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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아파트 분양가 잡으려면 ‘메기’를 투입하라”

  • 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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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관리 전문기업 한미파슨스 대표 김종훈

한미파슨스가 국내 처음으로 CM제도를 도입해 건립한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 한국 건설 산업의 경쟁력은 어느정도 입니까.

“국내 건설업체의 경쟁력은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양적, 질적으로 따져도 국내 건설업체 중 세계 50위권에 드는 업체가 단 한 곳도 없어요. 조선업은 세계 1위부터 7위까지 한국이 독차지하잖아요. 한국 건설의 역사로 보면 세계 10위권에는 들어가야죠.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게 해외건설 수주금액입니다. 올해 들어 해외공사 수주가 많이 회복됐다고 하지만 대부분 플랜트지 건설이나 토목은 적어요. 지난해 겨우 20억달러를 넘었어요. 1980년대 우리 건설업이 해외에서 140억달러를 수주했어요. 지금은 20억달러로 줄었으니, 완전히 거꾸로 간 겁니다.”

▼ 원인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해외 지향적이지 못했어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현대건설만 해도 해외 물량이 매출의 80%를 차지했어요. 지금은 많아야 10%나 될까요. 국내 업체들이 해외진출을 꺼리는 것은 해외에 위험 요인이 많은 탓이죠. 한 프로젝트에서 1억~2억달러 적자 본 사업이 많았어요. 이렇다보니 해외에서 신뢰를 잃고 입찰에서 번번이 떨어졌어요. 이 때문에 월급쟁이 사장이 굳이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로 나가기보다 국내에서 일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러지 않아도 국내 시장은 호황이었으니까.

해외 시장이 한국 업체에만 불이익을 줬느냐 하면 그렇지 않아요. 선진국 업체들은 이런 환경에서도 잘 견뎌냈어요. 그만큼 경쟁력이 있는 거예요. 그 차이가 뭐겠습니까. 예전의 해외공사는 그야말로 몸 팔던 공사였어요. 한국의 저임 노동자들 데리고 나가면 돈 벌던 시대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매니지먼트 시대예요. 현지 업체를 거느리면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합니다. 현지 인력을 관리하는 노하우도 있어야 하고요. 설계능력 같은 소프트웨어적인 요소가 굉장히 중요해졌어요. 그런 노력을 소홀히 했으니 해외 가기가 두려운 것이 당연하죠.”



▼ CM제도가 건설비 집행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기존의 일괄도급방식은 계약관리, 하도급업체 선정 등을 투명하게 하지 못하는 구조였어요. 이 때문에 한국의 건설산업은 속을 알 수 없는 ‘블랙박스’라고 하지 않습니까. CM제도를 통해 분할 발주하면 프로젝트를 수십 개로 분할하기 때문에 공사 참여자들이 공사원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요. 한 명을 속이기는 쉽지만 수십 명을 속이기는 어렵잖아요. 결국 공사비를 투명하게 집행할 수밖에 없죠. CM제도가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는 아니지만 투명성만큼은 확실하게 보장됩니다.”

▼ 한국 건설사업관리(CM)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됩니까.

“3000억원 정도 됩니다. 그중에서 한미파슨스가 20∼30%를 차지합니다. 3000억원이라는 게 용역비용이니까 작게 느껴지지, 건설비로 환산하면 10조원은 됩니다. 우리나라 건설물량이 한해 100조원이니까, 그중 10%는 CM으로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특히 중요한 프로젝트에 CM이 적용되고 있어요.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 건설업은 ‘블랙박스’

▼ 한미파슨스는 어떤 프로젝트에 CM을 적용했습니까.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공사에 국내 처음으로 CM을 도입했어요. 외국계 할인점 공사도 많이 맡았어요. 100개가 넘을 겁니다. 경남 사천의 던힐 담배공장은 땅 사는 것부터 우리가 맡았어요. 지금은 여의도에 초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 두 개를 맡고 있어요. 한 건물은 이미 착공했는데, 완성되면 72층짜리 국내 최고층이 될 겁니다.”

김 사장은 건설업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건설업은 건설과 용역으로 나뉩니다. 설계나 엔지니어링을 용역이라고 하는데, 사회에서 이들을 대접하는 게 시원치 않아요.

설계비도 형편없이 낮습니다. 이들이 대우받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어요. 건설산업에서 소프트웨어는 용역을 맡는 업체인데, 산업이 발전하려면 소프트웨어가 발전해야죠. 디자인 실력이 없으면 제품이 팔리지 않잖아요.”

신동아 2007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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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원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parker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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