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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소설가로 돌아온 전 의원 김홍신

”발해는 고구려 왕족이 세운 대제국…중국 역사조작 바로잡았다”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소설가로 돌아온 전 의원 김홍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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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 돌아온 전 의원 김홍신

2001년 12월 ‘건강보험재정 분리’ 당론에 반발해 농성을 벌이는 김홍신 의원.

▼ 소설의 끝 부분을 좀 소개해주시죠.

김 전 의원이 원고를 읽기 시작했다.

“정월 정축일(926년 1월20일)…대인선의 왼손에 붓을 억지로 끼우고 장수 하나가 어수를 잡고는 어필을 남겼으니 이것이 곧 항복문이었다…. 야율아보기는 그 자리에서 황제 대인선에게 오르고, 황후 고담소에게는 아리지라는 이름을 하사했는데 그것은 야율아보기와 부인 순율이 타고 있던 말의 이름이 아니던가. 멸망한 나라의 황제와 황후는 짐승과 다름이 없었다…. 마침 눈발이 굵어지기 시작했고, 느닷없이 해동청 보라매 한 마리가 바람을 가르며 야율아보기를 향해 내리꽂혔다. 대원수 야율요굴이 휘두른 칼날에 매는 두 동강이 났다. 발해의 마지막 황제가 그토록 아끼던 사냥매는 그렇게 사라졌다. 마치 발해처럼.”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끝〉’자 밑에 보니 뭔가 한 줄이 더 씌어 있었다.

‘내 혼을 깨워 흔들며 2006년 12월7일 02시54분 드디어 끝내다.’



그는 “솔직히 글을 쓰면서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죽고 싶었다”고 했다. 그때마다 “이 길이 내 길이야” 하고 자기 최면을 걸면서 집필에 매달렸다고 한다.

▼ 소설의 시작과 끝이 다 민족사의 가슴 아픈 시기군요.

“교훈을 얻자고 그렇게 했어요. 작품을 쓰면서 우리를 포함해 각 나라의 멸망사를 훑어봤는데 비슷한 특징이 있었어요. 첫째는 좌우, 상하의 치열한 갈등과 분쟁입니다. 둘째는 상류층의 호화사치, 셋째는 지도층 인사들의 혼암(昏暗·어리석고 못나서 사리에 어둡다, 사회가 혼란스럽고 정치가 부패했다는 뜻), 넷째는 민심이반이 지나쳐 천심을 거스름, 다섯째는 외침(外侵)입니다. 우리는 IMF 관리체제 때 이미 외침을 당해 패망한 경험이 있지요. 요즘 전쟁은 총칼을 앞세우지 않는 경제전쟁입니다. 그러고도 정신을 못 차리니….”

선거 40일 전 출마 통보

▼ 요즘 지도층이면 김 전 의원이 정치할 때 친하게 지낸 분들 아닙니까.

“혼암의 원인을 어느 한두 사람에게서 찾을 수는 없겠죠. 다만 이런 얘기는 하고 싶습니다. 조선시대 상소문을 한번 읽어보라고. 읽어보면 끔찍하죠. 절대군주인 왕을 짐승 다루듯 해요.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현군은 받아들였지만 폐군(廢君)은 절대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대화 주제가 정치로 옮겨가자 김 전 의원은 “정계를 떠난 후 마음공부를 많이 했다”며 “비판하되 미워하지 않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했다.

▼ 2004년 4월 국회의원(서울 종로) 출마는 어떻게 결정됐습니까.

“2003년 10월 국회의원을 그만둔 후 발해 관련 자료를 찾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어느 날 정동영, 김한길 등 열린우리당 중진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처음엔 못 간다고 했죠. 정확히 총선 40일 전에 연락한 거예요. 애 엄마가 세상을 뜨는 바람에 일주일은 선거운동 못했지…어쩔 수가 없었어요. 비록 0.7% 차이로 당락이 갈렸지만 우리는 패배를 축제로 승화했습니다. 선거자금도 매일, 그것도 끝전 한자리까지 공개했고요. 후회는 없어요.”

“김홍신한테 돈 달랬다간…”

▼ 이젠 정치를 안 할 생각인가요.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거짓말 하는 경우가 생깁디다. 국회의원 되기 전에 라디오 생방송에서 방송 중단에 대한 항의문을 읽어 파문이 일었는데, 어느 기자가 ‘스타가 돼 정치를 하려는 게 아니냐’고 묻길래 ‘쓸데없는 소리 마라. 내가 정치하게 생겼냐. 나는 언론의 자유를 위해 그랬다’고 했어요. 그런데 결국은 국회의원이 됐잖아요. 그 뒤로는 말을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면 되는 것이죠. 사실 정치를 하면서 현실적으로, 경제적으로 손해 많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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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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