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미국 문화 원류 탐험기 ⑮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자연을 뛰어넘어 자연에 다가간 ‘유기적 건축’의 결정(結晶)

  • 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mshin@snu.ac.kr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2/7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

라이트의 명성은 무엇보다 건축의 본래적 의미를 되새기면서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가장 미국적인 건축 양식을 창안한 데 기인한다. 건축가로서 그의 입지를 확고히 한 프레리 스타일 주택이나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폴링워터 혹은 구겐하임 미술관 건물은 모두 광활한 ‘자연의 나라’에서나 길어낼 수 있는 독특한 건축적 상상력의 소산이다.

라이트의 건축은 그래서 ‘지방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명제를 새삼 생각하게 만든다. 70년에 걸친 건축가로서의 긴 이력에서 라이트는 주택은 물론 오피스, 교회, 학교, 도서관, 미술관 등 다양한 용도의 건물을 남겼다. 그는 평생 1141개의 건축을 설계했고, 이 중 532개를 실제로 건축했으며, 그중 409개의 건물이 현존한다.

이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펜실베이니아 밀런(Mill Run)의 에드가 카우프만(Edgar J. Kaufmann)의 집, 즉 ‘폴링워터(Fallingwater)’를 둘러보는 길은 그리하여 건축을 통해서 미국정신의 본질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라이트가 ‘프레리 스타일’로 만든 시카고의 ‘로비하우스’.

밀런은 피츠버그에서 남동쪽으로 약 63마일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피츠버그에서 차로 2시간 거리. 2003년 4월5일, 나는 앤디 워홀 미술관을 구경하기 위해 피츠버그를 방문한 참에 라이트로 인해 이제는 세계적 명소가 된 이곳에 들렀다. 피츠버그에서 고속도로 70번을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다가 지방도 381번을 바꿔타고 밀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밀런을 지나 오하이오파일(Ohiopyle) 쪽으로 가다가 안내판을 따라 오른쪽 소로로 접어들어 차를 잠시 달리니 이내 폴링워터 입구다. 입구 쪽에 방문자를 위한 안내센터와 기념품이며 스낵을 파는 파빌리온이 있다. 안내센터에서 표를 산 후 안으로 들어가 얼마쯤 걸으니 산기슭에 사진을 통해 낯익은 폴링워터가 보인다.



현대 건축 신기원을 열다

폴링워터는 피츠버그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던 대부호 에드가 카우프만이 라이트에게 설계를 부탁해 주말 별장으로 지은 집이다. 라이트는 카우프만의 부탁을 받고 1935년 9월에 건물 스케치를 시작해 이듬해인 1936년 건축에 착수, 1937년 말에 본채를 완성하고 이어 1939년 손님용 객실과 고용인 숙소를 덧붙여지어 오늘날과 같은 모양으로 완공했다.

카우프만가(家)는 1937년부터 이 집을 주말 주택으로 사용하다가 1963년, 이 아름다운 집을 사적으로 소유하는 것보다는 만인이 보고 즐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고 집과 주변 숲 1543에이커를 자연보전 단체인 서펜실베이니아 보존협회(Western Pennsylvania Conservancy)에 기증해 관리하도록 했다. 집이 일반에게 공개된 1964년부터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현재까지 대략 300만명이 이곳을 다녀간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폴링워터는 미국의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최근 125년 동안 지어진 건축물 중 가장 훌륭한 건물로 선정된 바 있다. 본채가 완성된 직후부터 이미 화제의 대상이었다. 1938년 1월17일자 ‘타임’은 폴링워터를 라이트 건축의 백미로 꼽으면서 커버스토리로 다뤘고, ‘건축 포럼’ 또한 이를 계기로 라이트의 건축세계를 특집으로 조명했다.

폴링워터에 대한 이런 상찬은 우선 폭포 위에 집을 얹어 그것을 완상의 경관으로서가 아니라 건축 공간의 일부로 탈바꿈시킨 파격적인 디자인에서 비롯된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폴링워터는 건물과 주변 환경, 건물 외관과 실내 공간, 내부 디자인과 가구, 색채와 조명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모티프로 조화와 통일성이 이뤄지도록 디테일에까지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지은 집이다.

2/7
신문수 서울대 교수·미국문학 mshin@snu.ac.kr
연재

미국 문화 원류 탐험기

더보기
목록 닫기

‘미국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집’ 폴링워터

댓글 창 닫기

2022/07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