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동네 아파트’에 KO패… 타워팰리스만 독야청청

  •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3/5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주상복합 30평형대는 의외로 수요가 많다. 양질의 ‘어린이 놀이방’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한 이유다.

입주한 지 5년째라는 타워팰리스 주민 박모씨는 “요즘은 면역이 돼서 괜찮지만 ‘윙’하는 환기 소리가 처음에는 많이 거슬렸다. 이 동네가 구룡산, 청계산, 양재천 영향으로 원래 바람이 많은데, 실내에선 바람을 쐬지 못해서인지 저녁 시간에 단지 내에서 산책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용적률도 문제다. 일반 아파트가 250% 안팎인 데 비해 주상복합은 800%, 심지어 1000%까지 늘어날 수 있다. 600% 수준인 분당 파크뷰만 해도 비교적 쾌적하다는 소리를 듣지만, 그 이상인 경우는 ‘좁은 땅에 층수만 높게 지었다’는 원성을 피하기 어렵다.

헬스클럽, 수영장, 어린이 놀이방, 사우나, 학생독서실, 전용 커피숍 등 각종 편의시설이 지닌 희소성도 점차 떨어진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용적률이 낮은, 쾌적한 일반 아파트이면서 이런 주상복합용 편의시설을 갖춘 아파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용적률 298%로 일반 주상복합의 3분의 1 수준이면서 각종 편의시설을 다 갖춘 삼성동 아이파크가 대표적이다.

다음으로는 전기세를 포함한 각종 관리비를 들 수 있다. 여름이면 창문을 여는 데 한계가 있기에 장시간 에어컨을 켜야 하고, 이 때문에 누적 사용량에 비례해 부과되는 전기세 누진제도의 희생양이 된다.

서울 강남권 주상복합의 관리비는 대개 평당 1만5000~1만7000원선. 강남의 일반 아파트는 그 절반 수준인 평당 7000원~1만원이며, 최고가 일반 아파트인 삼성동 아이파크의 평당 관리비도 1만3000원 언저리다. 주상복합 60, 70평형대라면 월 관리비 100만원은 기본으로 나가는데, 과연 그처럼 허공에 돈을 뿌려댈 만큼 만족도가 높은지에 대한 의구심이 주상복합의 인기 하락을 부채질하는 요소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몇몇 메이저 주상복합아파트의 가격이 횡보를 거듭하는 증거는 여기저기서 발견된다. 주상복합의 메카나 다름없는 강남구 도곡동, 대치동에서는 2003년경부터 주상복합급 편의시설을 갖춘 일반 아파트들이 가격 면에서 주상복합아파트들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묻지마 주상복합’은 없다

동부센트레빌 53평형은 26억원, 개포우성 1, 2차 아파트 45평형은 22억5000만원선으로 평당 5000만원에 육박하는데, 이 가격대면 타워팰리스는 10평, 대림아크로빌이나 아카데미스위트라면 20평 이상 늘려 옮길 수 있다. 타워팰리스만 평당가가 3500만~4000만원대이며, 나머지 주상복합 아파트들의 평당가는 2200만~2800만원대이기 때문이다. 같은 평형을 비교하면 일반 아파트의 전용면적률이 높긴 하지만, 그것을 감안해 평당가격을 계산해봐도 여전히 일반 아파트 시세가 높다.

상업지구가 많아 계속해서 주상복합이 지어지고 있는 잠실이나 여의도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2002년 분양 당시만 해도 ‘타워팰리스를 누를지 모른다’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돌던 송파구 잠실역 사거리의 갤러리아팰리스 48평형의 호가는 14억원 정도로 5평이나 작은 일반 아파트 레이크팰리스 43평형(15억원대)에 비해 1억원가량 싸다. 갤러리아팰리스가 백화점에서 5분 거리인데다 잠실역을 끼고 있는 입지를 감안하면 좀체 납득하기 어려운 현실.

미국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사로부터 디자인 콘셉트를 전수받았다고 해서 화제를 모은 여의도 트럼프타워의 시세 변화는 더 드라마틱하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55평형의 평균 시세는 2003년 7월 8억1500만원이었으나 2007년 6월 11억1000만원으로 만 4년 동안 3억원이 채 오르지 않았다. 반면 비슷한 수준의 여의도 일반 아파트인 서울아파트 50평형은 같은 기간 9억15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11억원 이상 올랐다. 투자수익으로 본다면 3.5배 이상의 차이가 난 셈이다.

2004년 2월, 7조원이 넘는 청약금이 일시적으로 몰리며 부동산시장에 ‘광풍’이라는 말을 등장하게 했고, 급기야 노무현 정부가 잇따라 부동산 규제정책을 발표한 직접적 계기가 된 용산구 한강로의 주상복합 ‘시티파크’도 요즘 들어선 속빈 강정이라는 말이 나돈다.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데, 55평형 로열층의 시세는 14억9000만원 정도. 3년 전 분양가 9억4500만원에 비해 5억원가량이 오르긴 했으나, 인근의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 55평형과 비교하면 수익률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3년 전 9억2000만원으로 시티파크 분양가와 거의 비슷했던 서빙고 신동아는 현재 17억2500만원선으로, 시티파크에 비해 같은 기간 2억5000여 만원이 더 올랐다.

현지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분양 당시만 해도 고품격 주상복합이라면 ‘묻지마 청약’에 나서는 분위기가 대세였으나, 시간이 지나며 투자자들이 옥석 가리기에 나선 게 원인이라고 한다. 현대백화점과 한 건물을 쓰는 양천구 목동의 하이페리온도 비슷하다. 56평형의 경우 4년새 7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신시가지 6단지 55평형은 같은 기간 10억원이 올랐다.

3/5
조인직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ij1999@donga.com
목록 닫기

주상복합아파트 시장 10년 입체분석

댓글 창 닫기

2021/05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