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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파이’ 공방전의 핵, 백성학·배영준

“미국이 거부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된 大반전 내막 밝힌다”

  •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미국 스파이’ 공방전의 핵, 백성학·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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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파이’ 공방전의 핵, 백성학·배영준

한국전쟁 당시 미군부대에서 ‘하우스 보이’로 일 할 때의 백성학 회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맨 오른쪽 소년이 김병기씨다. 아래는 백 회장이 6·25때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미군병사 빌리를 찾는다는 사연을 보도한 1986년 ‘리더스다이제스트’ 기사. 이 보도로 백 회장은 부시 대통령가문과 인연을 맺게 된다.

그런데 백 회장과 배 대표에게 제기된 의혹인 ‘국가정보 미국 유출’은 법적으로는 애매한 표현이다. ‘국가정보’라는 용어는 매우 포괄적, 주관적인 표현이다. 넓게 해석하면 일반인에게 널리 공개된 정보도 국가정보일 수 있다. 또한 적국(북한)이 아닌 외국에 정보를 유출한 행위가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그 정보가 정부문서나 특정기업의 지적재산권 등 기밀이 아닌 이상 이를 현행법으로는 처벌하기 어렵다.

검찰에선 ‘D-47’ 문건 내용에 대해 “이미 알려진 국내 정치상황에 대한 일반적 해설 수준이며 비밀정보라고 볼 만한 부분은 없다”는 평가도 나왔다. 검찰은 국회에서의 위증부분에 대해선 수사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방송위는 이 같은 검찰 수사결과 등을 참조해 4월5일 경인TV에 대해 조건부 허가추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 백 회장의 국가정보 유출혐의를 입증할 단서인 정세분석 문건의 실체는 무엇인가.

“국민중심당 당직자 경력이 있는 사업가 H사장이 습작 형식으로 작성해 백 회장에게 준 것을 백 회장이 당시 경인TV컨소시엄 대표이던 신현덕씨에게 읽어 보라고 줬다. 그런데 신씨가 그 문건을 미국에 보낸 국가정보라며 이슈화한 것이다.”

▼ 배 대표가 신씨에게 ‘정보원 교육’을 한 사실이 있나.



“지난해 9월9일 신현덕씨가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자신이 향후 공중파TV 뉴스도 보도하게 될 경인TV컨소시엄 대표이므로 국제 정세, 한반도 정세에 대해 공부해둘 필요가 있으니 좀 가르쳐달라고 했다. 신씨는 내 고교 후배였고 나와 마찬가지로 당시엔 백 회장을 돕는 사람이었으므로 흔쾌히 승낙했다. 그래서 기자가 지금 앉아 있는 바로 그 자리에 신씨가 앉고 나는 화이트보드 앞에 서서 매직펜으로 글을 써가며 강의식으로 한반도 정세를 설명해줬다. 신씨가 열심히 받아 적길래 나는 ‘그렇게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이 칠판은 적힌 내용을 그대로 A4지에 프린트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신씨에게 그렇게 프린트해줬다. 그런데 나중에 언론은 이 프린트물이 바로 신씨가 정보원 교육을 받은 증거물이라고 보도한 것이다.”

▼ 배 대표는 국가기관에 근무한 경력도 없는데 한반도 정세에 어느 정도의 식견이 있는가.

“백 회장과 나는 사업을 하면서 미국 정가에 지인을 많이 두게 됐다. 그들로부터 여러 얘기를 듣다보니 안목이 생겼다. 언론과의 실명 인터뷰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국내 외교·안보 분야의 베테랑 언론인들은 나를 자주 찾는다. 백 회장과 나는 ‘미국 스파이’가 아니라 ‘미국통’일 뿐이다.”

1972년 롤리스와 첫 만남

앞서 밝힌 대로 배영준씨가 미국 국방부 리처드 롤리스 부차관이 경영하는 컨설팅 회사인 US아시아의 한국지사 대표라는 점은 여러 모로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배 대표의 말에 따르면 그의 부친은 배정일 (주)남광토건 창업주다. 남광토건은 1980년대 중반 국내 상장사 중 30위에 오른 대형 건설기업.

배 대표는 1960년대 미국 UC버클리대 경제학과에 유학하던 중 1970년 박정희 정부에 의해 강제로 귀국했다. 당시 한 고위관리의 아들이 미국에서 사고를 일으켜 사회 문제가 되자 박 정권은 미국에 유학 중인 129명의 권력층, 재벌가 자제들을 모두 소환한 것. 이후 배 대표는 보안사에서 군복무를 마친 뒤 남광토건에서 근무하게 됐다. 1972년 주한 미국대사관은 중장비 전시회를 열었는데, 배 대표는 이 행사에 참여하면서 당시 주한 미국대사관 상무관이던 리처드 롤리스와 인연을 맺게 됐다고 한다.

배 대표는 “롤리스는 서울에서 영어가 잘 통하는 친구를 갖게 되어 기뻐했다. 그는 한국을 매우 좋아하는 미국 관료다. 그의 부인은 한국사람이다. 롤리스는 맥주를 즐겨 마셨는데, 우리는 1975년 롤리스가 일본으로 발령이 날 때까지 자주 어울렸다”고 말했다.

알짜기업이던 남광토건은 1984년 쌍용건설로 넘어갔다. 배 대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이다. 국제그룹 해체와 비슷한 케이스다. 나는 전두환 정권에 밉보여서 기업을 빼앗겼다. 어느 술자리에서 내가 우리 회사 납품업자를 야단친 일이 있는데, 그는 전두환 당시 대통령의 처남(이순자 여사의 동생)이었다. 그것 때문에 정권에 찍혔다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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