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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급 잠수함 도입하면 큰일난다고?

한국 때문에 뒤집어진 그리스, 그리스 때문에 출렁거린 한국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214급 잠수함 도입하면 큰일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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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공군이 펼친 FX사업에서는 ‘오래된 전투기’라는 비난을 받았던 F-15가 프랑스의 라팔과 유럽 4개국의 유러파이터를 따돌리고 승리했다. 그 후 F-15는 싱가포르 시장에서도 승리해, 오히려 지금은 시장 확보에 실패한 라팔이 퇴출 위기에 몰렸다. HDW는 가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한국시장에 아홉 척의 214급을 수출하게 됨으로써 대단한 선전 효과를 얻었다. 반면 프랑스 DCNI 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해군은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한 척씩 모두 여섯 척의 214급을 도입하는데, 그때마다 국내분 경쟁을 시키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대우와 현대로 하여금 매년 최저가 입찰에 부치겠다고 한 것인데, 이는 두 회사 모두 잠수함 건조와 설계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한 배려다. 그러나 2000년처럼 경쟁이 격화되면 두 회사 모두 부실 공사를 할 수 있으므로 완전 최저낙찰제는 지양한다.

214급 도입이 끝나면, 바로 한국형 크루즈 미사일을 탑재한 3000t급 한국형 잠수함 건조에 들어가 2017년쯤 제1번함을 진수한다. 3000t급 잠수함은 아홉 척 건조돼 이때쯤 수명이 다하는 장보고급 잠수함 아홉 척을 차례로 대체한다.

한국은 민간용 선박 건조에서는 세계 1위 국가이므로 빠른 시간 내 잠수함 설계 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설계기술을 갖춘 것과 핵심 부품을 제작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3000t급 잠수함 설계기술을 갖췄다고 해도 핵심부품은 HDW 등 독일 회사에서 도입해야 한다. HDW로서는, 민간용 선박 건조 1위국인 한국에 잠수함 설계기술을 넘기는 것은 잠재적인 경쟁국을 키우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계기술을 넘겨줘도 HDW는 여전히 잠수함 업계의 강자로 남을 수 있고, 한국과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어 한국의 제안을 수용했다.

지난해 6월9일 손원일함을 진수한 뒤 해군은 정박한 상태에서 다양한 시험을 펼쳤다. 그리고 오는 2월9일부터는 이 잠수함을 큰 바다로 끌고 나가 시험운항을 한다. 이 시험운항은 장차 손원일함을 조함(操艦)할 손원일함 승조원들이 맡는데, 해군은 시험운항을 정밀하게 추진하기 위해 이들을 독일로 보내 HDW가 그리스 해군을 위해 제작한 파파니콜리스함 시험운항에 참여케 한 바 있다. 이때 우리 승조원들은 그리스 해군 장교들이 파파니콜리스함의 성능이 뛰어나다는 찬사를 하는 것을 들었다.



현실 왜곡한 보도

그런데 본국의 훈령이 있자 이들은 일제히 철수하고 이어 그리스 언론에 이 잠수함에 문제가 있다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전후사정을 잘 알고 있는 해군은 그리스가 내부 사정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고 판단했다.

2월9일부터 시작되는 시험운항에서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한국의 KSS-Ⅱ 사업은 성공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훈장을 달아줘야 할 사람들에게 실정(失政)을 거듭한 노무현 정부를 연결시켜 의혹의 눈길을 보낸 몇몇 언론의 보도는 현실을 왜곡한 유감스러운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신동아 2007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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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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