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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의 골프생각

드라이버와 퍼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 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 일러스트·김영민

드라이버와 퍼터,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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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처음부터 문자 그대로 불꽃 튀는 접전이었다. 바든의 드라이버는 마치 골프 최고의 표어인 ‘Far and Sure’의 표본처럼 정확하기 이를 데 없었고 매번 파크를 압도했다. 반면 그린에서는 파크의 절묘한 퍼터가 계속 바든을 저지했다. 서로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오전 18홀은 올스퀘어로 끝났다. 오후에도 역시 뜨거운 접전이 계속 이어져서 14번 홀까지 올스퀘어가 됐지만, 드디어 15번홀과 16번홀에서 바든이 완벽한 드라이버로 승리함으로써 노스버위크에서 치른 제1전은 바든의 2up으로 종결됐다. 이날의 제1전이 얼마나 접전이었는지에 대해서 바든은 자신의 회고록에 이렇게 기술하고 있다.

“내가 2up이 된 것은 내 일생일대 최고의 플레이 덕분이었다.”

경기를 관전했던 골프평론가 호레스 허치슨은 이렇게 적었다.

“파크의 퍼트는 확실히 절묘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러나 파크는 그 절묘한 퍼트로 거의 모든 홀에서 겨우 비기는 데 그칠 수밖에 없었다.”

제2전은 1898년 7월20일 바든의 홈코스인 칸튼에서 열렸다. 이날도 제1전에 못지않은 많은 갤러리가 모여들었다. 해변 코스인 노스버위크와 달리 칸튼은 전형적인 인랜드(inland) 코스였기 때문에 강풍이 없는 대신 커다란 기복이 있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곳이었다. 인랜드 코스에 익숙하지 않은 파크는 그만의 독특한 스로가 걸려서 탄도가 낮아 런이 많은 드라이버가 자주 전면의 벙커에 걸리곤 했다. 반면 바든은 높은 탄도로 캐리가 많은 드라아버샷을 구사해 멋지게 벙커를 넘겨가며 절호의 위치에 볼을 가져다놓곤 했다. 이 때문에 그린에도 이르기 전에 이미 거의 승부가 결정돼버리는 경우가 허다했다.



파크의 절묘한 퍼트가 도무지 찬스를 잡지 못한 채 버둥대는 동안, 바든은 초반 세 홀에서 연속 승리함으로써 5up으로 리드를 잡아 나가기 시작했다. 그 후로도 바든은 마치 기계처럼 정확하게 드라이버샷을 날려 착실하게 파크를 리드했고, 오후에 8번 홀에 이르렀을 때는 10홀이 남았지만 이미 11홀이라는 큰 차이로 앞서(11 and 10) 승부를 중도에 끝낼 수 있었다.

정말 소중한 것을 알아보는 안목

그 외에도 티잉그라운드 게임이 퍼팅그린 위에서보다 중요함을 입증하는 일은 여러 가지가 있다. 골퍼들이 드라이버를 자주 바꾸는 것도 그 한 가지로 들 수 있다. 골프만큼 다종다양한 소도구가 동원되는 스포츠는 드물다. 볼부터 시작해서 캐디백, 헤드커버에 그린포크, 볼마크까지 수많은 필수품이 넘쳐난다. 게다가 골퍼들은 윈드브레이커나 스웨터 등 불순한 일기에 대비한 각종 옷가지까지 코스에 가지고 나간다.

이런 도구들 가운데에서도 최고의 위치를 차지하는 건 단연 클럽이다. 특히 비거리에 대한 골퍼들의 탐욕은 그들로 하여금 평생 드라이버 선택에 시달리게 만든다. 자기에게 맞는 궁극의 드라이버를 찾고자 매달리는 것이야말로 골퍼로서 한몫을 하는 것이고, 나아가 골프는 자기에게 맞는 한 자루의 이상형 드라이버를 발견하려는 긴 여정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골퍼들은 드라이버에 골몰한다. 평생 한 자루의 퍼터를 사용한 골퍼는 있지만 한 자루의 드라이버만 사용한 골퍼는 찾아보기 어렵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절대로 옷을 제대로 입을 수 없다. 티샷은 첫 단추다. 잘못 되면 아무리 퍼트의 귀재라 해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없다. 그런데도 많은 골퍼는 텔레비전 카메라나 대형 경기 갤러리석 배치, 레슨프로 등 주위 사람들의 말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으며 골프의 진면목을 놓치곤 하는 것이다.

볼록거울이나 오목거울로 사물을 보면서 그 실상을 알아차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메라로 피사체를 클로즈업하면 그 사물의 진상이 왜곡되는 일이 생기는 것도 마찬가지 원리다. 필자는 그런 거울을 대할 때마다 언제나 다음과 같은 말을 떠올린다.

‘진실을 진실로 알고 거짓을 거짓으로 알면 비로소 참 진리를 아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정말 소중한 것을 소중하게 알아보는 안목을 갖도록 유의해야 한다. 인생에서 진리라면 골프에서도 진리다.

신동아 2007년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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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기 변호사, 법무법인 보나 대표 sodongki@bonalaw.com / 일러스트·김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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