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AI, SARS, 암 정복도 멀지 않았다”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3/4
세계 뎅기열 환자들의 희망

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자신이 개발한 진단 키트를 들어 보이는 (주)씨젠 천종윤 대표.

천 대표는 PCR의 정확성과 민감성을 높인 신기술로 세계 뎅기열 환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 말라리아처럼 이집트 숲모기와 같은 모기류를 매개로 전염되는 뎅기열은 전세계적으로 연 1억명에게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데,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서인도제도, 남아메리카 등 무더운 지역에서 주로 발생한다. 1998년에는 미얀마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타이 등지에서 40만명이 감염되어 8000명이 사망한 바 있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모기에 물린 환자가 숙주가 돼 또 다른 사람에게 질환을 전파하는 까닭에 격리 치료가 필요하지만 진단법이 부실해 전체 환자 통계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형편이다. 근육통과 오한, 발열, 인후염 등 감기 증상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데, 발생 초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면 치사율이 아주 높다.

문제는 모기에 물린 뒤 잠복기(3일)와 발현기를 거쳐 5∼7일 후에야 증상이 드러나기에 기존의 항원항체 검사법으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렵고(오류율 60%), 진단이 된다 해도 이미 손쓸 수 없는 상태가 돼 있는 점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항원항체 검사를 기반으로 하는 현재의 진단용 시약들이 뎅기열이 완치된 사람에게서 양성반응(감염)을 보이거나 뎅기열에 걸린 사람에게서 음성반응을 보이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런 잘못된 검사가 사망률을 높이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항원항체 검사법은 항체가 형성될 때까지 오래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검사가 가능한 시점이 되면 치료가 어려우며, 4가지 뎅기 바이러스의 혈청형(型) 구분이 어려워 중복 감염 및 2차 감염 여부를 밝혀내지 못한다. 더욱이 항원항체 검사법은 치쿤구니야나 말라리아와 같은 모기를 매개로 한 다른 바이러스 감염 질환을 뎅기열로 오진하는 등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WHO가 “PCR을 이용한 분자진단 검사가 가장 효과적이며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PCR 분자진단 검사에도 맹점은 있다. 진단 결과는 정확하지만, 4가지의 뎅기 바이러스를 구별하고 중복 감염 여부를 검사하려면 여러 번 검사를 반복해야 하기에 한 사람의 환자를 진단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이 들어간다. 따라서 제약사나 진단업체는 이윤이 보장되지 않는 검사법을 사용하려 하지 않는다. 더욱이 뎅기열이 번지는 나라는 대부분 저개발 국가라 소득 수준도 낮은 게 현실.

씨젠의 신기술은 여기에서도 빛을 발했다. 씨젠의 신기술 DSO는 한 번의 검사로 원하는 유전자를 필요에 따라 정확하게 증폭할 수 있어 뎅기열의 유형구분과 치쿤구니야와 같은 모기 매개의 다른 바이러스 감염여부 검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더욱이 감염 초기(모기에 물린 즉시)나 증상이 없는 잠복기나 발현기에 검사해도 감염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천 대표가 뎅기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난해 뎅기열의 천국인 말레이시아의 말라야 의과대학(WHO 자문연구소)으로부터 뎅기열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진단 시스템을 개발해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고부터이다.

당시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의 요청으로 야자유 병원균 진단 시스템을 개발하던 중이었다. 시쳇말로 ‘돈은 안 되지만’ 뎅기열의 피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그는 그 후 몇 개월 만에 뎅기열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진단 키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4가지 유형의 뎅기열을 감염 초기에, 그것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300명의 환자에 대한 임상실험 결과 이 검사법은 60%대에 달하던 항원항체 검사법의 진단 오류율을 1% 미만으로 떨어뜨렸다. 말라야 의대 사즐리 학장은 “씨젠생명과학연구소의 독창적인 PCR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뎅기 바이러스 진단 기술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다수의 병원체를 검사해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고 뎅기열 오진에 따른 격리비용 등 치료비용을 크게 줄이는 데 공헌할 것”이라며 “이 기술은 뎅기열뿐만 아니라 호흡기 바이러스 등 감염성 질병의 정확한 조기 진단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3/4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목록 닫기

유전자 진단 원천기술 개발한 천종윤 (주)씨젠 대표

댓글 창 닫기

2019/11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