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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진실

체르노빌 사고는 7등급, 월성 사고는 2등급…한국은 원전을 가장 안전하게 운영하는 나라

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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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진실

임계 사고가 발생한 일본 JCO회사.

거기에다 운전원의 실수가 겹쳤다. 그 결과 원자로에 뜨거운 열이 급격히 발생했다. 그런데도 운전원은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 사이 RBMK형의 원자로는 더욱 더 많은 열을 발생시켰고, 마침내 4월26일 토요일 새벽 1시23분에 첫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몇 초 후 일어난 두 번째 폭발은 원자로를 파괴하고 원자로를 덮고 있는 건물의 지붕을 날려버렸다.

두 번의 폭발로 고온의 방사능 파편과 불타는 흑연이 공중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파괴된 원자로가 공중에 노출됐다. 방사능 구름이 1km 상공까지 치솟았다. 원자로 내부에 있던 가연성 물질인 흑연은 계속 타올랐다. 소방대원들이 투입되었지만 불길은 쉽게 잡히지 않았다.

사고 발생 열흘째에야 비로소 화재가 진압됐지만 방사성 물질은 사고 발생 20일째까지 계속 방출되었다. 이 기간에 바람의 방향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북부, 벨로루시의 고멜 지역, 그리고 러시아의 칼루가 등지로 방사능이 날아갔다. 방사성 물질은 바람을 타고 더 멀리 날아가 벨기에, 네덜란드, 영국, 및 스칸디나비아 반도 등지로 퍼졌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 직후 31명이 사망했다. 그리고 2005년까지 19명이 방사선 후유증으로 추가로 사망했다. 여기에 갑상선암으로 사망한 어린이 9명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숨진 사람은 모두 59명이다.

‘체르노빌 사고 후 20년’ 이라는 제목의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이 사고로 인한 방사선 후유증으로 앞으로 3940명 정도가 죽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는 사고 현장 복구 관련자와 인근 주민 등 방사선을 상당히 많이 쐰 60만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이다.



서구 원전 안전성 보여준 TMI

일반인은 60만명 가운데 15만명 정도가 암으로 사망한다. 그렇다면 체르노빌 사고의 방사선으로 인한 총 사망 예상자 4000명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암 사망자 15만명의 3% 내외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사망률 증가는 통계적으로 볼 때 의미 있는 숫자가 아니다.

TMI 원전 사고는 1979년 3월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해리스버그 시 인근의 스리마일 섬(Three Mile Island)에 있는 90만 kw짜리 원전 2호기에서 일어났다. 그날 오전 4시경, 운전 중이던 펌프 한 대가 고장나 증기발생기의 열이 식지 않자, 터빈과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되었다.

곧 수증기 압력이 높아졌다. 압력이 너무 높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밸브가 열렸다. 문제는 이 밸브가 고장난 데서 비롯됐다. 이 밸브는 다시 닫혀야 하는데 계속 열린 상태로 있는 바람에 원자로 속의 물이 밖으로 빠져나가, 원자 노심(爐心)이 과열되었다.

그리하여 원자로 속의 뜨거운 열이 핵연료를 녹여버렸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한마디로 TMI 원전사고는 기기의 오작동과 운전원의 실수가 겹친 작은 사건이 연달아 일어남으로써 발생한 사고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공산권에서 일어난 최악의 원전사고라면 TMI 사고는 서방 세계에서 일어난 최악의 원전 사고였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나 미국의 TMI 원전 사고 모두 방사능의 원천인 원자로 속의 핵연료가 녹아내렸다.

그러나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INES 분류 체계에 의한 등급 7의 대형 사고로 기록되고, 미국의 TMI 사고는 그보다 낮은 등급 5로 분류되었다. 왜 이러한 차이가 발생한 것일까. 미국의 TMI 원전에는 격납용기가 설치되어 있어 주변 환경에 방사능이 거의 유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고 후 미국의 원자력규제위원회와 환경청, 보건복지부 등 관련 기관에서 방사선학적 상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인근에 살고 있던 200여만명의 주민이 쐰 평균 방사선량은 0.01밀리시버트 정도로 무시할 만한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환경에 미친 영향도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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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재 한국수력원자력 방폐물사업본부장 mjsong@khn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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