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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디 토지수용’에 신도시 분양가 폭등

분당은 발표 6개월 만에 분양, 검단은 4년…

  •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만만디 토지수용’에 신도시 분양가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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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기 신도시인 분당은 594만평을 신도시로 개발하는 데 불과 6개월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1989년 5월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분당 신도시는 9월 개발계획 승인 10월 실시계획 승인, 11월 택지공급 승인, 및 아파트 1차 분양을 실시했다. 당시에도 집값 폭등의 문제가 불거졌는데 발 빠른 대처로 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또한 신도시 발표에서부터 분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돼 주택수요자의 불안심리를 일거에 잠재웠다.

반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끈 판교 신도시는 이와 정반대였다. 2001년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될 때부터 판교는 ‘강남 대체 신도시’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개발계획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올 3월에야 5년여 만에 분양이 이뤄져 그 사이 강남과 분당, 용인의 집값은 하늘을 향해 치달았다. 결국 분양이 수차례 연기되는 과정에서 토지 보상가는 뛰어올랐고 이는 고스란히 분양가로 전가됐다.

제1기 신도시 건설 이후 신도시를 추진할 때 준비에서 택지공급 착수까지 대개 빨라야 3~4년이 걸린다. 사전 환경성 검토, 관계기관 협의,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구지정하는 데만도 최소한 1년이 걸린다. 여기에다 환경영향평가, 광역교통대책 등을 거쳐 개발계획 승인에 또 1년 6개월이 소요된다. 실시계획 승인을 받으려면 또 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고 나서 3~6개월 뒤에야 택지공급 및 착공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신도시 개발은 관계 부처간 협의 과정이 늘어지면서 시간만 잡아먹는 꼴이 됐다.

1기 신도시 개발에 참여했던 건교부의 한 인사는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등 이른바 ‘5대 신도시’가 빠르게 건설될 수 있던 것은 사업절차가 지금처럼 복잡하지 않았고 부처간 협의가 신속히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2기 신도시 ‘굼벵이 개발’



1기 신도시 설립 이후부터는 신도시 개발에 따른 절차가 복잡해진 탓에 사업기간이 2~3배 늘어났다. 토지 보상가 상승과 이로 인한 분양가 상승은 불을 보듯 뻔한 이치.

판교를 비롯해 광교, 김포, 동탄 등 2기 신도시의 사업 진척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 사업주체인 토공과 주공의 관계자들은 “1기 신도시에 비해 사업절차가 세분된 데다 사전 환경성 검토제도와 환경영향평가에 너무나 많은 시간을 빼앗겼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사전 환경성 검토제도는 신도시, 도로, 철도, 댐 등 일정 규모 이상을 갖춘 신규 행정구역을 만들거나, 골프장 등 개발사업의 인·허가를 받기 전에 환경 측면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절차다. 사업계획 초기단계에서부터 입지의 타당성, 주변 환경과의 조화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는데, 구체적으로는 ‘개발과 보전의 조화’, 즉 ‘환경친화적인 개발’ 도모를 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계획을 수립·확정하거나 사업을 인가, 허가, 승인, 지정하는 관계 행정기관의 장은 환경부 장관 또는 지방환경관서의 장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토공의 다른 관계자는 “1993년 1월부터 ‘행정계획 및 사업의 환경성 검토에 관한 규정(국무총리훈령)’을 통해 개발사업 시행 전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는데다 1999년 12월31일 ‘환경정책기본법’ 개정을 통해 사전 환경성 검토제도가 법제도화한 이후 이를 승인받기까지 너무나 긴 시간이 소요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또 “분당의 용적률은 184%, 개발 밀도는 1㏊당 197명이었다”며 그러나 “판교 신도시의 경우 사전 환경검토 과정에서 환경부와 시민단체의 반대로 169%, 95명으로 낮춰졌다”고 밝혔다.

사전 환경성 검토제도는 환경영향평가제도가 대부분 대규모 개발사업에 국한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계획이 확정된 후 사업실시 단계에서 오염물 절감방안을 주로 검토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제도다. 이 제도를 통하면 신도시 입지의 타당성을 좀더 구체적으로 검토할 수 있고, 친환경적 개발을 유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 신도시를 개발하려면 두 번의 환경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단체 ‘결재’ 안 나면 개발 지연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사전 환경성 검토를 할 때 “환경단체들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경향이 적지 않아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환경부는 정부 및 사업주체와 환경단체 사이의 의견을 조율하는 ‘조정자’의 노릇밖에 하는 일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정부 들어서 환경단체의 입김이 더 세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환경단체가 나서서 개발지역의 환경 문제를 사회적 이슈로 부각하면 환경부로서는 불편하기 짝이 없기에 웬만하면 환경단체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사업기간이 늘어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경기도 김포 신도시는 환경단체의 반대로 사업추진이 늦어진 대표적인 지역이다. 환경정의시민연대는 2003년 9월1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포지역의 철새 서식현황을 파악하려면 철새가 찾아오는 10월부터 다음해 3~4월까지 세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토지공사가 제시한 사전 환경성 검토 보고서에는 2003년 8월10~12일 사흘간만 조사한 것으로 돼 있다”면서 전면 재조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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