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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분석 학자의 ‘평양 大사기극’ 고발

“무늬만 핵무기 ‘더티 밤 (Dirty Bomb)’ 으로 쇼를 하고 있다”

  • 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북핵 분석 학자의 ‘평양 大사기극’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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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NPT에 가입했지만 IAEA가 북한에 적용하려는 안전조치협정이 다른 나라에 적용한 것과 문구가 다르다는 것 등을 이유로 체결을 거부했다. 그러자 미국이 북한을 수상하게 보게 됐고 미국 언론이 5MW 원자로가 수상하다는 보도를 내놓으면서 처음으로 북핵 문제가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그러던 때인 1987년 A교수를 비롯한 몇몇 원자력학자가 영변 지역의 시설을 찍어온 위성사진 분석에 참여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건물 외부만 찍은 것이라 북한이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양을 추정할 수 없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사진은 5MW 원자로가 아니라 방사화학실험실을 찍은 것으로 밝혀졌다. A교수는 그 위성사진을 토대로 무리하게 플루토늄 생산량을 추정했다면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

1989~91년은 유럽을 무대로 한 냉전이 사라지는 시기였다. 그로 인해 북한은 고립되는데, 이 위기를 북한은 총리급회담에 응하고 1991년 12월31일 한국과 비핵화공동선언을 하는 것으로 피해 갔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1992년 1월7일 한국이 팀스피리트 훈련을 중단한다고 양보하자 20여 일 후쯤인 1월30일 비로소 IAEA와 안전조치협정을 체결했다.

그리하여 그해 5월25일부터 이듬해 2월6일 사이 IAEA가 다섯 차례 북한 핵시설을 사찰하게 됐는데, 이때 한국의 핵 과학자들은 북한이 만든 5MW 원자로 사진을 처음으로 보았다. A교수를 비롯한 국내외 학자들이 내린 결론은 북한의 5MW 원자로가 1950년대 프랑스와 이스라엘이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함께 만든 G-1 실험용 원자로와 크기가 비슷하다는 것이었다.

IAEA 가이드북에는 G-1 원자로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가 실려 있다. A교수를 비롯한 국내 학자들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위한 가장 좋은 조건으로 G-1 원자로를 돌렸을 때 얻을 수 있는 플루토늄 양을 추정해봤는데, 연 10~11㎏이었다. 그리고 핵연료 교체를 위해 가동을 중단하는 기간 등을 고려해 1991년까지 풀 가동했다고 보았을 때 북한이 얻을 수 있는 플루토늄의 총량을 40~50㎏으로 추정했다.



40~50㎏은 5MW 원자로를 최대한 가동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치인 것이다. 이에 대해 A교수는 “그것은 막연한 추정이었다. 원자로를 가동하다보면 핵연료 교체 외에도 고장 등으로 인해 정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40~50㎏은 나올 수 없는데 정보기관은 그러한 가정은 듣지 않고 40~50㎏이라는 숫자에만 주목했다. 북한의 5MW 원자로와 G-1원자로의 성능이 똑같다는 것은 누구도 검증한 적이 없는데…”라며 혀를 찼다.

북한은 1978년부터 우라늄 광산을 개발하고 1985년에는 정련공장을 만들어 핵연료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1989년부터는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화학실험실 가동에 들어갔다.

이 방사화학실험실이 순도 높은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었는지는 또 다른 논쟁거리다. A교수는 북한의 기술 수준으로 봐서는 순도 높은 플루토늄은 얻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은 추가 핵실험 못 한다”

핵 전문가들은 1992년 사찰 후 북한이 5MW 원자로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했으므로 북한이 보유한 플루토늄 양은 1992년 국내 학자들이 G-1 원자로를 토대로 추정한 50㎏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핵무기는 소형이라고 해도 최소 10㎏의 플루토늄이 있어야 터질 수 있다.

최대 50㎏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북한은 지난해 10월9일 실험으로 10㎏ 이상을 써버렸다. ‘금쪽 같은’ 플루토늄을 4분의 1 내지 5분의 1 이상 소비하며 핵실험을 했는데 그 결과가 영 신통치 않았다. 기폭과 고폭, 플루토늄의 순도 등 모든 면에서 미흡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A교수는 “이러한 사정이라면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할 수 없다. 추가 핵실험을 한다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 핵개발에 성공하지 못했음을 보다 명확히 알리는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면 지난 2월13일 그렇게 빨리 6자회담에 나올 이유가 없다. 2·13합의 때도 북한은 핵보유국임을 인정받으려 노력했고 핵을 포기할 테니 지원을 하라는 태도를 분명히 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북한의 전략은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간주해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도록 지원을 강화하게 하는 것과 핵 개발을 완성할 때까지 시간을 버는 것”이라고 말했다.

A교수의 분석대로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핵무기를 완성하지 못한 북한이 핵무기가 있는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조작된 핵실험을 한 것이 밝혀진다면 한반도에는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몇몇 북한 전문가는 “김정일은 타고난 연기인이다. 선전선동의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는 없는 것도 있는 것으로 꾸밀 수 있다”고 말한다.

핵 보유 여부가 불분명한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이 문제를 천착해온 학자들은 ‘비행금지구역 선포’를 대안으로 내놓는다. 지난해 7월6일 북한은 핵탄두를 달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던 대포동 미사일 시제(試製) 발사에 실패했다. 이로써 북한이 핵무기를 쏠 수 있는 방법은 제2차 세계대전 말기 미국이 일본에 원폭을 투하한 것처럼 항공기로 싣고 가서 떨어뜨리는 것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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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동아일보 신동아 편집위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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