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다시 떠오른 ‘중국 위협론’의 실체

깨어나는 거룡 (巨龍)? 미국의 ‘중국 때리기’?

  • 금희연 서울시립대 교수·중국정치 hykeum@uos.ac.kr

다시 떠오른 ‘중국 위협론’의 실체

3/4
중국 위협론을 현실적인 능력과 의도라는 측면에서 반박하는 의견들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자. 우선 중국의 경제성장이 과대평가되고 성장률이 부풀려졌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아직 저발전 국가이며 경제규모나 수준에서도 선진국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사회주의 계획경제와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혼재하는 중국의 독특한 체제는 내부적인 모순을 많이 안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중국의 고도 경제성장은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유지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다. 앞서 얘기했듯 2006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구매력 수준으로 약 10조달러로 미국의 12조3000억달러, 유럽연합(EU)의 12조1800억달러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과거 20여 년간 중국은 평균 9%가 넘는 고도 성장을 기록했다. 그러나 앞으로 경제규모가 커질수록 이러한 고성장이 어렵다는 것은 자명하다. 눈사람을 만들기 위해 눈을 굴릴 때 크기가 작은 눈덩이는 굴리기 쉽고 빨리 굴릴 수 있지만 크기가 커질수록 느려질 수밖에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국의 군사력이 급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도 과장됐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중국 정부는 군사비 증가가 인건비 부분에 대한 보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반박한다. 기술적으로 보자면 최소한 총액 기준으로는 여전히 미국과 일본에 비해 미미하며, 물가상승을 감안하면 오히려 실질 군사비는 증가한 게 아닐 수도 있다.

군사비가 급속히 늘어났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 해도 중국의 실제 국방비가 1000억달러가 넘을 수도 있다는 위협론자들의 주장은 분명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중국이 내놓는 통계의 신빙성에 문제가 있음을 감안해 최대한으로 추정해도 500억~600억달러 수준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사실 이는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방위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의 국방비 지출이 국내총생산과 국가재정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2003년에는 각각 1.4%와 7.74%, 2004년에는 1.38%와 7.72%, 2005년에는 1.35%와 7.29%로 낮아졌다. 2006년 12월29일에 발간된 중국 국방백서는 국방비의 구성, 용도 및 증가폭과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중국의 국방비는 연평균 13.36% 증가했고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더라도 매년 9.64%씩 증가해왔다. 2006년의 국방예산은 14.68% 증가한 2838억위안이지만, 이는 미국의 6.19%, 영국의 52.95%, 프랑스의 71.45%, 일본의 67.52%에 불과한 액수로 여전히 선진국의 수준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和平푞起’와 ‘和平發展’

또한 이 백서는 국방비가 증가한 이유에 대해 우선 군인 급여와 부대 생활환경 개선, 무기 및 장비와 기초시설 건설비용, 군 전문인력 육성지원, 물가상승요소 반영 등을 거론한다. 중국의 국방비 총액에 비해 병력 1인당 평균지출액은 강대국과 비교해볼 때 여전히 현저하게 낮은 액수다. 2005년 중국의 병력 1인당 평균 지출액은 10만7600위안으로 미국의 3.74%, 일본의 7.07%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인민해방군이 운영하던 사영기업 부문을 포기하는 대가로 제공하는 보상금 역시 국방예산에 포함되기 때문에 국방비의 증가를 순수한 군비 증가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해외의 보수적인 학자들과 전문가들도 중국의 군사력을 ‘상대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보는 이유다.

다음으로 중국의 대외전략이 위협적이라는 주장은 주로 중국 정부의 공식반응과 대응을 통해 논박당하고 있다. 3월1일 중국 외교부의 친강(秦剛) 대변인은 뉴스브리핑에서 중국 위협론에 대해 언급하며 “중국의 외교이념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사람은 중국을 위협으로 느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중국의 외교이념은 평화발전을 견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그는 “중국은 패권주의, 강권정치를 반대하며…평화협상을 통해 국제분쟁을 해결할 것이며 함부로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방위전략이 수세적이며 방어 목적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중국이 합리적인 국방력을 유지하는 것은 주권과 영토완정(完整)이라는 국가목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지 결코 대외확장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중국의 발전전략과 세계전략이 위협적이라는 주장도 중국의 의도를 지나치게 도전적으로 해석한 데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그간 중국의 발전전략이 서방국가의 우려를 자아낸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중국 정부 역시 이러한 우려를 중요한 이슈로 판단하고 있다. 2003년 하이난다오 보아오에서 열린 포럼에서 중국개혁논단의 이사장인 정비젠(鄭必堅)은 기존의 ‘도광양회(韜光養晦)어둠 속에서 빛을 기르며 때를 기다린다)’라는 다소 공세적인 발전전략에서 벗어나, 강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이른바 ‘和平푞起’를 주장했다. 여기서 앞에 ‘和平’을 붙인 이유는 자명하다. 중국의 부상은 결코 공격적이거나 위협적이 아닐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의 공존과 협력에 의한 평화적인 부상이라는 것이다.

그 후 정비젠의 논지는 2005년 미국의 격월간지 ‘포린어페어즈(Foreign Affairs)’ 9·10월호에 게재된 ‘강대국 지위를 향한 중국의 평화적 부상(China’s ‘Peaceful Rise’ to Great-Power Status)’이라는 글에서 더욱 구체화됐다. 그는 이 논문에서 “급속한 경제발전과 정치적 위상 증대에도 불구하고 세계 각국과의 관계증진을 통해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발전과 성장의 끝에 강대국화가 있기는 하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발전이 오히려 세계평화를 증진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중국사회과학원 부원장과 중앙당교 교장을 역임하고 장쩌민 주석에 이어 현재는 후진타오 주석의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하는 그의 이러한 주장에는 제동이 걸린 일이 있다. ‘和平’을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푞起’가 서방 국가들을 자극할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和平푞起’라는 고사성어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유하고 ‘和平發展(평화적 발전)’이라는 슬로건으로 대체한 것이다. 실제로 후진타오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슬로건은 모든 사람이 함께 조화롭게 사는 ‘和諧社會’의 건설이었다. 발전과 환경, 농촌과 도시, 지역과 세계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국내정치뿐만 아니라 국제질서와 국제환경까지 고려한 전략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3/4
금희연 서울시립대 교수·중국정치 hykeum@uos.ac.kr
목록 닫기

다시 떠오른 ‘중국 위협론’의 실체

댓글 창 닫기

2020/04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