서비스와 육아휴직수당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의 경험은 정부정책의 중요성에 대한 좋은 교훈을 제공한다. 예컨대 스웨덴의 높은 출산율과 여성의 직업참여도에는 충분한 보육수당과 훌륭한 보육시설이라는 배경이 있다. 이를 통해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 셋째아이까지 부담없이 나을 수 있는 것이다. 1989년 육아휴직(부모 양자 포함)은 기존 봉급의 90%를 받을 수 있는 12개월 휴직과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는 3개월 추가 휴직으로 연장됐다. 게다가 아픈 아이를 돌보기 위해 부모 중 한 명은 1년 중 60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충분한 출산휴가 수당을 지급하는 프랑스의 정책도 출산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프랑스는 임신 7개월째 여성에게 800유로(96만원)의 임신수당을 지급한다. 또 아이가 3세가 될 때까지 4120유로의 고정수당을 나눠 지급한다. 부모가 휴직하면 월 340유로의 휴직수당과 가족수당, 탁아수당, 개학수당을 준다. 자녀수에 따른 주택수당과 세금감면, 연금 혜택 등 아이 가진 가정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 줄줄이 이어진다. ‘국가가 돈으로 아이를 산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프랑스의 출산율은 1.94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지난해 프랑스 정부는 2050년경 프랑스 인구가 7500만명으로 독일을 앞지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출산휴가는 90일로 연장했으며 보육시설을 확장했다. 저소득 가정은 더 관대한 보조금을 지급받고 있다. 3명 이상 자녀를 둔 가정은 셋째아이를 무상으로 교육할 수 있다. 주택 입주권에도 우선순위를 보장받는다. 하지만 아직도 개선해야 할 분야가 너무 많다. 사립 유아원이나 어린이집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2008년까지 공립 보육시설은 여전히 전체의 10%대에 머무를 것이다. 이 때문에 일하는 엄마들은 부모나 친척에게 아이 양육을 맡기거나 보모를 고용해야 한다.



스웨덴의 양성평등담당관

가까운 싱가포르나 대만을 보자. 이 나라들은 일찌감치 여성의 육아와 사회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임금이 싼 나라로부터 공식적으로 보모를 불러들였다. 이 때문에 여성의 사회참여율이 한국보다 훨씬 높다. 한국에는 불법체류 중인 ‘연변 아줌마’와 ‘필리핀 보모’가 활동하고 있는데 이들에게 싱가포르보다 7배, 대만·홍콩보다 5배 더 많은 돈을 주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가정보모를 정식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아 이들은 세금을 한푼도 내지 않는다. 여러 가지 조건과 상황이 한국과 같지 않겠지만 싱가포르 같은 나라가 여성의 가사와 육아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는 것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정부는 공공기관 내의 양성평등 문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성 공직할당제가 한 방법이지만 최선의 방법은 아니다. 세계경제포럼 양성평등 부문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스웨덴을 살펴보면 좀더 세심하고 잘 짜인 정책을 통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웨덴 정부의 각 부처는 양성평등담당관을 임명해 최일선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평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임무를 맡게 한다. 장·차관은 자신이 내리는 정책판단이 양성평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국가로부터 지속적인 연수와 훈련을 받는다.

정부의 노력은 사적 영역에도 뒷받침돼야 한다. 어떤 워킹맘은 언론 인터뷰에서 “법적으론 육아휴직을 할 수 있지만 실제 육아휴직 하는 사람은 한 명도 못 봤다”며 “산후 휴가 90일 쓰는 것도 동료에게 미안하고 눈치가 보이는데 1년 동안 업무를 중단하는 건 생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의 남성 CEO들이 더 많은 여성 임원을 고용하는 것이 결국 장기적으로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비록 당장은 돈이 드는 복지나 보육지원을 해야 한다 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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