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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로마인 이야기 ’ 전사 (戰士) 시오노 나나미

“다른 나라에 폐 끼치는 중국이 大國이라니… 한국과 일본이 힘 합쳐야”

  • 서영아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 일러스트 최남진

‘로마인 이야기 ’ 전사 (戰士) 시오노 나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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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 전사 (戰士) 시오노 나나미
▼ 로마는 일종의 다국적기업이었고, 그 소프트웨어는 ‘로마법’이라고….

“노력하면 누구나 로마 시민이 된다는 것은 오늘날의 표현으로 하자면 다국적 기업의 길을 선택한 겁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이 하드웨어로는 ‘로마 도로’라는 고속도로망이고 소프트웨어로는 로마법이었습니다. 5현제(賢帝)의 한 사람인 트라야누스는 먼 데서 오는 메일에도 일일이 답장을 하는 세심한 사장이었고, 하드리아누스는 그 지점망 전부를 돌며 사원을 격려하는 정력적인 사장이었습니다. 황제의 얼굴과 표어를 새긴 화폐는 시정방침을 전하는 미디어였죠.”

▼ 역사를 만든 사람들, 승자는 어떤 점에서 보통사람하고 달랐다고 봅니까.

“역시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고 해야겠죠. 좋은 자질을 타고났어도 자신의 시대와 맞아야 리더로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조금 부족해도 시대를 잘 만나면 그런대로 한세상 보내기도 하지요. 역사에는 시대와 맞지 않아 스러져간 리더도 무수합니다. 저는 그들에겐 그들대로 애정을 느낍니다. 승리에도 방정식은 없습니다. 훌륭한 전술, 전쟁에 이기는 시스템을 찾아낸다고 해도 싸우는 방식은 적(敵)에 따라 달라집니다. 전장에 따라서도 달라지죠. 다만 승부 걸지 않는 남자는 매력이 없습니다.”

▼ 로마가 ‘평화’를 실현했다고 하지만 수많은 전쟁도 치러야 했습니다.



“로마인은 전쟁에서 이겼습니다. 그러나 이기고 난 뒤에는 양보했습니다. 이긴 뒤에 양보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이기지 않고 양보하면 질서가 생기지 않으니까요. 요즘 사람들이 모여서 민주적으로 토론해 평화를 얻겠다는 시도가 많지만, 세상은 평화로부터 점점 멀어져가고만 있지요. 로마인은 피정복민에게도 시민권을 주고 과감히 요직에 등용했습니다. 피정복민 출신 로마 황제가 줄을 이었지요.”

정치가는 지옥을 봐야

▼ 전쟁은 많은 희생을 동반하는 것 아닐까요.

“로마는 전투보다도 병참을 중시했습니다. 싸우지 않고도 이길 수 있으면 최고였죠. 대개 전쟁에서 승리 여부는 지도부가 얼마나 모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자기 편 군사나 백성이 얼마든지 죽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들이 이기는 거죠. 반면 로마는 전략전술을 중시했습니다.”

▼ 살아 있는 리더 중에 예를 들면 어떨까요. 가령 일본의 정치가는 어떻습니까. 특히 시오노씨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와 친한 것으로 압니다만.

“고이즈미씨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말하더군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말이 마키아벨리의 ‘지도자는 지옥으로 가는 길을 숙지하고 있어야 대중을 천국으로 이끌 수 있다’라고. 그래서 ‘대중을 천국으로 이끌고 지도자 본인은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다, 괜찮냐’고 했더니 웃더군요. 정치가는 선인(善人)이 아닙니다. 지옥을 봐야 합니다. 또 정치는 결과에 의해 평가받는 것이지 의도는 중요치 않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사람은 천국으로 가는 길만 말하는 사람입니다. 천국으로 가는 길밖에 모른다며 다같이 손잡고 천국으로 가자고 하면, 자칫 모두를 지옥으로 이끌게 됩니다.”

▼ 역시 차가운 리얼리즘의 세계군요. 일본의 경우 지난해 고이즈미 총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로 바뀌면서 ‘리더 한 사람으로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베 총리는 변화구를 던질 줄 모르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언제나 한결같으면 질려버리지요. 정치는 필연적으로 싸움이고 드라마입니다. ‘고이즈미 극장’ 운운하며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았지만, 정치에는 싸움도 연출도 필요합니다. 그게 싫고 못하겠으면 정치가가 아니고 관료를 해야지요.”

▼ 아베 총리는 고이즈미 전 총리의 후계구도 아래 총리가 됐는데 어떻게 봅니까.

“내가 보는 역사상 가장 이상적인 후계 구도는 예수에서 베드로, 카이사르에서 아우구스투스로 가는 것입니다. 성격상 상반되는 인물이 전임자의 혁명을 완수했습니다. 고이즈미▼ 아베의 후계 구도에 대해서는 ‘노 코멘트’하겠습니다(웃음). 보통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죠. 고이즈미씨는 그걸 믿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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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아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sya@donga.com / 일러스트 최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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