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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통해 본 노무현 정부의 코드 정치

정적(政敵) 끌어들이는 포용력 대신 ‘야당에 떠넘기기’ 기술만 배워

  • 고재열 시사저널 정치팀 기자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통해 본 노무현 정부의 코드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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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통해 본  노무현  정부의 코드 정치

‘웨스트윙’ 출연진. 가운데가 바틀렛 대통령, 오른쪽이 정무비서관 조쉬 라이먼, 왼쪽은 공보차장 샘 시본. 대통령 위는 리오 멕게리 비서실장, 그 위는 공보수석 토비 지글러이며 그 왼쪽 옆은 여성 대변인 CJ 크렉이다.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 통해 본  노무현  정부의 코드 정치

문재인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멕게리 비서실장, 안희정씨는 시본 공보차장, 유시민 의원은 독설가인 지글러 공보수석과 ‘닮은꼴’. 양정철 비서관은 의원들을 더러 협박하는 정무 비서관 라이먼과 ‘설정’이 겹친다.



청와대 참모들의 교본

귤이 유수를 건너면 탱자가 되듯이 드라마가 현실이 되면 감동은 비극이 되는 경우가 많다. 웨스트윙의 가치관이 우리 현실에 잘못 적용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그 정도로 영향이 컸을지는 자신할 수 없지만).

웨스트윙에서 중요한 것은 백악관 참모들 사이의 팀워크다. 집단과 집단의 갈등을 통해 집단 내부의 단결은 강화된다는 사회학 고전 이론을 만족시키며 백악관의 독수리 5형제는 형제애보다도 더 끈끈한 우애를 과시하며 갖가지 평지풍파를 헤쳐 나간다. 그러나 이너서클에는 견제와 균형이 없다. 코드 정치의 강렬한 자장(磁場)을 형성한 청와대 참모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마치 벼락치기에 의존하는 듯한 모습이다. 백악관의 수재들은 벼락치기로 실제 전문가를 압도하는 수준의 지식을 갖춘다. 그러나 이것은 드라마다. 비전문가들이 자료 몇 편 읽어보고 결정하는 것, 그것을 우리식으로 표현하면 ‘탁상 행정’이다. 이것이 드라마 속에서는 정당화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



웨스트윙 인물들의 캐릭터를 하나하나 곱씹어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참모들과 묘하게 겹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바틀렛 대통령의 오랜 동료인 리오 멕게리 비서실장은 문재인 청와대비서실장을, 독설가 토비 지글러 공보수석은 유시민 의원을 연상시킨다. 공보차장 샘 시본을 보면 떠오르는 사람은 안희정씨. 드라마에서는 대통령이 샘 시본의 선거에 개입하는 장면이 나온다. 만일 안희정씨가 충남 논산 보궐선거에 나갔다면 노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개입했을지 궁금하다.

캐릭터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인물은 조쉬 라이먼이다. 다혈질의 조쉬와 양정철 비서관의 얼굴이 자연스럽게 겹친다. 드라마에서 ‘101번째 상원의원’으로 묘사되는 조쉬는 국회의원들과 벌인 설전에서 핏대를 올리며 대한민국 ‘300번째 국회의원’의 위상을 세운 양 비서관과 쌍둥이다.

웨스트윙 학습효과

양 비서관이 유진룡 전 문광부 차관에게 외압 전화를 걸어서 “배 째드리죠”라는 말을 했다는 주장이 일어 논란이 됐는데, 웨스트윙에도 이를 연상시키는 장면이 나온다. 총기법안에 서명하지 않은 캐츤모이어 의원을 만나러 가서 조쉬는 다음 선거에 백악관이 다른 사람을 지원할지도 모른다고 겁을 주며 “당신은 52%의 지지를 얻었지만 대통령께선 당신 선거구에서 59%를 얻었어요. 대통령께서 (당신의 지역구에서) 우리가 선호하는 한 지방 검사보의 어깨에 팔을 두르실 겁니다. 꼭 카메라를 가져오셔서 사진을 찍으세요. 그게 민주당에서 당신의 정치생명이 끝나는 순간이니까요”라고 말한다.

조쉬 라이먼에 대한 바틀렛 대통령의 신임은 확실하다. 대통령 휴가 중 조쉬는 TV 토론에 나가 기독교단체와 토론을 벌이다 말실수를 한다. “당신이 믿는 신에게 세금이나 제대로 내라고 전하시죠”라고. 버틀렛 대통령은 사과받으러 온 기독교 단체 관계자들을 백악관에서 내쫓으며 조쉬에 대한 변함없는 신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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